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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통령실은 홈페이지에 "그간의 법원 판결을 존중하고, 국민의 귀중한 세금을 올바르게 집행하고 있다는 점을 밝히기 위해 집행정보 공개를 결정하게 되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법원 판결을 존중해 ▲주권자가 세금 부정사용이나 오남용을 충분히 검증할 수 있는 수준의 예산 자료를 공개했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뉴스타파는 이 주장이 사실인지 검증했다. 그 결과 이재명 대통령실이 ▲법원 판결을 무시하며 ▲세금 부정사용, 오남용 검증에 꼭 필요한 정보를 비공개하거나 삭제한 사실을 확인했다.
뉴스타파·시민단체, 2년여 소송 끝에 보이스피싱 첫 '대통령실 예산 자료 공개' 판결
이재명 대통령실에서 '존중했다'고 주장하는 법원 판결은 뉴스타파와 시민단체가 이끌어냈다. 
2022년 8월 뉴스타파는 시민단체 세금도둑잡아라의 공동대표 하승수 변호사(뉴스타파 전문위원)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실을 상대로 정보공개 행정소송을 시작했다. '소위 성역처럼 여겨지고 있는 대통령 리아이 실 특수활동비(특활비), 특정업무경비(특경비), 업무추진비(업추비) 등의 예산 자료도 예외 없이 주권자에게 공개돼야 한다'는 취지였다.
소송 제기 2년 9개월 만인 올해 6월 뉴스타파와 시민단체가 최종 승소하며 '대통령실 예산 자료 공개'가 최초로 결정됐다. 그런데 확정 판결이 나오기 전 윤석열 씨가 대통령직에서 파면됐다. 이에 따라 윤석 생활비대출 지급 열 대통령실이 쓴 예산 자료는 모두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 즉 봉인됐다. 당장은 공개받을 수가 없다.



뉴스타파·시민단체가 대통령비서실을 상대로 진행한 정보공개 행정소송의 진행 경과


뉴스타파·시민단체, 대통령실 예산 대구소상공인 자료 '최초 공개' 이끌어내
그리고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뉴스타파와 하승수 변호사는 이재명 대통령실에도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윤석열 정부 때와 똑같이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쓴 특활비, 특경비, 업추비 등의 예산 자료를 공개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법원의 확정 판결에 근거한 정보공개청구에 이재명 대통령실은 지난 23일 뉴스타 경기도소상공인창업자금 파에 예산 자료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홈페이지에도 같은 자료를 올렸다.
여기까지가 이재명 대통령실이 역대 정부 중 최초로 특활비 등의 예산 자료를 국민에 공개하게 된 경위다.
이재명 대통령실 판결 무시① 특활비 부정사용 검증 필수 자료 비공개·삭제
대통령실은 예산 자료를 공개하면서 홈페이지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간의 법원 판결을 존중하고, 국민의 귀중한 세금을 올바르게 집행하고 있다는 점을 밝히기 위해 집행정보 공개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대통령비서실 (2025.9.23.)

▲법원 판결을 존중해 ▲주권자가 세금 부정 사용이나 오남용을 충분히 검증할 수 있는 수준의 예산 자료를 공개했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사실인지 하나씩 살펴보자.
먼저 특활비. 법원에서 공개를 확정한 예산 자료는 크게 두 가지다. ①집행 내역, ②지출증빙서류(집행내용확인서와 현금수령증 등)다.
이재명 대통령실은 이 가운데 ②지출증빙서류는 전부 비공개하고 ①집행 내역만 공개했다. 법원 판결을 무시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비서실은 특수활동비 부정 사용, 오남용 검증에 필수적인 부분, 즉 특수활동비를 허튼 목적으로 쓰지 않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집행 명목'을 상당 부분 삭제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실은 그나마 공개한 특활비의 집행 내역에서도 세금 부정 사용, 오남용 검증에 필수적인 부분은 상당수 삭제했다. 집중적으로 삭제가 이뤄진 건 특활비를 허튼 목적으로 쓰지 않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집행 명목'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대통령실에서 쓴 특수활동비는 모두 309건이다. 이 가운데 147건, 절반 가량은 집행 명목을 정확히 알아볼 수 없도록 삭제했다.


취임 이후 석 달 동안 이재명 대통령과 대통령실에서 쓴 특활비는 모두 309건. 이 가운데 절반 가까운 147건의 집행 명목을 정확히 알아볼 수 없게 삭제했다.
이재명 대통령실은 삭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집행명목 중 일부는 개별적·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어 대외 공개 시 기밀을 요하는 사안들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방향을 유추할 수 있거나 내부적으로 수행 중인 업무가 특정되어 국정 업무의 동향 및 진행 경과 등이 유출될 가능성이 높은 점 등을 종합 고려하여 가림처리 등 부분공개.- 대통령비서실 (2025.9.23.)

하지만 법원은 대통령실의 설명과는 정반대로 집행 명목, 즉 집행 내용을 공개해도 국정 수행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확정 판결한 바 있다.

'집행내용'과 관련해서는 단순히 추상적이고 일반적인 사항이 기재되어 있을 뿐인데다가, 더 나아가 수령한 현금의 개별적·구체적인 사용내역 내지 사용금액 등은 전혀 나타나 있지 아니하므로, 이를 공개하는 것만으로 (중략) 기밀을 요하는 사안들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 및 방향을 유추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어서, 이 부분 정보가 국가안전보장·국방·통일·외교관계 등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법원 확정 판결서 (2025.6.12.)

이재명 대통령실 판결 무시② 특경비, 업추비 부정사용 검증 필수 자료 비공개·삭제
다음으로 특경비와 업추비. 법원에서 공개를 확정한 예산 자료는 여기서도 크게 두 가지였다. ①집행 내역, ②지출증빙서류(지출결의서, 내부결재서류, 신용카드 영수증, 영수증, 계산서, 세금계산서 등)다. 
이재명 대통령실은 이 가운데 세금 부정 사용, 오남용 검증에 반드시 필요한 ②신용카드 영수증 등의 지출증빙서류는 전부 비공개하고 ①집행 내역만 공개했다. 역시 법원 결정을 무시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비서실은 특정업무경비·업무추진비 부정 사용, 오남용 검증에 필수적인 부분, 즉 해당 예산을 허튼 장소에서 쓰지 않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집행 장소'를 거의 다 삭제했다.


이재명 대통령실은 특경비와 업추비의 집행 내역에서도 세금 부정 사용, 오남용 검증에 필수적인 부분은 거의 다 삭제했다. 대표적인 게 특경비와 업추비를 허튼 장소에서 쓰지 않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집행 장소'다.



이재명 대통령과 대통령실에서 쓴 특정업무경비, 업무추진비 모두 2,538건이다. 이 가운데 2,257건, 90% 가량은 집행 장소를 삭제했다.


취임 이후 석 달 동안 이 대통령과 대통령실에서 쓴 특경비, 업추비는 모두 2,538건이다. 이 가운데 2,257건(약 90%)의 집행 장소를 삭제했다. 
이재명 대통령실이 내세운 삭제 사유는 아래와 같다. 

집행장소 중 일부는 대외 공개 시 국가안전보장, 외교, 국방 등에 직결되는 중대한 (보안)사고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 고려하여 가림처리 등 부분공개- 대통령비서실 (2025.9.23.)

이 또한 집행 장소, 즉 업소명과 소재지를 공개해도 국정 수행에 지장이 없다고 한 법원 판결 내용을 거스른다.

각 경비에 관한 자료에는 집행내역으로서 업소명(소재지) 등의 내용에다가 지출증빙자료로서 신용카드 영수증만이 첨부되어 있을 뿐인데, 위와 같은 내용이 공개되는 것만으로 대통령비서실에서 내부적으로 수행 중인 업무가 특정되어 드러난다거나 국정업무의 동향 및 진행 경과, 대통령의 향후 일정 및 동선 등이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법원 확정 판결서 (2025.6.12.)

법원 판결을 존중해 주권자가 세금 부정 사용이나 오남용을 충분히 검증할 수 있는 수준의 예산 자료를 공개했다는 취지의 이재명 대통령실 주장은 검증 결과 사실이 아니었다. 이재명 대통령실은 ▲법원 판결의 내용과 취지를 무시하고 ▲세금 부정 사용, 오남용 검증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은 대부분 비공개하거나 삭제했다.
뉴스타파 임선응 ise@newsta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