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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청주에서 특별한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옛 담배공장과 방송국, 군사시설이 예술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건데요.
바로 MMCA x CMOA 청주프로젝트 2025 ‘다시, 찬란한 여정’ 덕분입니다.
전시는 두 공간에서 각기 다른 분위기와 작품 세계를 경험할 수 있어요.
청주시립미술관에서는 ‘다시, 찬란한 여정’을, 국립현대미술관은 당산 생각의 벙커에서 ‘벙커: 어둠에서 빛으로’를 만날 수 있는데요.
두 전시의 중심 주제는 바로 ‘재생’입니다.
단순한 복원이 아니라 과거의 흔적 위에 새로운 이야기를 쌓아 올리는 여정이죠.
전시장에는 백남 여성기업 준과 이우환 같은 거장의 작품부터 최우람과 권하윤의 실험적인 작품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데요.
빛으로 공간을 바꾸는 설치, 꽃잎이 군무를 이루는 퍼포먼스, VR 속 경성의 골목길까지... 감각은 끝없이 확장될 겁니다.
성은정 학예연구사는 '재생은 과거를 품고 내일을 다시 쓰는 용기'라고 말합니다.
이 실업급여 용기를 직접 느끼고 싶다면 청주로 발걸음을 옮겨보시면 어떨까요?
정승조의 아트홀릭에서는 MMCA x CMOA 청주프로젝트 2025 ‘다시, 찬란한 여정’에 대해 성은정 청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 '다시, 찬란한 여정' 전시에 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MMCA x CMOA 지자체 청주프로젝트 2025 '다시, 찬란한 여정'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충청북도, 청주시립미술관이 공동 주최하는 주제 기획전입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에서 개최해 온 MMCA 청주프로젝트를 기관 간 협력을 통해 이원화한 이번 전시는, 지역 문화계의 연대를 강화하고 청주를 문화 거점 도시로 조명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전시는 청주시립미술관과 당산 sbi저축은행 카페 생각의 벙커에서 이원되어 진행 중이며, MMCA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영문 약자, CMOA는 청주시립미술관의 영문 약자로, 전시의 메인 타이틀이 MMCA x CMOA 청주프로젝트 2025로, 시립미술관 주관 전시의 소주제는 '다시, 찬란한 여정', 국립현대미술관 주관으로 벙커에서 진행중인 전시의 소주제는 '벙커: 어둠에서 빛으로'입니다.
청 충북소상공인지원센터 주시립미술관에서 선보이는 '다시, 찬란한 여정'은 ‘재생’을 과거의 흔적을 딛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희망의 여정’으로 은유합니다. 국내외 참여 작가 10인은 ‘물질의 재생’, ‘소환된 기억’, ‘감각의 부활’, ‘치유와 회복’이라는 네 개의 주제어를 통해 예술이 삶과 기억, 감각과 치유의 과정을 어떠한 방식으로 그려낼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는 작품이 눈길을 끌더군요.



전시 전경


시립미술관에 들어오면, 관람객은 로비와 연결되는 오픈홀 공간에 설치된 황아일의 '반사의 너머' 작품을 우선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오픈홀 공간은 2층 전시장과 연결되어 있는 계단식 통로 공간으로 4층 높이에서 들어오는 자연빛의 유동적인 움직임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미술관 오픈홀을 가로지르는 기둥 구조물 일부에 특수 필름을 사용해 단순한 건축적 요소를 빛과 색이 유기적으로 반응하는 반사체이자 매개체로 전환합니다. 작가는 이를 고정된 기능적 장치가 아니라 빛과 관람자의 움직임에 따라 끊임없이 변주하는 표면으로 제시하며, 기둥은 건축적 지지물인 동시에 공간 경험을 확장하는 통로로 작동합니다.
천장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은 시간과 기후에 따라 달라지며, 필름에 반사되거나 투과되어 홀을 다채로운 색으로 물들인다. 이러한 변화는 예측할 수 없는 순간마다 새로운 감각을 불러일으키고, 관람자가 익숙하게 지나치던 공간을 낯선 장소로 다시 인식하게 합니다. 따라서 작품은 일상 공간의 확장 가능성을 드러내며, 인공의 구조와 자연광이 결합해 빚어내는 공감각적 체험으로 관람자를 이끌어 줍니다.
▮ 전시에는 백남준, 이우환 같은 거장부터 권하윤, 최우람 같은 동시대 작가들까지 함께하는데요. 작품들이 다양해요. 아트홀릭 독자들이 흥미롭게 보실 만한 포인트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전시 전경


10미터 높이의 1층 전시장에 설치된 작품을 흥미롭게 보실 만한 포인트로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1층 전시장의 최우람 작가는 시각예술의 한 요소로서 움직임의 가능성을 탐구해 온 작가입니다. 그는 기계를 생명이 있는 유기체로 보고 인간의 욕망이나 감정을 투영시켜 왔습니다. '기계 생명체'라 불리는 그의 조각들은 살아 있는 듯 보이거나 신화적 서사를 배경으로 스스로 진화하는 존재처럼 등장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번 전시를 위한 작가의 신작 '두 마리의 검은뱀'에서부터 '무한 구멍', '쿠스토스 카붐', '예쁘게 시들어 가고 싶어 너와'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특히 메인 작품인 '예쁘게 시들어 가고 싶어 너와'는 이이언의 음악에서 영감을 받아 곡의 제목을 작품명으로 사용한 퍼포먼스 설치 작품입니다. 바닥에 흩뿌려진 꽃잎들이 되살아나듯 하나둘 떠오르며 시작되는 퍼포먼스는 공중에서 꽃잎들이 군무를 이루는 장면에서 절정을 맞습니다. 이어 꽃이 피고 지는 과정을 반복하며, 작품은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찰나를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전시 전경


순식간에 피어오르기보다는 오랜 시간을 마주하자는 사랑 고백처럼 서정성이 더해진 이 작품은 시들어가는 한 세대와 다음 세대의 도래, 그리고 다시 맞이하게 될 죽음을 연결하며 생의 순환을 상기시킵니다. 시듦은 소멸의 은유가 아니라, 다시 피어날 생명을 품기 위한 여정으로 제시됩니다. 작품은 시들어가는 꽃의 아름다움 속에서 죽음과 재생이 교차하는 의미를 사유하도록 관람자를 이끕니다. 작품은 26분 동안 가동되며, 타임테이블에 따라 시작되므로 오랜 시간을 두고 꼭 관람하길 권합니다.
▮ VR이나 미디어 설치처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작품도 있어요.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이 될 텐데요.



전시 전경


권하윤 작가는 동시대 작가 중 VR 설치 작품을 제작하는 독보적인 작가입니다.
예약제로 진행되는 VR 작품은 직접 경험해보면 절대 잊지 못할 관람 경험이 될 것입니다. 평일 오전에는 현장 예약, 오후에는 인터넷을 통한 시간제 예약이 가능합니다. 주말은 모두 인터넷을 통한 예약을 받고 있으며, 예약이 없을 시에는 현장 예약을 통해 체험 가능합니다.
이 작품은 1930년대의 경성으로 관람자를 초대하며, 시공간을 넘어서는 감각적 경험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 전시 주제가 ‘재생’인데요. 요즘 우리 사회와 연결해 본다면요. 이 주제가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이번 협력 전은 주최 기관의 장소적 특징으로, ‘재생’의 다층적인 측면을 ‘물질’, ‘기억’, ‘감각’, ‘치유’라는 네 개의 주제어를 통해 들여다봅니다.
청주시립미술관은 옛 방송국의 공개홀과 스튜디오 등 기존 공간구조를 활용해 시민을 위한 미술관으로 문을 열었고,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옛 담배공장을 개조해 미술품 수장센터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군사시설이었던 당산 생각의 벙커 또한 충북도청의 원도심 활성화 프로젝트를 통해 도심 속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이들 공간은 시대의 흔적과 역사적 맥락을 간직하며 물리적 재생을 넘어 대중의 기억과 감각을 품은 문화의 장으로 재탄생되었습니다. 이러한 청주의 장소적 맥락을 기반으로, 예술이 우리 삶의 서사를 어떻게 다시 쓰고 확장할 수 있는지를 묻고자 합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청주시립미술관, 그리고 벙커를 아우르는 장소적 공통점을 기반으로, 전시는 ‘물질’, ‘기억’, ‘감각’, ‘치유’라는 네 가지 관점을 통해 ‘재생’의 다양한 층위를 조망합니다. 여기서 재생은 사전적 의미의 물질적 재사용에 국한되기보다는 순환성을 상기시키고, 과거의 흔적과 잊힌 기억을 환기하며, 새로운 감각을 일깨우는 과정이 됩니다. 나아가 개인과 공동체가 경험한 단절과 상실을 치유와 회복의 차원으로 기능하게 하는 재생의 총체적 개념을 포괄합니다.
▮ 윌리엄 켄트리지,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같은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도 함께 볼 수 있던데요. 이들의 참여가 이번 전시에 어떤 무게감을 더해준다고 보시나요?
세계적인 미술작가인 윌리엄 켄트리지와 타계한 프랑스 개념주의 미술가 크리스티앙 볼탕스와 같은 거장들의 작품은 청주시립미술관에서 이제까지 선보이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이번 국립현대미술관의 협력적을 통해 기과의 소장품을 대여가 가능했고, 주제의 결이 맞는 점 등으로 이번 기회에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이들 작가의 참여로 이번 전시는 지역 중심의 전시를 선보였던 지역의 공립 미술관의 전시 역량을 높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봅니다. 이로써 수도권에 집중된 문화 자원을 지역과 공유하고, 시민들은 지역에서도 수준 높은 미술 작품을 감상할 기회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이는 문화 향유의 지평을 넓히는 성과라 할 수 있습니다.
▮ 작품이 28점이나 전시된다고 들었습니다. 관람객이 알차게 즐기려면 어떤 동선이나 포인트에 주목하면 좋을까요?
전시를 알차게 즐기려면, 평일 2시, 주말 2시와 4시에 편성된 도슨트 투어를 참여하면 전시의 취지와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만약 참여를 못 한다면, 1층부터 순차적으로 전시 동선에 따라 관람하길 추천해 드립니다. 관람 동선은 1층부터 3층까지 동선의 흐름에 따라 관람하며, 특히 1층의 설치 퍼포먼스와 3층에 마련된 마지막, 관람자 참여 작품인 김승영의 '쓸다' 까지 관람과 참여를 동시에 한다면 전시를 알차게 즐겼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무료 개방하고 있는 이번 기획전. 아트홀릭 독자들께 어떤 의미로 다가가길 기대하시나요?
기본적으로 관람료가 높게 책정되어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협력 전이 이루어지는 장소인 당산 생각의 벙커의 경우, 무료 개방으로 진행되다 보니, 우리 미술관에서도 협력의 의미를 담아 무료 개방으로 더 많은 관람객에게 문화적 혜택을 드리고자 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장소의 이원화로, 시립미술관과 벙커 전시를 모두 관람해야 MMCA x CMOA 청주프로젝트 2025를 관람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재생’이라는 주제를 각 기관이 각 장소에 따라 어떻게 폭넓게 선보이는 확인 할 수 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전시를 주관하는 당산 생각의 벙커는 과거의 흔적을 바탕으로 실험적이고 감각적인 예술적 시도가 가능한 공간이지만, 시립미술관 전시장은 회화와 조각을 비롯한 전통 시각 매체의 작품을 포함해 안정된 환경 속에서 예술의 조형적 깊이와 미학적 맥락을 차분히 탐색할 수 있도록 합니다.
두 공간은 실험성과 안정성이라는 대비를 이루는 동시에 그 차이를 보완하며, 전시의 주제를 더욱 폭넓게 아우릅니다. 나아가 이러한 상호 관계는 전시의 개념적 스펙트럼을 확장하며, 동시대 미술이 품은 전통과 혁신의 양가적 지점을 균형 있게 드러냅니다. 아트홀릭 독자들의 많은 성원과 관람 바랍니다.
■ MMCA × CMOA 청주프로젝트 2025 '다시, 찬란한 여정'
- 장소: 청주시립미술관
- 일정: ~ 2025년 11월 2일
- 관람시간: 10:00-18:00 (월요일 휴관, 10/6 추석 휴무, 10/10 휴무)



정승조 아나운서 / 문화 예술을 사랑하는 방송인으로 CJB 청주방송에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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