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노진섭 의학전문기자)
췌장암 환자의 생존율은 15.9%로 주요 암종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는 췌장암이 대표적으로 조기 발견이 어려운 암이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고,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복통·식욕 부진·체중 감소 등 다른 질환에서도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 대부분이어서 병을 의심하거나 진단 시기를 놓치기 쉽다. 또 췌장은 몸 안쪽 깊은 곳에 있어 진단이 쉽지 않고, 췌장암 자체도 생물학적으로 매우 공격적인 특성을 보인다. 이에 따라 췌장암은 진단 시점에 이미 전이된 상태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췌장암도 알라딘릴게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생존율은 80% 안팎까지 높아진다. 다시 말해 췌장암은 '발견 시점'이 생존율을 사실상 결정짓는 암이다. 다만 온 국민을 대상으로 선별검사를 시행하는 것은 비용·효율성 측면에서 현실적인 한계가 크다. 이에 의료계는 췌장암 발생 위험이 큰 집단을 선별해 집중적으로 검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직계 가족력, 특정 유전자 변이, 우주전함야마토게임 만성췌장염 환자는 대표적인 췌장암 고위험군이다. 또 50세 이후 새로 생긴 당뇨병이나 원인 없는 체중 감소도 경고 신호로 꼽힌다.
이런 배경에서 한국췌장외과학회와 대한암협회 등 관련 단체는 2022년 '10년 내 췌장암 생존율 2배'를 목표로 한 캠페인을 벌였다.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한 조기 진단 전략과 함께, 영상·분자 진단 기술과 수술 황금성릴게임 ·항암 치료 등 치료법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 이러한 목표 설정의 근거다.



췌장암을 비교적 이른 단계에서 발견하기 위해 10여 년 전부터 내시경초음파(EUS)가 활용되고 있다. 내시경 끝에 초음파 장치를 부착해 위나 십이지장을 통해 췌장을 가까이에서 관찰하는 검사다. 신천지릴게임 사진은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내시경 시술을 시행하는 모습 ⓒ뉴스뱅크





국내 의료진단 기업 아이엠지티가 개발한 췌장암 치료 목적 집속 초음파(FUS) 의료기기가 지난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 골드몽 상시험 승인을 받았다. 이 기기는 항암제 투여와 병행해 시술할 경우, 항암제의 췌장암 조직 전달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됐다. ⓒ뉴스뱅크





췌장암은 몸 깊은 곳에 있고 주변 혈관·장기와 가까워 조직 채취가 어렵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액체 생검(liquid biopsy)이 주목받고 있다. 혈액·소변 등 체액에서 암의 흔적을 찾아 분석하는 방식이다. ⓒfreepik


조기 진단법으로 EUS·액체 생검 부상
췌장암 진단은 보통 혈액검사 이상 소견을 계기로 시작되며, 이후 복부 초음파와 CT(컴퓨터단층촬영)를 시행하고 필요 시 MRI(자기공명영상)로 정밀하게 평가한다.
췌장암을 더 일찍 발견하기 위한 검사 가운데, 최근 특히 주목받는 방법이 내시경초음파(EUS)다. 위나 십이지장까지 넣는 내시경 끝에 초음파 장치를 달아, 그 뒤편에 있는 췌장을 가까이에서 관찰하는 검사다. 기존 검사법으로 놓치기 쉬운 초기 췌장암이나 작은 병변까지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장재혁 부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최근 10년 사이에 의료 현장에 빠르게 보급된 EUS는 영상 확인과 동시에 조직검사도 가능해 췌장암 조기 발견에 유용하다"고 말했다. 
사실 암을 확진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은 암 조직을 떼어 현미경으로 보는 '조직검사'다. 하지만 췌장암은 몸속 깊은 곳에 자리하고 혈관이나 장기와 가까워 그 조직을 떼어내기가 어렵다.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진단법이 액체 생검(liquid biopsy)이다. EUS가 영상과 조직을 통해 국소 병변을 확인하는 검사라면, 액체 생검은 혈액·소변·침 같은 체액에서 암세포에서 떨어져 나온 DNA 조각(순환종양 DNA)이나 혈액 속을 떠다니는 종양세포(순환 종양세포) 등 종양의 흔적을 찾는 방식이다. 
액체 생검은 채혈만으로 시행할 수 있어 비침습적이며, 치료 경과나 재발 여부를 반복적으로 추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상명 국립암센터 간담도췌장암센터장은 "현재 진행성 또는 재발성 췌장암 환자에서 암의 유전적 특징을 파악하기 위해 보조 수단으로 액체 생검을 사용하고 있다. 종양 위치가 깊어 조직을 떼어내기 어렵거나, 조직검사가 위험한 경우에는 액체 생검이 대체 수단으로 권장된다. 조기 진단, 재발 감시 혹은 수술 후 잔존 암 탐지 등을 위해 다양한 액체 생검 기술을 이용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폐암과 대장암 등 일부 암종에서는 이미 액체 생검을 통해 특정 유전자 변이를 확인하고, 이를 표적치료제 선택에 참고하고 있다. 다만 액체 생검은 병리학적 진단 등에 한계가 있어 현재로서는 조직검사를 대체하기보다는 진단과 치료 결정을 보완하는 도구로 활용된다. 장재혁 교수는 "수년 내에 췌장암에서도 액체 생검이 진단과 치료 결정에 본격적으로 도입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췌장암 고위험군에서 더 이른 단계의 암을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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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치료의 벽 '콜드 튜머'를 '핫 튜머'로 
췌장암 치료의 기본은 수술이다. 최근에는 복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한 최소 침습 방식으로 발전하면서 수술 범위와 회복 측면에서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진단 당시 바로 수술이 가능한 췌장암 환자는 전체의 20% 남짓에 불과하다. 상당수는 이미 암이 주변 혈관을 침범했거나 전이가 있어 곧바로 수술하기 어렵다. 이 경우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를 먼저 시행해 종양의 크기와 침범 범위를 줄인 뒤, 수술이 가능한 상태로 전환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이 때문에 췌장암 환자 가운데 항암치료를 받는 비율이 높다. 항암치료는 종양 축소 효과를 우선하는 치료와 부작용을 줄인 치료로 나뉜다. 전신 상태가 양호한 환자에게는 강한 치료를,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부작용 부담이 작은 치료를 선택한다. 부작용이 적은 항암치료는 안전성 측면에서는 유리하지만, 종양 축소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이런 표준 항암치료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에는 표적치료제와 면역치료제를 중심으로 한 정밀의학 접근이 발전하고 있다. 
표적치료제는 암세포가 가지고 있는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나 분자 이상을 선택적으로 겨냥하는 치료 전략이다. 췌장암의 약 90%에서 발견되는 KRAS 돌연변이를 표적으로 한 치료제 개발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에는 KRAS 변이를 포함해 다양한 분자 이상을 대상으로 한 신약 후보들이 임상 초기 단계에서 의미 있는 치료 반응을 보였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면역항암제는 암으로 인해 억제되거나 회피된 면역반응을 다시 활성화해, 환자 자신의 면역계가 암세포를 인식하고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치료다. 기존의 세포독성 항암제와 달리 정상 세포에 대한 손상이 상대적으로 적어, 전반적으로 부작용 부담이 작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췌장암에서는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가 매우 제한적이다. 이는 췌장암이 면역계의 공격을 회피하도록 매우 강력한 방어 환경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췌장암 조직은 두껍고 단단한 섬유화 기질로 둘러싸여 있어 면역세포의 침투가 어렵고, 암 주변 환경 역시 면역 기능을 억제하는 상태로 유지된다. 이처럼 암세포와 이를 둘러싼 기질, 면역세포, 신호물질 등이 만들어내는 복합적인 환경을 종양미세환경(TME)이라고 한다. 우상명 센터장은 "종양미세환경이 면역 억제 상태다. 그래서 면역치료제를 단독으로 사용할 때 대부분 실패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면역 환경 개조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다"고 말했다. 
면역계가 거의 작동하지 못하는 종양을 흔히 '차가운 암(콜드 튜머)'이라고 부르며, 췌장암은 대표적인 콜드 튜머로 꼽힌다. 반대로 면역계가 잘 작동하는 종양은 '뜨거운 암(핫 튜머)'으로 분류된다. 이론적으로 콜드 튜머를 핫 튜머로 바꾸면 면역치료제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진다. 실제로 현재 췌장암 연구의 핵심은, 면역항암제에 반응하지 않는 콜드 튜머의 특성을 핫 튜머로 전환하고, 이를 통해 면역치료의 효과를 끌어올리는 데 맞춰지고 있다. 우상명 센터장은 "췌장암은 구조·세포·기질 전반이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전형적인 '콜드 튜머'다. 두꺼운 섬유화 기질과 면역억제세포가 면역세포의 접근과 작동을 막고, 종양 항원성이 낮아 T세포 활성화 자체가 어렵다. 따라서 췌장암에서 면역치료 효과를 높이려면, T세포 침투를 늘리고 면역억제 환경을 완화하며 종양 항원성을 강화하는, 이른바 '핫 튜머화'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면역치료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시도가 계속되는 가운데, 치료 반응을 보다 정밀하게 예측하려는 접근도 주목받고 있다. 그 대표적인 방법이 오가노이드(organoid)다. '미니 장기'로 불리는 오가노이드는 환자의 실제 종양 조직으로 만들어, 실험실에서 해당 암을 재현한 모델이다. 이를 통해 환자 맞춤형으로 항암제나 신약 반응을 미리 평가할 수 있어, 치료 전략을 개인화하는 도구로 기대된다.
새로운 치료 접근법 '오가노이드' 주목
이 가능성은 국내 연구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2022년 세브란스병원을 포함한 국내 연구진은 췌장암 환자 조직을 이용해 오가노이드 모델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외 연구를 종합하면, 췌장암 오가노이드는 현재 비교적 안정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기술 단계에 도달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항암제·표적치료제·신규 후보 약물의 반응을 실험실 수준에서 시험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약물 반응 결과가 실제 환자의 치료 결정이나 생존율 향상으로 직접 이어진다는 확실한 임상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우상명 센터장은 "췌장암 오가노이드는 최근 수년 사이에 크게 발전했고, 맞춤형 치료 및 약물 민감성 예측 도구로서 유망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당장 적용 가능한 '표준 검사 및 치료 보조'가 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 매년 새롭게 진단되는 췌장암 환자는 약 1만 명으로, 인구 고령화와 함께 발생률은 꾸준히 올라 2040년에는 연간 1만6000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췌장암의 생존율은 비관적이지만, '조건부 생존율'이라는 지표를 적용하면 해석은 달라진다. 조건부 생존율은 진단 후 일정 기간을 이미 생존한 환자가 이후 추가로 생존할 확률을 의미한다. 강미주 국립암센터 암등록감시부 책임연구원은 "췌장암 진단 후 2년 이상 생존한 환자가 이후 3년을 더 생존할 확률은 약 50%다. 이런 환자는 전체 췌장암 환자의 약 27%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초기 치료를 넘긴 이후에는 예후가 상당히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의 중요성이 크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