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평생 배우 말고는 한 게 없어요. 영화계에 머물다 가는 것이 제 인생의 전부예요.”



고 김지미(사진=이데일리DB)



‘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라고 불린 영화배우 고 김지미가 2019년 제9회 아름다운예술인상에서 공로예술인상을 수상하며 한 말이다. 덕성여고 재학 시절 우연히 김기영 감독에게 길거리 캐스팅이 돼 17세에 데뷔를 한 후 평생 영화 외길을 걸어온 고인의 삶을 제대로 반영한 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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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인총연합회(영협)와 한국영화배우협회(협회) 측은 10일 배우 김지미가 가족이 있는 미국 LA에서 별세했다고 전했다. 향년 85세. 사인은 저혈압으로 인한 쇼크사로 알려졌다. 영협은 영화인장을 논의했으나 미국 현지에서 조용히 장례를 마무리하길 원하는 유족의 뜻에 따라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추모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오션파라다이스사이트 고인은 1957년 영화 ‘황혼열차’로 데뷔해 1990년대까지 활동했다. 비공식적인 기록까지 합하면 출연한 작품은 약 700편에 달한다. 이는 국내 배우 중 최다 출연작의 기록이기도 하다.
대표작은 영화 ‘비오는 날의 오후 세시’(1959), ‘바보온달과 평강공주’(1961), ‘춘향전’(1961), ‘장희빈’(1961), ‘ 사아다쿨 이수일과 심순애’(1965), ‘홍도야 울지 마라’(1965), ‘토지’(1974), ‘비구니’(1984), ‘티켓’(1986) 등 셀 수 없다. 이 작품들을 통해 백상예술대상, 청룡영화상, 부일영화상, 대종상 등 시상식을 휩쓸었다.
오직 영화계를 위해 힘써온 고인은 연기 외에 1995년 한국영화인협회 이사장, 1998년 스크린쿼터 사수 바다이야기2 범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1999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 등을 맡아 행정에 관심을 기울였으며 1985년 ‘지미필름’을 창립해 제작도 나섰다.
‘지미필름’을 설립한 후 ‘티켓’(1986)을 비롯해 7편의 영화를 제작하며 영화계의 발전을 위해 앞장섰다. 고인은 이런 활동에 대해 “많은 영화인들이 저를 위해서 많은 희생을 해줬고 도와 바다이야기#릴게임 줬기 때문에 제가 배우가 됐고 오늘 날까지 왔다”며 “영화인들에게 빚을 갚고,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이런 자리에 앉았다”고 설명했다.
빼어난 외모, 뛰어난 연기로 데뷔부터 주목받던 고인은 당시 보수적인 사회적인 분위기와 달리 주체적인 삶을 산 ‘신여성’으로도 꼽힌다. 데뷔 후 1년 뒤인 1958년 영화감독 홍성기와 결혼을 했고 4년 만인 1962년 이혼을 했으며 1963년 당대 최고의 스타 최무룡과 재혼해 딸을 출산했으나 1969년 이혼했다.
1976년 가수 나훈아를 만나 1982년까지 동거하며 사실혼 관계를 유지했으나 결별했고, 1991년 의사인 이종구 박사와 네 번째 결혼 후 11년 뒤 이혼했다. 외모와 연기, 화려한 삶까지 비견되며 할리우드 스타 엘리자베스 테일러로 불렸다.
‘영화계 여걸’로 불린 고인의 비보에 영화계에서는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김가영 (kky1209@edaily.co.kr) 기자 admin@seastorygame.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