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30분 분량의 ‘사랑’ 이야기 10편으로 ‘단막극’의 명맥을 잇고 있다. 줄어든 러닝타임만큼 소재도 다소 가벼워졌지만, 그럼에도 의미 있는 주제를 아우르며 실험 정신은 이어나가고 있다.



ⓒ퇴근 후 양파수프 캡처


14일 방송을 시작한 KBS ‘러브: 트랙’은 서로 다른 모양의 10가지 사랑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앤솔로지다.
제약회사 영업직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박무안(이동휘 분)과 프랑스 가 야마토게임 정식 식당을 운영하는 요리사 한다정(방효린 분)의 이야기를 담은 ‘퇴근 후 양파수프’, 성적 압박에 시달리던 전교 1등 한영서(한지현 분)가 기현하(옹성우 분)가 건넨 ‘줄이어폰’을 통해 위로받는 내용의 ‘첫사랑은 줄이어폰’을 시작으로 10편의 서로 다른 ‘사랑’ 이야기가 이어진다.
매해 선보이던 단막극 프로젝트 ‘드라마 스페셜’을 올해 온라인릴게임 쉬어가는 대신, ‘로맨스 드라마’로 주제를 좁히고 미드폼으로 러닝타임을 줄여 그 아쉬움을 달래는 모양새다. 약 41년 동안 신인 창작자, 배우들의 기회의 장이 되곤 했지만, 시청률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던 단막극이, 변주를 통해서나마 명맥을 이어가는 것에 ‘다행’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뚜껑을 연 ‘러브: 트랙’을 향한 반응도 긍정적이다. 온라인골드몽 아직 공개 초반 단계지만, ‘퇴근 후 양파수프’는 추운 겨울, 따뜻한 위로를 얻을 수 있는 작품으로 ‘편안하면서, 위로가 된다’는 반응을 얻었으며, ‘첫사랑은 줄이어폰’은 30분 안에 첫사랑 감성을 꽉 담아내 힐링을 선사했다. 해피엔딩 대신, 의외의 결말로 짧지만 임팩트 있었다는 감상을 남기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퇴근 후 양파수프’가 제 오션파라다이스다운로드 약회사 영업직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박무안(이동휘 분)이 프랑스 가정식 식당 요리사 한다정(방효린 분)에게 위로를 받으며 감정을 키우는 과정은 요리와 사랑을 접목해 익숙한 듯 색다른 재미였다면, 이후 장기 연애 커플이 모텔에서 살인마를 마주하는 로맨스 스릴러도 공개된다. 여기에 노년부터 비혼, 소수의 사랑까지. 일상적 소재로 진입장벽은 낮추되, 소재를 다채 릴게임 롭게 활용하는 노력이 엿보인다.
주제는 물론, 표현 방식의 새로움도 예고됐다. KBS 측은 앞서 ‘늑대가 사라진 밤에’에서는 늑대가 등장하는데 이때 개를 AI 기반 영상 변환 기술을 활용해 늑대로 변모시키는 새로운 제작 방식을 적용했다고 예고했는데, 이를 통해 소재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자아낸다.
물론, 시청률은 1%대로 여전히 저조하다. AI 기술 적용을 언급하는 등 나름의 새로운 시도도 없지는 않지만 ‘사랑’이 소재인 만큼 일상적인 내용으로 채워져 신인 창작자들의 장르적 도전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 것이 여전히 아쉽다는 시청자도 없지 않다.
11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별 하나의 사랑’의 정광수 PD 또한 “이번에 드라마스페셜이 유지가 됐는데, 30분 분량이 러닝타임이 반으로 줄어들었다는 간단한 개념은 아니었다. 촬영, 예산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잘 해냈다”라고 단막극 유지의 어려움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시청률이 5%까지 나오면 좋겠다. 그러나 시청률도 시청률인데 여러 플랫폼이 있다. (우리 콘텐츠는) 확대되고 재생산되는 콘텐츠들이라고 생각한다. 조회수에 대해 욕심을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또 티빙과 웨이브로 공개의 폭을 넓히며 고군분투 중인 단막극이다. 어려움 속에서도 호평으로 문을 연 ‘러브: 트랙’의 남은 작품들이 단막극의 의미를 보여줄 수 있을지, 남은 회차들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