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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오후 6시,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양복과 구두 차림으로 출근했던 직원들이 하나둘 퇴근길에 오른다. 하지만 하루가 아직 끝나지 않은 이들이 있다. 1시간 뒤 여의도공원 앞, 티셔츠와 러닝 팬츠를 입은 이들이 다시 모여들기 시작한다. 구두는 러닝화로, 서류가방은 러닝벨트로 바뀌었다. 불과 10분 만에 ‘업무 모드’에서 ‘운동 모드’로 완전히 전환된다. 낮 동안의 딱딱한 표정은 온데간데없고, 편안한 미소가 얼굴에 번진다.
“러닝을 하는 동안 숨소리, 발자국 소리에 귀 기울이면SG&G 주식
서 오롯이 나의 몸과 마음에 집중할 수 있어요. 말하자면 동적 명상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겠죠.” 국민은행 러닝크루 뉴런스(New Run’s)의 리더를 맡고 있는 정근협(43) 팀장이 웃으며 말한다. 정 팀장은 2년 전 잦은 야근과 대학원 병행으로 불어난 살을 빼기 위해 헬스장 트레드밀에서 러닝을 시작했지만 400m를 뛰고 나서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고 한증권싸이트
다. 꾸준히 달린 끝에 17㎏ 감량에 성공, 지금은 하프마라톤에도 참가하고 있다.
동료들에게 러닝의 효과와 즐거움을 알리고 싶어 크루를 결성하게 됐다. 처음에는 소속 부서에서 러닝에 관심 있는 네댓 명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50명이 활동 중이다.
이들은 매주 수요일 저녁 7시와 토요일 아침 8시, 여의도공원에서 만나 한황금성릴
강 변에서 러닝을 함께한다. 초보자를 위한 3㎞ 코스부터 10㎞ 이상 장거리 코스까지 수준별로 조를 나눠 달린다.
크루 멤버들은 퇴근 후 러닝을 통해 신체적 변화와 성취감을 동시에 맛보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강을 달리고 밤 10시가 다 돼서 집으로 향하는데 직장인들이 술에 취해 힘겹게 여의도역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집에 가금일추천주
는 발걸음이 뿌듯해요.” 조수덕(50) 팀장의 이야기다. 맞벌이로 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조 팀장은 한때 운동이 사치처럼 느껴졌다. 매일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할 정도로 당뇨가 심해지면서 억지로라도 운동을 하기 위해 지난해 봄 뉴런스에 가입했다. 조 팀장은 러닝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주사를 끊게 됐고, 지난달에는 마라톤 풀 코스를 3시간 55분 만에 완방림 주식
주했다.
사내 러닝크루의 장점은 운동 그 이상이다. “회사에선 ‘팀장님’ ‘차장님’으로 부르지만 여기선 그냥 ‘근협님’ ‘은지님’이에요. 나이, 직급 상관없이 ‘러닝 메이트’가 돼 편하게 대화하면서 뛰니까 회사 생활이 안정됐어요.” 조경선(30) 대리의 말이다. 현재 뉴런스에서 활동하는 크루원 중에는 30대 초중반이 가장 많다. 함께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유대감도 형성된다. 지난 6월 크루원 20명은 새벽강변 국제마라톤대회에 출전했다. 야외 러닝을 하기에 너무 뜨거웠던 한여름에는 ‘독서마라톤’을 진행,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책을 선정해 돌려가며 읽었다.
운영진으로 활동 중인 정은지(43) 차장은 “빨리 달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천천히 가더라도 함께 뛰는 크루로 기억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