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과연 그런 시민들은 현실에서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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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언니 작성일 25-10-21 03:02 조회 1 댓글 0본문
유책배우자이혼소송 이들은 지난 글(제1582호 참조)에서 정치철학자 제이슨 브레넌이 비유한 ‘벌컨’처럼 희소할 것이다. 이러한 시민을 민주시민의 이상형으로 설정할 수 있겠으나 오늘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하는 동료시민의 ‘디폴트’(기본값)로 전제하는 건 비현실적이다. 그런데 ‘벌컨’처럼 완벽히 이성적이고 합리적이지 않더라도, 비록 편견을 가졌으며 충분한 정보가 없을지라도, 시민들끼리 깊이 토론하고 합의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준다면, 다시 말해 ‘숙의민주주의’(deliberative democracy) 절차를 잘 설계하고 실행하면 이상적 민주시민에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숙의민주주의는 정치 참여의 질을 제고하는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으로 많은 기대를 받아왔다. 한국에서는 2017년 신고리 원전 1·2호기 건설 중단·재개 여부와 관련된 시민참여형 공론 조사가 본격적인 숙의민주주의 사례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사례는 몇몇 한계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받았지만, 이후 많은 사회적 갈등 상황에서 추진된 숙의민주주의 실험이 모두 성공적인 것은 아니었다.
정치학자 탈리 멘델버그는 민주적 숙의에 관한 실증 연구를 포괄적으로 조사한 결과, 숙의민주주의가 특정 조건 아래에서만 이상적으로 작동하며, 숙의민주주의를 주창하는 이론가들이 기대하는 이익이 실현된다는 증거는 많지 않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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