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 내수교회 신축 교육관 전경. 중정과 1, 2층 회랑으로 구성돼 있다. 왼편의 계단형 커뮤니티 좌석도 눈길을 끈다. 집파트너스 제공


충북 청주 내수읍에 있는 내수교회(김영진 목사)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장면이 있다. 해마다 열리던 경로잔치다. 교회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건축 기간을 제외하고 50여 년 동안 대규모로 행사를 치러 왔다. 동네 어르신들에게 일일이 초청장을 보내고 읍사무소와 지역 기관들과 협력했다. 반세기 가까이 이어진 사역은 이제 지역의 전통이 됐다. “내수교회가 하면 가장 잘한다”는 평가와 함께 교회는 지역과 늘 함께 사이다쿨바다이야기게임 하는 공동체로 인식돼 왔다.
최근 교육관을 건축하면서도 내수교회는 같은 질문에서 출발했다. 특별한 날에만 지역을 섬기는 교회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이웃과 만나는 교회가 될 수는 없을까. 내수교회의 교육관 건축은 이 물음에 대한 하나의 응답이었다.
지난 18일 교회에서 만난 김영진 목사는 “교회가 울타리로 둘러싸인 폐쇄적 바다이야기예시 공간이 아니라 누구나 와서 쉬고 머물 수 있는 장소가 되기를 바랐다”며 “특히 인근 중학교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 지역 주민들이 잠시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고 그 마음을 건축으로 구현했다”고 말했다.


중정과 회랑으로 주민을 초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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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본관 뒤편에 주차하고 신축 건물로 향했다. 새 건물에 발을 들이자 걸음이 자연스레 느려졌다. 약속 때문에 급했던 마음이 차분해졌고, 사람을 찾아 두리번거리던 시선이 붉은 벽돌과 중정, 회랑에 머물렀다. 건물 중심에 자리한 중정과 이어진 회랑으로 구성된 공간은 외부임에도 따뜻하고 안락한 느낌을 줬다. 겨울 햇살이 드 릴게임오션파라다이스 는 담벼락에 기대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공간, 이곳은 머무름과 쉼의 자리라는 설계자의 의도가 또렷이 읽혔다.

특히 중정과 맞닿은 계단형 커뮤니티 좌석은 아이들이 앉아 쉬거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배려한 배치다. 교회는 본관과 새로 지은 교육관으로 구성돼 있는데, 두 건물은 자연스럽게 연결돼 있었다. 서로 다른 시대 야마토릴게임 에 지어진 건물이지만 재료와 비례, 동선이 조화를 이루며 하나의 건축군처럼 읽혔다.
외벽 창문의 아치 처리 방식도 인상적이다. 기존 본관의 포인티드 아치를 그대로 복제하지 않고, 신축 건물에서는 곡선을 강조한 부드러운 아치로 변주했다. 어두운 톤의 기존 벽돌과 달리, 새 건물에는 밝은 색감의 벽돌을 사용해 시간의 흐름과 변화를 드러냈다. 과거와 현재를 구분하면서도 단절시키지 않는 방식으로, 보다 경쾌한 인상으로 사람들을 맞이한다.


열림과 공유의 공간으로


내수교회는 1943년 설립됐다. 본관 건물은 1994년에 세웠다. 이번에 허문 예배당은 그 이전에 지어진 옛 건물이라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었다. 공간 활용과 안전·설비 측면에서도 현대적 요구를 충족하기 어려워 철거를 결정했다. 김 목사는 “옛 건물을 뜯는 과정에서 이전 세대 신앙인들의 흔적이 느껴져 마음이 찡했다”며 “지금 기준으로 보면 부족해 보일 수 있지만 그때는 최선을 다해 교회를 세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교회는 이전 세대의 헌신을 기억하면서도 다음 세대를 위해 새로운 공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내수교회 김영진(오른쪽) 목사와 집파트너스건축 임성필 대표가 지난 18일 교회 목양실에서 인터뷰하며 포즈를 취했다.


새 건물의 기본 구상은 기존 교회의 역사성과 맥락을 존중하는 데서 출발했다. 설계를 맡은 임성필 집파트너스건축사사무소 대표는 “내수교회 교육관 설계의 출발점은 기존 교회 건축에 대한 존중과 연속성에 있었다”며 “옛 건물의 분위기와 정서를 이어가되 새로운 시대에 맞는 공간으로 재해석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방문에 동석한 그는 “특히 중요하게 고려한 개념이 열림과 공유”라며 “예배 공간을 확장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교회가 지역사회와 일상적으로 만나는 장소가 되자는 목사님과 교회의 바람에서 출발해 성도와 지역 주민, 기존 본관과 신축 건물, 실내와 외부 공간 사이의 경계를 건축적으로 허물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치가 중정과 회랑이다. 중정은 건물 전체를 하나의 유기적인 공간으로 엮고, 회랑은 단순한 이동 통로를 넘어 머물고 걷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기능한다. 비를 맞지 않고 건물을 한 바퀴 돌 수 있는 회랑은 교회 공간에 체류성을 부여하며, 실제 면적보다 훨씬 넓은 공간감을 형성한다.



1층 교육관 쪽에서 바라본 교회 전경과 2층 교육관에서 본 본관 모습이다.





동선 설계 역시 이 교회의 중요한 특징이다. 본관과 교육관을 브리지로 연결했다. 1층은 1층끼리, 2층은 2층끼리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수직·수평 동선이 연속되면서 건물 전체는 입체적인 순환 구조를 이룬다. 이동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하나의 공간 경험이 되도록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교육관 1층에 마련된 식당.


교육관 내부는 특정 기능에 고정되지 않은 가변 공간으로 계획됐다. 1층에는 식당과 소회의실이 배치됐는데, 이 공간은 카페나 학습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열어두었다. 폴딩 도어를 열면 중정과 실내가 하나의 공간처럼 이어지며 내부와 외부의 경계는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2층에는 교육실과 목양실, 스터디 카페처럼 활용 가능한 공간을 마련했다. 3층은 소예배와 다목적 활용이 가능한 공간으로, 젊은 세대를 염두에 둔 카페형 공간으로 구성됐다.


건축이 남긴 것, 과정과 공동체


이 같은 공간 구성은 지역 주민에게 공간을 열고 일상을 공유하겠다는 교회의 의지를 담고 있다. 새 건물은 이미 이웃과 만나는 장면을 만들어내고 있다. 학원을 마친 중학생들이 교회를 찾아와 공부하고, 라면을 먹고, 쉬었다가 돌아간다. 교회 맞은편에는 내수중학교가 자리하고 있는데, 교회를 다니지 않는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교육관을 드나든다고 한다. 김 목사는 “이런 모습을 보며 우리가 추구한 건축의 방향이 맞았다는 확신을 얻는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건축은 결국 신앙 고백의 또 다른 형태”라며 이렇게 말했다. “교회가 먼저 문턱을 낮추고, 먼저 기다리고, 먼저 내어주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누군가 잠시 머물다 갈 수 있도록 항상 비워 두는 곳이 되고 싶다.”
그는 건축물이라는 결과도 감사하지만, 그 과정에서 더 큰 은혜를 경험했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성도들에게 건축 헌금을 한 번도 독려하지 않았다. 대신 기도와 자발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성도들은 팀을 나눠 전국의 교회를 답사하며 자료를 수집했고, 설계사와 시공사 선정에도 투표로 참여했다. 성도들의 압도적인 찬성 속에 건축이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이탈한 성도는 없었다고 했다. 김 목사는 “우리는 건축하면서 즐거웠고, 행복했고,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향후 계획에서도 이어진다. 내수교회는 이번 교육관 건축을 1차 단계로 보고 있으며, 기존 본관의 1·2층 리모델링 역시 성도들의 충분한 논의와 동의를 거쳐 신중하게 검토할 예정이다. 김 목사는 “건물을 더 짓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교회가 지역 안에서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지를 계속 묻고 싶다”며 “사람들이 ‘어디서 만나자’고 할 때 그 장소가 교회였으면 좋겠다. 이 건물이 누군가에게는 교회에 대한 첫 기억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내수교회 교육관은 건축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9월 열린 제30회 청주시 건축상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사진=전병선 기자, 집파트너스 제공



청주=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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