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물든 장군이 할머니 블라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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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학교폭력변호사 옆집 장군이는 아홉 살, 남자 성인 팔뚝만 한 바둑이다. 용맹했다. 내 반려견 몽덕이가 집 앞을 지나갈 때면 짖으며 누가 이 동네의 터줏대감인지 증명하곤 했다. 연둣빛 목줄에 달린 방울을 울리며 온 동네를 돌아다녔다. 차도 잘 피해 다녔다. 이날은 장군이가 차를 피하지 못한 처음이자 마지막 날이었다.
카트를 끌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장군이가 죽은 골목 쪽이 웅성웅성했다. 통곡 소리. 커트 머리를 동글동글하게 파마한 장군이 할머니가 운다. 빛바랜 분홍빛 블라우스 앞자락이 장군이 피로 물들었다. 브이넥 위로 주름진 목이 보였다. 할머니는 장군이를 안고 집으로 걸어갔다. “어쩌냐, 어쩌냐.” 누구를 향한 것인지 모를 그의 질문은 통곡 속에 짓물렀다. 장군이는 할머니 품에서 축 처졌다. 눈을 감고 있다. 사람들이 장례 행렬처럼 장군이 할머니를 뒤따랐다.
석 달 전 대선 날, 나는 외할머니를 잃었다. 빵집 언니 콩풀이 차로 공항까지 태워줬다. 40여 분 걸려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배가 고팠다. 공항에서 메밀국수를 사 먹었다. 장례식장은 한산했다. 자녀들도 이제 70대였다. 영정 사진 속 할머니는 옥색 한복을 입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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