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정수영 고택 전경. 최민서기자



10일 오전, 화성시 서신면 궁평리. 황금빛 논이 끝없이 펼쳐진 들판을 따라 걷다 보면 숲 아래 정수영 고택이 모습을 드러낸다. 고택이 품은 풍경은 세월이 내려앉은 깊이를 전하면서도 은근한 온기를 품고 있었다. 가을이 지나고 초겨울 바람이 매서운 12월이지만, 정수영 고택은 오히려 포근한 기운으로 방문객을 맞이했다.
 




화성 정 게임릴사이트 수영 고택 앞 보호수. 최민서 기자



고택으로 향하는 길목에서는 멀리서도 눈에 띄는 보호수 한 그루가 가장 먼저 반긴다. 수령 약 350년, 수고 약 12m에 이르는 느티나무로, 수백 번의 바람과 계절을 견딘 풍채가 마치 한 권의 역사처럼 우뚝 서 있었다. 고택과 고목이 함께 만 릴게임야마토 들어내는 장면은 마을의 시간을 담은 상징처럼 다가온다.
 




화성 정수영 고택 역사와 특징. 최민서기자


◇126년간의 역사, 정수영 고택

체리마스터모바일 화성 정수영 고택은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궁평리에 있는 국가민속문화재 제125호다. 고택은 안채 상량문 묵서에 "대한광무삼년기해이월이십사일미시입주상량(大韓光武三年己亥二月二十四日未時立柱上樑)"이라 하는 것으로 보아 1899년에 건립된 것임을 알 수 있다. 1984년 문화재 지정 당시 세대주 이름을 따라 '박희석 가옥', '정용래 가옥'으로 불려 오다가 201 바다이야기pc버전다운 7년 문화재청의 지정 명칭 부여 지침에 따라 '화성 정수영 고택'으로 변경되었다. 화성 정수영 고택은 경기도 지역의 전형적인 튼 'ㅁ'자 형 초가집으로, 창건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보기 드문 가옥이다. 경기도는 2021년 문화재 돌봄 사업의 하나로 창호지 도배와 문고리 교체 등의 보수공사를 통해 고택 보존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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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정수영 고택 전경. 최민서 기자


◇ 가옥의 배치와 외곽 구조

화성 정수영 고택은 완만하게 경사진 뒷산을 배경으로 남향해 자리 잡은 전통가옥으로, 터를 고르게 하기 위해 앞쪽에 축대를 쌓아 기단을 만든 것이 특징이다. 축대 계단을 오르면 대문간이 나타나며, 대문을 중심으로 좌우에 사랑공간이 배치되어 기본적인 '튼 ㅁ자' 구성을 이룬다. 전체적으로 안채와 사랑채, 부속채가 서로 맞물리며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튼 ㅁ자형' 평면이지만, 원형을 비교적 온전히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화성 정수영 고택 정문에서 바라본 내부 모습. 최민서기자


사랑채 부분은 큰길과 면하도록 꾸며져 있어 외부 접근성이 좋다. 대문간 서편에는 앞퇴를 달아 개방감을 준 2칸짜리 사랑방이 남향으로 자리하며, 지나던 길손도 자연스레 들러 쉬어갈 수 있을 만큼 열린 구조를 가진다. 대문 동편에도 앞퇴가 달린 1칸 규모의 작은사랑이 있으며, 현재는 툇마루에 농기구가 놓여 있는 등 예전과 달라진 생활 모습을 보여준다. 작은사랑 뒤쪽으로는 단칸통 4칸의 헛간·곳간이 이어지며, 사랑채 남쪽—부속채 북쪽이 연속적으로 붙어 튼 ㅁ자 구도를 완성한다.

사랑채 겸 문간채 역시 'ㄴ'자형으로 짜여 있으며, 문간은 내정의 중심축에서 약간 동쪽으로 치우치게 배치되었다. 서쪽에는 사랑채가, 동·북쪽에는 행랑방·곳간·마구간 등이 이어져 전체 구성의 균형을 이룬다. 건물 기단은 가공석과 자연석을 혼용해 주초를 세우고, 그 위에 네모기둥을 올려 부연이 없는 홑처마·납도리집 형식을 갖추고 있다. 부재의 견실함으로 보아 원래는 기와집이었던 것을, 후대에 초가로 개조한 것으로 판단된다.
 




화성 정수영 고택 안채 모습. 최민서기자


◇ 안채의 공간 구성과 건축적 특징
마당을 중심에 두고 자리한 안채는 'ㄱ'자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변에는 길게 마련된 안방과 그에 이어 붙은 부엌이 놓였으며, 북변에는 남향한 대청과 건넌방이 연결된다. 대청은 칸 반 규모로 두 칸을 이루는 3칸 대청 구조이며, 건넌방은 앞퇴를 둔 단칸방으로 실용성이 돋보인다. 방과 대청 뒤편에는 반칸 폭의 쪽마루 또는 벽장을 배치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는데, 이러한 요소는 사랑채 뒷면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정수영 고택은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튼 ㅁ자형 배치를 따르면서도 창건 당시의 원형을 훼손 없이 간직하고 있는 드문 사례다. 사랑채·안채·부속채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전통 주거의 짜임, 대청과 안방·건넌방의 공간 활용 방식은 물론, 대문과 길의 관계까지 조화롭게 구성되어 있어 중부지방 전통가옥의 전형성과 고택 고유의 개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건축물이다.
 




화성 정수영 고택 부엌 모습. 최민서기자


안방은 길게 빠진 두 칸 구성으로 북쪽에 반칸짜리 골방을 두고, 다시 그 뒤에 개흘레 공간을 덧붙여 내부 공간을 확장했다. 남쪽에는 칸 반 크기의 부엌이 이어지며, 중부지방 전통 가옥의 'ㄱ자집' 구성을 충실히 따른다. 특히 안채의 서편에 안방을, 동편에 건넌방을 두어 대칭 구조를 이루고, 건넌방 앞에는 높은 툇마루를 둔 것이 특징적이다. 전반적인 가구기법과 재료 사용 등을 고려하면 이 고택은 19세기 후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이한 점은 대청마루 뒤편 한쪽 벽을 막아 높게 올린 '신왕단'이다. 이는 내부에서 제사를 지낼 수 있도록 특별히 마련된 공간으로, 지역 전통가옥에서는 드문 구성이다.
 
최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