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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보호무역주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새로운 지경학적 위기에 봉착해 있다”며 “아세안+3 협력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했다. 쿠알라룸푸르=김범준 기자


한국 정부가 말레이시아와 진행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 
정부는 지난 26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FTA 협상 타결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현지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양국 간 경제 협력 강화 방안을야마토
논의했다.
말레이시아는 아세안 국가 중 세 번째로 큰 교역 대상국이다. 2007년 한·아세안 FTA, 2019년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발효를 통해 두 국가 간 무역에서 90% 이상 품목의 관세가 철폐됐다. 여기에 양국 간 FTA가 발효되면 우리 주력 산업인 자동차·철강 시장이 추가로 개방된다.
이 대통령은 알라딘사이트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한·아세안 간 연간 교역액 3000억달러 달성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李 "韓·아세안 교역 3000억弗로"…美·中 리스크 분산 한·말레이 6년만에 FTA 타결
이재명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지난해 기준 1928억달러 규모인 알라딘게임랜드
연간 교역액을 3000억달러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건 미·중 무역 갈등 속에서 새로운 경제 활로를 찾아보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과 중국에 편중된 무역 구조를 거대 경제 블록인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분산해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차원이다. 2019년부터 이어진 말레이시아와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최종 타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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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말레이 FTA 타결
27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한국과 말레이시아는 이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통해 91.7% 품목이 무관세로 개방된 상태다. 이번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682개 품목이 추가로 개방된다. 개방률은 92.7%로 1%포인트 높아진다.
추가 개방 폭은 크지 않지만 정부는 88오락실릴게임
전기차·자동차·철강 등 국내 기업들이 개방을 요구해온 핵심 산업에서 시장 진출 여건이 개선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FTA는 자동차·철강 등 핵심 분야를 더 깊이 있게 개방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합의”라고 말했다.
자동차 분야는 대표적 수혜 산업이다. 말레이시아는 동남아 국가 중 드물게 자국 제조 업체가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는 나라로 꼽힌다. 페로두아와 프로톤의 합산 점유율이 최대 70%에 달한다. 일본 차가 장악한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과 달리 외국 자동차의 진입 장벽이 높았다. 이번 FTA를 계기로 한국산 완성차의 시장 진출 기회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 말레이시아 간 FTA 계약은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은 지 6년 만에 체결됐다. 2019년 첫 협상을 시작했지만 추가 개방 품목을 놓고 이견이 있어 수년간 멈춰 섰다. 하지만 지난해 정상회담과 장관급 회의를 계기로 협상이 재개돼 아홉 차례 협상을 벌였다.
정부는 이번 합의를 신남방 정책의 연장선으로 본다. 아세안 10개국 전체와는 이미 다자 FTA를 맺었지만, 주요국과의 개별 협정은 부족했다. 말레이시아와의 합의는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 인구 규모가 큰 신흥국과의 협상에도 속도를 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 李, 한·아세안 ‘CSP’ 비전 제시
이 대통령은 한·아세안 간의 현행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CSP)에 ‘조력자(Contributor)’ ‘도약대(Springboard)’ ‘파트너(Partner)’로 의미를 부여하며 발전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한국과 아세안의 공동 발전을 위해 FTA를 고도화하는 쪽으로 개정하자고 제안했다. 아세안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11개국을 회원국으로 둔 협의체로 역내 국내총생산(GDP) 3조8000억달러, 인구 6억7000만 명 규모의 거대 시장이다.
한·아세안 FTA가 2007년 발효돼 아세안이 중국, 미국에 이어 우리의 세 번째 교역 상대로 발전하는 데 기여했지만, 잠재력이 더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5년 1199억달러인 교역액은 지난해까지 9년간 60.8% 증가했다.
이 대통령은 말레이시아 유력 일간지 ‘더 스타’ 기고문에서 “한·아세안 간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 보건, 에너지와 같은 미래 주력 산업 분야에서의 협력과 함께 인재 양성, 기술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강유정 대변인은 현지 브리핑에서 “비공개 회의에서 각국 정상이 한·아세안 FTA 업그레이드, 디지털·기후 변화 대응, 인프라 협력 등을 희망했다”고 했다. 정부는 한·아세안 간 디지털 분야 협력 규범이 마련되면 관련 분야 무역 규모가 최소 220억달러 이상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김형규 기자/하지은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