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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이정현
한국 사회에서 남성이 차별받는다는 인식이 7년 전보다 늘었다. 남성 차별 문제가 “심각하다”는 응답자는 2019년 42%였다. 2025년에는 51%다. ‘20대 남자’ 얘기가 아니다. 기성세대까지 포함한 전체 남자 응답자다(〈그림 1〉 참조). 이제 ‘남성 마이너리티 자의식’을 청년을 넘어 남성 전체가 공유하는가?
2019년 조사는 〈시사IN〉의 심층 여론조사다. 7년이 지났지만 이 시리 바다이야기사이트 즈를 기억하는 독자가 적지 않을 것이다. 이 기획은 “이제 남성이 차별받는 성이다”라는 청년 남성들의 마이너리티 자의식을 처음으로 대중에 각인시켰다. 2025년 조사는 2025년 11월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위원장 이석연)가 했다. 국민통합위는 결과를 2025년 12월17일 ‘2025 세대·젠더 국민통합 컨퍼런스’에서 발표했다. 조사 기관은 둘 다 한 바다이야기룰 국리서치다.
나는 여론조사 전문가 정한울씨와 함께 2019년 〈시사IN〉 조사와, 2025년 국민통합위 조사를 공동 기획했다. 2019년 ‘20대 남자 현상’ 시리즈가 새로운 사회현상을 보고하면서 남겨놓은 몇 가지 질문에 7년 만에 답을 했다. 2025년 조사는 18~29세 남녀, 30대 남녀, 오션파라다이스릴게임 40세 이상 남녀 각 1000명씩, 총 3000명 대상 대규모 조사다. 지금까지 나온 어떤 조사보다 상세한 성별·연령별 교차분석이 가능하다. 2019년 조사와 비교할 수 있도록 동일한 질문을 다수 던졌다. 이 글에서 내놓을 분석은 국민통합위원회의 공식 입장이 아니며, 통합위의 의뢰를 받은 연구자들이 내린 결론이다.
온라인릴게임 2019년 시리즈의 반응 중에 이런 게 있었다. “한국은 나이가 들수록 여성 차별을 실감할 수밖에 없는 사회다. 청년들이 나이가 들면서 남성의 유리함을 경험할수록 ‘남성 차별 자의식’은 옅어질 것이다.” 당시에는 데이터가 없었지만 이제는 답할 수 있다. 이 가설은 틀렸다. ‘남자가 차별받는다는 남자들’은 7년 전보다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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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가 〈그림 2〉다. 2019년과 2025년 남자들의 응답을 각각 세대별로 비교했다. 2025년 20대 남자의 남성 차별 의식은 2019년의 20대 남자들보다 약간 줄었다. 늘어난 건 기성세대 남자다. “남성 차별 심각하다” 응답이 40대 남자에서는 43%→52%로, 50대 남자에서는 32%→54%로 크게 늘었다.
2019년 응답자들은 지금 일곱 살 더 나이가 들었다. 기성세대의 남성 차별 의식이 강해진 것은 그저 청년 남자가 기성세대로 진입해서일 수도 있다. 그래서 연령대 말고 출생 연도로도 확인해봤다. 〈그림 3〉이다. 1970년대에 출생한 응답자들이 같은 질문에 어떻게 대답했는지, 2019년과 2025년을 비교한 결과다. 이들은 7년 전에는 대부분 40대였고, 지금은 40대와 50대에 대략 절반씩 걸쳐 있다.
1970년대생 남자들이 2019년에 남성 차별을 심각하게 생각한 비율은 43%였다. 2025년에는 58%다. 그림에는 생략했지만 1960년대생 남자도 같은 방향으로 변했다. 2019년의 청년 남성은 나이가 들어도 남성 차별 의식이 옅어지지 않았고, 기성세대 남자들은 청년 남자들에게 그때보다 지금 ‘남성 차별 심각’에 더 많이 동의한다.
〈그림 3〉에는 1970년대생 여자들의 조사 값도 있다. ‘남성 차별이 심각하다는 여자’도 늘었다. 2019년에는 22%였다. 지금은 41%다. 여전히 절반에는 못 미친다. 하지만 두 배 가까운 증가 폭이다. 여자들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그림 4〉다. 2030 여성과 40세 이상 기성세대 여성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2030 여성은 2019년에도 “남성 차별”에 시큰둥했지만, 7년 동안 더 시큰둥해졌다. 반면 40세 이상 기성세대 여성은 “남성 차별” 공감이 여전히 소수이지만 커지는 중이다.
구조적 남성 차별론 VS 남녀 상호 유불리론
장기적인 흐름은 이렇다. 원래 ‘남성 차별’이라는 말은 낯선 개념이었다. 적어도 2010년대 이전은 ‘역차별론’의 시대다. 전반적 남성 우위는 인정하면서, 남성이 우위라는 그 이유로 몇몇 분야에서 역차별을 감내한다는 정도였다. 군대나 결혼 시 주택자금 부담 같은 문제가 그랬다.
2019년 조사는 결정적 차이를 포착해냈다. 청년 남성 중 무시 못할 규모의 그룹은 이제 ‘역차별’이 아니라 ‘남성 차별’ 그 자체를 주장한다. 이들은 강한 마이너리티 정체성으로 결집해 있다. 이게 2019년 시리즈의 발견이자, 그 이후 한국 사회의 젠더 논의를 새롭게 규정한 지형이다. 2025년 조사는 이 ‘남성 차별’의 깃발이 시간이 지나면서 약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틀렸다고 보여준다.
이쯤 되면 질문을 바꿔야 한다. 지금까지 진보적 엘리트들은 주로 이렇게 물었다. “남성 차별이라는 의식이 왜 기세를 떨치는가? 청년 남성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가? 여성 차별 구조를 알리고 교육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질문은 이제 더는 성립하지 않는다. ‘남성 차별’은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고, 지난 7년 동안 ‘여성 차별 구조를 알리고 교육해 공감대를 넓히는 전략’은 계속 실패했다.
우리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7년 전의 우리 조사를 포함해, 수많은 젠더 관련 조사들이 전부 이 질문을 놓쳤다. 대체 여론이 말하는 남성 차별이란 무얼 뜻하는가?
당신은 남성 차별의 뜻을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한국은 ‘구조적 남성 차별 사회’다. 이제 남성과 여성 중에 남성이 차별받는 성이고, 남성이 소수자다.” 우리는 이런 걸 ‘구조적 남성 차별론’이라고 부를 것이다. 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한국 사회 어떤 영역에서 ‘여성이 불리한 영역’이 존재하듯, 어떤 영역에서는 ‘남성이 불리한 영역’도 존재한다.” 우리는 이런 걸 ‘남녀 상호 유불리론’이라고 부를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둘은 전혀 의미가 다른 얘기다. 필요한 사회적 토론의 방향도 따라서 달라진다. 하지만 지금까지 대부분의 조사는 이 둘을 구분한 적이 없고, “남성 차별” 응답을 첫 번째 의미로 당연하게 해석했다. 그런데 정말 당연한가?
2025년 조사에서 우리는 이렇게 물었다. 한국 사회를 분야별로 살펴보았을 때, 다음 중 어느 의견에 공감하는가? 첫째, 대부분 영역에서 여성이 살기 더 어렵다. 둘째, 대부분 영역에서 남성이 살기 더 어렵다. 셋째, 남녀 서로 유리한 영역과 불리한 영역이 따로 있다. 결과는 〈그림 5〉에 나와 있다. “대부분 영역에서 남성이 살기 더 어렵다”라는 답은 20대 남자에서 23%, 30대 남자에서 22%다. 40세 이상 기성세대 남자에서는 12%다. 이 결과를 〈그림 2〉와 비교해 보자. 놓치고 있던 차이가 드러난다.
“남성 차별 문제가 심각하다”는 의식은 남성들의 합의에 가깝다. 하지만 ‘구조적 남성 차별론’에는 어떤 합의도 없다. 이 강한 의견은 전체 남성은 고사하고 청년 남성들 사이에서도 소수의견이다. 보통 남성들의 의견은 이렇게 강하지 않다. 그들의 진짜 주장은 ‘남녀 상호 유불리론’이다. “남녀 서로 유불리 영역이 따로 있다”라는 의견이 20대 남자에서 63%, 30대 남자에서 62%, 40세 이상 남자에서 74%다.
우리는 이 결론, “남성 차별론에 공감하는 남자들 대부분은 ‘구조적 남성 차별론자’가 아니다”라는 결론을 중요한 발견으로 제시한다. 이 결론은 1. 다른 형태의 질문으로 교차검증 2. 남성 차별 인식과의 교차분석 3. 페미니즘 태도와의 교차분석 등 여러 테스트를 통과했다. 가장 명확한 한 가지 교차분석 결과만 제시하겠다. 남성에 대한 차별이 “심각하다”라고 답한 남자 응답자들만 따로 분류해서, 분야별 남녀 유불리에 대해 답한 결과를 보았다.
만약 남성 차별에 공감하는 남자들이 대부분 구조적 남성 차별론자라고 한다면, 이 남자들만큼은 다수가 두 번째 응답(“남자가 더 살기 어렵다”)으로 기울어야 한다. 그러나 이 남성 차별 공감 남자들만 따로 보아도, “남자가 더 살기 어렵다” 응답은 23%다. “남녀 서로 유불리 영역이 따로 있다” 응답은 67%다. 전체 응답자가 이 보기를 고른 비율도 66%로, 차이가 없다!
여기서 예상되는 반론 하나를 검토해보자. 한국이 구조적 여성 차별 사회라면, 즉 첫 번째 답변(‘여성이 대부분 영역에서 더 살기 어렵다’)이 정답이라고 한다면, 남자들 대부분이 고른 세 번째 답변은 그저 ‘좀 덜 나쁜 오답’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이 주장이 옳아서 최소한 여성들에게는 공감을 얻었다면, 같은 질문에 대한 여자들의 답은 첫 답변으로 기울어야 할 것이다. 결과는 그렇지 않다. 〈그림 6〉이다. 모든 세대 여자들에게서, “남녀 서로 유불리 영역이 따로 있다” 응답이 “대부분 영역에서 여성이 살기 더 어렵다” 응답보다 높다. 청년 여성으로 갈수록 두 응답의 격차는 줄어든다. 하지만 20대 여성까지 내려가도 역전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대다수 여성과 다르지 않은 ‘그들’
이 조사 결과는 한국에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는 결론을 내려주지 않는다. 그것은 여론조사만으로 결정할 수 없는 문제다. ‘남녀 상호 유불리론’은 ‘5대 5 유불리론’이 아니다. 즉 이 주장은 유불리의 총량이 정확히 균형을 이룬다는 주장이 아니다. 총량 계산은 일단 제쳐놓고, 각론으로 들어가면 유불리 영역이 따로 존재한다는 주장일 뿐이다.
대신에 이 결과는 놓치고 있던 핵심적 사실 하나를 드러내준다. 남성 차별이 심각하다고 답하는 남자들 중 대다수는 ‘구조적 남성 차별론자’가 아니다. 그들은 그저 ‘상호 유불리론’을 믿는다는 점에서, 대다수 여성과 다르지 않다. 그들이 화가 날 때는 이런 순간이다. “남자도 불리한 영역이 있다는 건 내 주위 여자들도 다 동감하는 상식적인 얘기인데, 왜 정치권이나 언론계의 어떤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만 해도 잘못이라는 거지?”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여자들도 단일한 의견 그룹이 아니다. 우리는 젠더와 관련된 몇 가지 사회문제에서 여성들의 의견이 갈리는 주제와 강한 합의가 이뤄진 주제를 나눌 수 있었다(〈그림 7~10〉).
2024~2025년 동덕여대에서는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방침에 반대하는 재학생들의 시위가 격렬하게 이어졌다. 이 시위에 대해 40세 이상 여성들은 반대 의견이 더 많았다(〈그림 7〉). 즉, 기성세대 여성은 동덕여대 시위자들에게 덜 공감했다. 30대 여성은 찬반이 팽팽했고, 20대 여성만 찬성이 높았다.
2020년에는 숙명여대 재학생 일부가 트랜스젠더 합격자의 입학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여, 결국 합격자가 입학을 포기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에 대해서도 40세 이상 기성세대 여성은 반대가 많았고, 30대 여성은 팽팽했으며, 20대 여성만 찬성이 확실히 높았다(〈그림 8〉). 동덕여대 문제와 패턴이 같다. 남성들은 두 시위 모두 반대가 높다. 즉, 두 시위는 청년 여성들을 제외하고 모든 세대 성별에서 지지받지 못한다.
〈그림 9〉는 남녀 임금격차 축소를 지원하는 정책에 대한 찬반 의견이다. 여기서 여성들의 세대 차이는 사라진다. 모든 세대 여성이 압도적으로 지지한다. 〈그림 10〉은 성범죄 수사와 재판에서 ‘성인지감수성’을 적용하는 일에 대한 찬반 의견이다. 마찬가지로 모든 세대 여성이 확고하게 지지한다.
강한 정체성 이슈에는 여성 내부의 세대 차이가 드러난다. 반면 보편적 정당화 명분이 강한 이슈(임금격차 축소, 성범죄 처벌)에서는 합의가 강력하다. 그렇다면 여성 내부 합의가 강력한 이슈에 대해 남자들의 태도는 어떨까?
〈그림 11〉은 임금격차 축소 지원, 〈그림 12〉는 성인지감수성 적용에 대한 남자들의 답변을 세대별로 본 결과다. 2030 남성은 둘 다 반대가 많다. 4050 남성은 둘 다 찬성이 많다. 여성들이 합의하는 명분 강한 이슈에서는 기성세대 남성들이 성 대결을 펼치기보다는 여성 쪽에 약간이라도 더 합류한다.
지금부터 이 관찰을 일반화해서 하나의 모델을 만들어보자. 시작은 〈그림 13〉이다. 젠더 이슈의 지형을 결정하는 그룹은 6개가 있다. 〈그림 13〉은 이 6개 그룹을 스펙트럼으로 보여준 것이다.
이 ‘6개 그룹 스펙트럼’은 이미 여러분이 명시적으로든 암묵적으로든 갖고 있던 모델과 다르다. 여러분이 익숙할 ‘기존 모델’에서, 젠더 이슈의 지형을 결정하는 그룹은 4개다. 청년 남녀, 그리고 기성세대 남녀다. 여기서 2대 2가 되는 이슈는 사실상 성 대결이다. 3대 1이 되어도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이 경우 ‘1’은 청년 남성 혹은 여성인데, 이들은 자기 세대에서는 강하게 결집된 다수파여서 소수로 고립되지 않는다. 이게 지금까지 젠더 문제를 생각하는 표준적이면서, 이렇다 할 해법이 보이지 않는 틀이었다.
‘6개 스펙트럼 모델’은 위 4그룹(정년 남녀·기성세대 남녀)에 ‘강한 정체성 그룹 남녀’를 양쪽 끝에 추가한 것이다. 2019년 시리즈를 기억하는 독자라면 ‘페미니즘 지수’로 측정한 강한 반페미니즘 정체성 그룹 25.9%라는 숫자를 기억하실 수도 있겠다. 이 강한 정체성 그룹이 청년 남성들 중에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청년 여성의 강한 정체성 그룹보다 훨씬 크기가 크다는 것이 2019년의 중요한 발견이었다.
페미니즘 지수는 〈그림 14〉에 나오는 페미니즘 인식 6개 질문으로 측정한다. 각 질문마다 -2점(강한 페미니즘 부정)부터 +2점(강한 페미니즘 긍정)까지 점수를 매기면, 6개 응답을 합산해 -12점부터 +12점까지 분포를 얻을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하면 보통은 0점(중립)이 가장 두껍고, 양극단 값은 거의 없는 종 모양 분포곡선이 나온다. 그런데 페미니즘 태도에서는 청년 남성들이 -12점 근처로 대거 결집하여 극단값이 가장 두꺼운 특이한 그림이 나온다. 이 발견은 이후 7년 동안 페미니즘 지수를 측정한 모든 조사에서 검증됐다(〈그림 15〉). 2025년 조사에서 20대 남자 -12점 그룹의 규모는 23.6%다.
우리가 제시하는 ‘6개 스펙트럼 모델’은 이 정체성 그룹의 발견을 토대로 한다. 핵심은 ‘강한 정체성 남녀(꼭 ±12점이 아니더라도 그에 근접하는 강한 의견 그룹)’와 ‘청년 남녀’를 별개 그룹으로 보는 것이다. 이 두 그룹은 젠더 이슈에 대한 태도가 확연히 구별되어 하나로 묶을 수 없다. +12점 여자는 -12점 남자보다는 확연히 규모가 작다. 하지만 청년 여성 안에서도 강한 페미니즘 정체성을 가진 그룹은 나머지 청년 여성과 의견이 뚜렷이 구별된다. 6개 스펙트럼 그룹은 통계적으로 정의되었다기보다는 알기 쉬운 설명을 위해 직관적으로 정의된 것이지만, 실제 통계 수치도 이 직관과 부합한다.
간단한 테스트로, 우리가 앞서 탐구한 ‘남성 차별 의식의 두 종류’ 문제를 살펴보자. ‘구조적 남성 차별론자’의 주력부대는 6개 스펙트럼에서 왼쪽 극단인 ‘강한 정체성 그룹 남자’다. ‘강한 정체성 그룹 남자’를 제외하면, 남자들 대부분은 온건한 ‘상호 유불리론자’라고 간명하게 설명할 수 있다. 이것은 우리가 앞서 본 데이터를 잘 설명하며, 교차분석 결과도 실제로 이렇게 나온다. 반면 기존 4개 그룹 모델로 이 문제를 다루면 “청년 남성은 구조적 남성 차별론자”라는 잘못된 결론이 나오기 십상이다. 이런 잘못된 결론에 따라 나온 선거 공약이나 정책 제안이 꽤 많다.
여론은 걱정보다 갈등적이지 않다
6개 스펙트럼 모델은 몇 가지 중요한 결론을 낸다. 첫째, 강한 정체성 그룹은 해당 성별을 대표하지 않는다. 기성세대 남성 혹은 여성은 상대 성별이 합의한 의견에 자주 합류한다. 이러면 스펙트럼 분포는 ‘4대 2’다. 우리는 앞서 〈그림 7〉(동덕여대 시위), 〈그림 8〉(숙명여대 트렌스젠더 입학 반대운동), 〈그림 11〉(남녀 임금격차 축소), 〈그림 12〉(성인지감수성 적용)에서 이 분포 사례를 제시했다. 사회 전체로 보면 이럴 때 다수의견이 형성된다. 여기에 속하는 이슈로는 앞서 본 의제들 외에 대표적으로 군 가산점 부활 찬성(청년 여성 제외 전 세대 성별 합의)이 있다.
둘째, 강한 정체성 그룹은 해당 성별 청년조차 대표하지 않을 때가 많다. 즉, 강한 정체성 그룹을 제외한 5개 그룹이 의견 일치를 보는 이슈가 꽤 있다. 스펙트럼 분포는 ‘5대 1’이 된다. 사회 전체로 보면 이럴 때 강한 합의가 형성된다. 여기에 속하는 이슈로는 경력 단절 여성 지원, 여성 폭력 근절, 공공기관 채용과 승진에 군 경력 인정, 무고죄 처벌 강화 등이 있다. 앞의 둘은 강한 정체성 그룹 남자를 제외하고 합의가 존재한다. 뒤의 둘은 강한 정체성 그룹 여자를 제외하고 합의가 존재한다. 이 이슈들은 2부에서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셋째, 정확히 남녀로 의견이 갈리는 이슈(‘3대 3’ 여론 분포)는 의외로 많지 않다. 대부분의 젠더 이슈에서 명확한 성 대결은 나타나지 않는다.
이 결과를 정리한 것이 〈그림 16〉이다. 온라인 등에서 갈등이 첨예하다고 알려진 문제 중 여러 이슈에 의외로 폭넓은 합의가 있다. 강한 정체성 남녀가 이 주제에 보이는 강한 열정과 온라인 활동성 때문에 이슈를 과도하게 주도하는 것 같다. 전체 여론은 소셜미디어나 커뮤니티가 보여주는 것만큼 첨예하거나 갈등적이지 않다.
일단 좋은 소식이다. 문제의 뿌리가 우리 눈에 보이는 것만큼 깊지는 않다. 우리는 남성들의 ‘남성 차별 의식’을 생산적 토론이 가능한 문장으로 번역했다. 남자들의 의견이 세대를 넘어 하나로 모인 것처럼 보이나(“남성 차별 심각하다”), 실은 대단히 이질적인 두 의견으로 나뉜다(‘구조적 남성 차별론’과 ‘남녀 상호 유불리론’)는 걸 보였다. ‘구조적 남성 차별론’이 ‘남성 차별 의식’을 대표하지 않는다는 것을 데이터로 확인했고, 그 소수의견이 어디서 나오는지 6개 스펙트럼 모델로 설명했다. 남자들의 주된 주장은 ‘남녀 상호 유불리론’이다. 이는 여성들에게도 공감대가 폭넓게 있다. 정책가나 전문 연구자들이 이것까지 부정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남자들은 물론이고 여자들 대부분도 이해하기 어려워할 것이다.
이것은 출발점이지 골인이 아니다. 2025년 조사의 진정한 도전 과제는 젠더 갈등 문제를 해결하거나 적어도 완화할 실마리를 찾는 것이다. 이 탐색이 2부의 주제다. 2019년 우리가 제기한 질문에 7년 걸려 내놓는 대답이기도 하다.
※ 〈시사IN〉 다음 호(제956호)에서 ‘2025 세대·젠더 국민통합 조사’ 분석 2부가 이어집니다.
천관율(언론인)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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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남성이 차별받는다는 인식이 7년 전보다 늘었다. 남성 차별 문제가 “심각하다”는 응답자는 2019년 42%였다. 2025년에는 51%다. ‘20대 남자’ 얘기가 아니다. 기성세대까지 포함한 전체 남자 응답자다(〈그림 1〉 참조). 이제 ‘남성 마이너리티 자의식’을 청년을 넘어 남성 전체가 공유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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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론조사 전문가 정한울씨와 함께 2019년 〈시사IN〉 조사와, 2025년 국민통합위 조사를 공동 기획했다. 2019년 ‘20대 남자 현상’ 시리즈가 새로운 사회현상을 보고하면서 남겨놓은 몇 가지 질문에 7년 만에 답을 했다. 2025년 조사는 18~29세 남녀, 30대 남녀, 오션파라다이스릴게임 40세 이상 남녀 각 1000명씩, 총 3000명 대상 대규모 조사다. 지금까지 나온 어떤 조사보다 상세한 성별·연령별 교차분석이 가능하다. 2019년 조사와 비교할 수 있도록 동일한 질문을 다수 던졌다. 이 글에서 내놓을 분석은 국민통합위원회의 공식 입장이 아니며, 통합위의 의뢰를 받은 연구자들이 내린 결론이다.
온라인릴게임 2019년 시리즈의 반응 중에 이런 게 있었다. “한국은 나이가 들수록 여성 차별을 실감할 수밖에 없는 사회다. 청년들이 나이가 들면서 남성의 유리함을 경험할수록 ‘남성 차별 자의식’은 옅어질 것이다.” 당시에는 데이터가 없었지만 이제는 답할 수 있다. 이 가설은 틀렸다. ‘남자가 차별받는다는 남자들’은 7년 전보다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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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생 남자들이 2019년에 남성 차별을 심각하게 생각한 비율은 43%였다. 2025년에는 58%다. 그림에는 생략했지만 1960년대생 남자도 같은 방향으로 변했다. 2019년의 청년 남성은 나이가 들어도 남성 차별 의식이 옅어지지 않았고, 기성세대 남자들은 청년 남자들에게 그때보다 지금 ‘남성 차별 심각’에 더 많이 동의한다.
〈그림 3〉에는 1970년대생 여자들의 조사 값도 있다. ‘남성 차별이 심각하다는 여자’도 늘었다. 2019년에는 22%였다. 지금은 41%다. 여전히 절반에는 못 미친다. 하지만 두 배 가까운 증가 폭이다. 여자들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그림 4〉다. 2030 여성과 40세 이상 기성세대 여성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2030 여성은 2019년에도 “남성 차별”에 시큰둥했지만, 7년 동안 더 시큰둥해졌다. 반면 40세 이상 기성세대 여성은 “남성 차별” 공감이 여전히 소수이지만 커지는 중이다.
구조적 남성 차별론 VS 남녀 상호 유불리론
장기적인 흐름은 이렇다. 원래 ‘남성 차별’이라는 말은 낯선 개념이었다. 적어도 2010년대 이전은 ‘역차별론’의 시대다. 전반적 남성 우위는 인정하면서, 남성이 우위라는 그 이유로 몇몇 분야에서 역차별을 감내한다는 정도였다. 군대나 결혼 시 주택자금 부담 같은 문제가 그랬다.
2019년 조사는 결정적 차이를 포착해냈다. 청년 남성 중 무시 못할 규모의 그룹은 이제 ‘역차별’이 아니라 ‘남성 차별’ 그 자체를 주장한다. 이들은 강한 마이너리티 정체성으로 결집해 있다. 이게 2019년 시리즈의 발견이자, 그 이후 한국 사회의 젠더 논의를 새롭게 규정한 지형이다. 2025년 조사는 이 ‘남성 차별’의 깃발이 시간이 지나면서 약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틀렸다고 보여준다.
이쯤 되면 질문을 바꿔야 한다. 지금까지 진보적 엘리트들은 주로 이렇게 물었다. “남성 차별이라는 의식이 왜 기세를 떨치는가? 청년 남성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가? 여성 차별 구조를 알리고 교육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질문은 이제 더는 성립하지 않는다. ‘남성 차별’은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고, 지난 7년 동안 ‘여성 차별 구조를 알리고 교육해 공감대를 넓히는 전략’은 계속 실패했다.
우리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7년 전의 우리 조사를 포함해, 수많은 젠더 관련 조사들이 전부 이 질문을 놓쳤다. 대체 여론이 말하는 남성 차별이란 무얼 뜻하는가?
당신은 남성 차별의 뜻을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한국은 ‘구조적 남성 차별 사회’다. 이제 남성과 여성 중에 남성이 차별받는 성이고, 남성이 소수자다.” 우리는 이런 걸 ‘구조적 남성 차별론’이라고 부를 것이다. 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한국 사회 어떤 영역에서 ‘여성이 불리한 영역’이 존재하듯, 어떤 영역에서는 ‘남성이 불리한 영역’도 존재한다.” 우리는 이런 걸 ‘남녀 상호 유불리론’이라고 부를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둘은 전혀 의미가 다른 얘기다. 필요한 사회적 토론의 방향도 따라서 달라진다. 하지만 지금까지 대부분의 조사는 이 둘을 구분한 적이 없고, “남성 차별” 응답을 첫 번째 의미로 당연하게 해석했다. 그런데 정말 당연한가?
2025년 조사에서 우리는 이렇게 물었다. 한국 사회를 분야별로 살펴보았을 때, 다음 중 어느 의견에 공감하는가? 첫째, 대부분 영역에서 여성이 살기 더 어렵다. 둘째, 대부분 영역에서 남성이 살기 더 어렵다. 셋째, 남녀 서로 유리한 영역과 불리한 영역이 따로 있다. 결과는 〈그림 5〉에 나와 있다. “대부분 영역에서 남성이 살기 더 어렵다”라는 답은 20대 남자에서 23%, 30대 남자에서 22%다. 40세 이상 기성세대 남자에서는 12%다. 이 결과를 〈그림 2〉와 비교해 보자. 놓치고 있던 차이가 드러난다.
“남성 차별 문제가 심각하다”는 의식은 남성들의 합의에 가깝다. 하지만 ‘구조적 남성 차별론’에는 어떤 합의도 없다. 이 강한 의견은 전체 남성은 고사하고 청년 남성들 사이에서도 소수의견이다. 보통 남성들의 의견은 이렇게 강하지 않다. 그들의 진짜 주장은 ‘남녀 상호 유불리론’이다. “남녀 서로 유불리 영역이 따로 있다”라는 의견이 20대 남자에서 63%, 30대 남자에서 62%, 40세 이상 남자에서 74%다.
우리는 이 결론, “남성 차별론에 공감하는 남자들 대부분은 ‘구조적 남성 차별론자’가 아니다”라는 결론을 중요한 발견으로 제시한다. 이 결론은 1. 다른 형태의 질문으로 교차검증 2. 남성 차별 인식과의 교차분석 3. 페미니즘 태도와의 교차분석 등 여러 테스트를 통과했다. 가장 명확한 한 가지 교차분석 결과만 제시하겠다. 남성에 대한 차별이 “심각하다”라고 답한 남자 응답자들만 따로 분류해서, 분야별 남녀 유불리에 대해 답한 결과를 보았다.
만약 남성 차별에 공감하는 남자들이 대부분 구조적 남성 차별론자라고 한다면, 이 남자들만큼은 다수가 두 번째 응답(“남자가 더 살기 어렵다”)으로 기울어야 한다. 그러나 이 남성 차별 공감 남자들만 따로 보아도, “남자가 더 살기 어렵다” 응답은 23%다. “남녀 서로 유불리 영역이 따로 있다” 응답은 67%다. 전체 응답자가 이 보기를 고른 비율도 66%로, 차이가 없다!
여기서 예상되는 반론 하나를 검토해보자. 한국이 구조적 여성 차별 사회라면, 즉 첫 번째 답변(‘여성이 대부분 영역에서 더 살기 어렵다’)이 정답이라고 한다면, 남자들 대부분이 고른 세 번째 답변은 그저 ‘좀 덜 나쁜 오답’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이 주장이 옳아서 최소한 여성들에게는 공감을 얻었다면, 같은 질문에 대한 여자들의 답은 첫 답변으로 기울어야 할 것이다. 결과는 그렇지 않다. 〈그림 6〉이다. 모든 세대 여자들에게서, “남녀 서로 유불리 영역이 따로 있다” 응답이 “대부분 영역에서 여성이 살기 더 어렵다” 응답보다 높다. 청년 여성으로 갈수록 두 응답의 격차는 줄어든다. 하지만 20대 여성까지 내려가도 역전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대다수 여성과 다르지 않은 ‘그들’
이 조사 결과는 한국에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는 결론을 내려주지 않는다. 그것은 여론조사만으로 결정할 수 없는 문제다. ‘남녀 상호 유불리론’은 ‘5대 5 유불리론’이 아니다. 즉 이 주장은 유불리의 총량이 정확히 균형을 이룬다는 주장이 아니다. 총량 계산은 일단 제쳐놓고, 각론으로 들어가면 유불리 영역이 따로 존재한다는 주장일 뿐이다.
대신에 이 결과는 놓치고 있던 핵심적 사실 하나를 드러내준다. 남성 차별이 심각하다고 답하는 남자들 중 대다수는 ‘구조적 남성 차별론자’가 아니다. 그들은 그저 ‘상호 유불리론’을 믿는다는 점에서, 대다수 여성과 다르지 않다. 그들이 화가 날 때는 이런 순간이다. “남자도 불리한 영역이 있다는 건 내 주위 여자들도 다 동감하는 상식적인 얘기인데, 왜 정치권이나 언론계의 어떤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만 해도 잘못이라는 거지?”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여자들도 단일한 의견 그룹이 아니다. 우리는 젠더와 관련된 몇 가지 사회문제에서 여성들의 의견이 갈리는 주제와 강한 합의가 이뤄진 주제를 나눌 수 있었다(〈그림 7~10〉).
2024~2025년 동덕여대에서는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방침에 반대하는 재학생들의 시위가 격렬하게 이어졌다. 이 시위에 대해 40세 이상 여성들은 반대 의견이 더 많았다(〈그림 7〉). 즉, 기성세대 여성은 동덕여대 시위자들에게 덜 공감했다. 30대 여성은 찬반이 팽팽했고, 20대 여성만 찬성이 높았다.
2020년에는 숙명여대 재학생 일부가 트랜스젠더 합격자의 입학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여, 결국 합격자가 입학을 포기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에 대해서도 40세 이상 기성세대 여성은 반대가 많았고, 30대 여성은 팽팽했으며, 20대 여성만 찬성이 확실히 높았다(〈그림 8〉). 동덕여대 문제와 패턴이 같다. 남성들은 두 시위 모두 반대가 높다. 즉, 두 시위는 청년 여성들을 제외하고 모든 세대 성별에서 지지받지 못한다.
〈그림 9〉는 남녀 임금격차 축소를 지원하는 정책에 대한 찬반 의견이다. 여기서 여성들의 세대 차이는 사라진다. 모든 세대 여성이 압도적으로 지지한다. 〈그림 10〉은 성범죄 수사와 재판에서 ‘성인지감수성’을 적용하는 일에 대한 찬반 의견이다. 마찬가지로 모든 세대 여성이 확고하게 지지한다.
강한 정체성 이슈에는 여성 내부의 세대 차이가 드러난다. 반면 보편적 정당화 명분이 강한 이슈(임금격차 축소, 성범죄 처벌)에서는 합의가 강력하다. 그렇다면 여성 내부 합의가 강력한 이슈에 대해 남자들의 태도는 어떨까?
〈그림 11〉은 임금격차 축소 지원, 〈그림 12〉는 성인지감수성 적용에 대한 남자들의 답변을 세대별로 본 결과다. 2030 남성은 둘 다 반대가 많다. 4050 남성은 둘 다 찬성이 많다. 여성들이 합의하는 명분 강한 이슈에서는 기성세대 남성들이 성 대결을 펼치기보다는 여성 쪽에 약간이라도 더 합류한다.
지금부터 이 관찰을 일반화해서 하나의 모델을 만들어보자. 시작은 〈그림 13〉이다. 젠더 이슈의 지형을 결정하는 그룹은 6개가 있다. 〈그림 13〉은 이 6개 그룹을 스펙트럼으로 보여준 것이다.
이 ‘6개 그룹 스펙트럼’은 이미 여러분이 명시적으로든 암묵적으로든 갖고 있던 모델과 다르다. 여러분이 익숙할 ‘기존 모델’에서, 젠더 이슈의 지형을 결정하는 그룹은 4개다. 청년 남녀, 그리고 기성세대 남녀다. 여기서 2대 2가 되는 이슈는 사실상 성 대결이다. 3대 1이 되어도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이 경우 ‘1’은 청년 남성 혹은 여성인데, 이들은 자기 세대에서는 강하게 결집된 다수파여서 소수로 고립되지 않는다. 이게 지금까지 젠더 문제를 생각하는 표준적이면서, 이렇다 할 해법이 보이지 않는 틀이었다.
‘6개 스펙트럼 모델’은 위 4그룹(정년 남녀·기성세대 남녀)에 ‘강한 정체성 그룹 남녀’를 양쪽 끝에 추가한 것이다. 2019년 시리즈를 기억하는 독자라면 ‘페미니즘 지수’로 측정한 강한 반페미니즘 정체성 그룹 25.9%라는 숫자를 기억하실 수도 있겠다. 이 강한 정체성 그룹이 청년 남성들 중에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청년 여성의 강한 정체성 그룹보다 훨씬 크기가 크다는 것이 2019년의 중요한 발견이었다.
페미니즘 지수는 〈그림 14〉에 나오는 페미니즘 인식 6개 질문으로 측정한다. 각 질문마다 -2점(강한 페미니즘 부정)부터 +2점(강한 페미니즘 긍정)까지 점수를 매기면, 6개 응답을 합산해 -12점부터 +12점까지 분포를 얻을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하면 보통은 0점(중립)이 가장 두껍고, 양극단 값은 거의 없는 종 모양 분포곡선이 나온다. 그런데 페미니즘 태도에서는 청년 남성들이 -12점 근처로 대거 결집하여 극단값이 가장 두꺼운 특이한 그림이 나온다. 이 발견은 이후 7년 동안 페미니즘 지수를 측정한 모든 조사에서 검증됐다(〈그림 15〉). 2025년 조사에서 20대 남자 -12점 그룹의 규모는 23.6%다.
우리가 제시하는 ‘6개 스펙트럼 모델’은 이 정체성 그룹의 발견을 토대로 한다. 핵심은 ‘강한 정체성 남녀(꼭 ±12점이 아니더라도 그에 근접하는 강한 의견 그룹)’와 ‘청년 남녀’를 별개 그룹으로 보는 것이다. 이 두 그룹은 젠더 이슈에 대한 태도가 확연히 구별되어 하나로 묶을 수 없다. +12점 여자는 -12점 남자보다는 확연히 규모가 작다. 하지만 청년 여성 안에서도 강한 페미니즘 정체성을 가진 그룹은 나머지 청년 여성과 의견이 뚜렷이 구별된다. 6개 스펙트럼 그룹은 통계적으로 정의되었다기보다는 알기 쉬운 설명을 위해 직관적으로 정의된 것이지만, 실제 통계 수치도 이 직관과 부합한다.
간단한 테스트로, 우리가 앞서 탐구한 ‘남성 차별 의식의 두 종류’ 문제를 살펴보자. ‘구조적 남성 차별론자’의 주력부대는 6개 스펙트럼에서 왼쪽 극단인 ‘강한 정체성 그룹 남자’다. ‘강한 정체성 그룹 남자’를 제외하면, 남자들 대부분은 온건한 ‘상호 유불리론자’라고 간명하게 설명할 수 있다. 이것은 우리가 앞서 본 데이터를 잘 설명하며, 교차분석 결과도 실제로 이렇게 나온다. 반면 기존 4개 그룹 모델로 이 문제를 다루면 “청년 남성은 구조적 남성 차별론자”라는 잘못된 결론이 나오기 십상이다. 이런 잘못된 결론에 따라 나온 선거 공약이나 정책 제안이 꽤 많다.
여론은 걱정보다 갈등적이지 않다
6개 스펙트럼 모델은 몇 가지 중요한 결론을 낸다. 첫째, 강한 정체성 그룹은 해당 성별을 대표하지 않는다. 기성세대 남성 혹은 여성은 상대 성별이 합의한 의견에 자주 합류한다. 이러면 스펙트럼 분포는 ‘4대 2’다. 우리는 앞서 〈그림 7〉(동덕여대 시위), 〈그림 8〉(숙명여대 트렌스젠더 입학 반대운동), 〈그림 11〉(남녀 임금격차 축소), 〈그림 12〉(성인지감수성 적용)에서 이 분포 사례를 제시했다. 사회 전체로 보면 이럴 때 다수의견이 형성된다. 여기에 속하는 이슈로는 앞서 본 의제들 외에 대표적으로 군 가산점 부활 찬성(청년 여성 제외 전 세대 성별 합의)이 있다.
둘째, 강한 정체성 그룹은 해당 성별 청년조차 대표하지 않을 때가 많다. 즉, 강한 정체성 그룹을 제외한 5개 그룹이 의견 일치를 보는 이슈가 꽤 있다. 스펙트럼 분포는 ‘5대 1’이 된다. 사회 전체로 보면 이럴 때 강한 합의가 형성된다. 여기에 속하는 이슈로는 경력 단절 여성 지원, 여성 폭력 근절, 공공기관 채용과 승진에 군 경력 인정, 무고죄 처벌 강화 등이 있다. 앞의 둘은 강한 정체성 그룹 남자를 제외하고 합의가 존재한다. 뒤의 둘은 강한 정체성 그룹 여자를 제외하고 합의가 존재한다. 이 이슈들은 2부에서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셋째, 정확히 남녀로 의견이 갈리는 이슈(‘3대 3’ 여론 분포)는 의외로 많지 않다. 대부분의 젠더 이슈에서 명확한 성 대결은 나타나지 않는다.
이 결과를 정리한 것이 〈그림 16〉이다. 온라인 등에서 갈등이 첨예하다고 알려진 문제 중 여러 이슈에 의외로 폭넓은 합의가 있다. 강한 정체성 남녀가 이 주제에 보이는 강한 열정과 온라인 활동성 때문에 이슈를 과도하게 주도하는 것 같다. 전체 여론은 소셜미디어나 커뮤니티가 보여주는 것만큼 첨예하거나 갈등적이지 않다.
일단 좋은 소식이다. 문제의 뿌리가 우리 눈에 보이는 것만큼 깊지는 않다. 우리는 남성들의 ‘남성 차별 의식’을 생산적 토론이 가능한 문장으로 번역했다. 남자들의 의견이 세대를 넘어 하나로 모인 것처럼 보이나(“남성 차별 심각하다”), 실은 대단히 이질적인 두 의견으로 나뉜다(‘구조적 남성 차별론’과 ‘남녀 상호 유불리론’)는 걸 보였다. ‘구조적 남성 차별론’이 ‘남성 차별 의식’을 대표하지 않는다는 것을 데이터로 확인했고, 그 소수의견이 어디서 나오는지 6개 스펙트럼 모델로 설명했다. 남자들의 주된 주장은 ‘남녀 상호 유불리론’이다. 이는 여성들에게도 공감대가 폭넓게 있다. 정책가나 전문 연구자들이 이것까지 부정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남자들은 물론이고 여자들 대부분도 이해하기 어려워할 것이다.
이것은 출발점이지 골인이 아니다. 2025년 조사의 진정한 도전 과제는 젠더 갈등 문제를 해결하거나 적어도 완화할 실마리를 찾는 것이다. 이 탐색이 2부의 주제다. 2019년 우리가 제기한 질문에 7년 걸려 내놓는 대답이기도 하다.
※ 〈시사IN〉 다음 호(제956호)에서 ‘2025 세대·젠더 국민통합 조사’ 분석 2부가 이어집니다.
천관율(언론인)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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