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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와 말했다. 남자이자 있었다. 마주한 사이로 있을2024년 4월21일(현지시각) 런던 마라톤 대회 결승선 직전. 필자 제공
런던은 마라톤 고수들의 향연
‘2024년 4월21일 런던 마라톤에 참가해 볼 의향이 있습니까. 당신이 런던 마라톤을 달리고 싶다면 특별하게 런던 마라톤 대회 참가 추첨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2023년 9월 런던 마라톤 사무국에서 이메일을 받았다. 런던 마라톤은 세계 6대 마라톤 중에서도 참가 기회를 얻기가 가장 어려운 대회다. 뜻하지 않게 선물 같은 기회가 주어졌다.
런던 마라톤을 참가하기 위 바다이야기슬롯 해서, 비행기로 1만1000km를 날아갔다. 서울에서 금요일 오후에 떠나 같은 날 오후 런던에 도착했다. 지구 자전의 반대 방향으로 거슬러 오면서 시간이 멈춘 동안 공간 이동을 한 셈이다. 런던 마라톤은 템즈강 남쪽 그리니치공원 블랙히스에서 출발한다. 그리니치 표준시(Greenwich Mean Time, GMT)의 기준이 되는 곳에서 마라톤을 출발하다니 나 바다이야기프로그램 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니치 공원에서 시작해서 템즈강 남쪽에서 20km쯤 달리고 타워브릿지를 통해 템즈강을 건넌다. 그리고 나머지 후반 하프는 템즈강 북쪽에서 달리는데 버킹엄궁전 바로 앞 공원에서 마친다.
2024년 런던 마라톤 참가자들이 타워브릿지 위를 달리고 모바일야마토 있다. 필자 제공
출발한 구역은 사람들 몸매만 봐도 기록이 빠른 고수 러너들이 모여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바람이 거세게 부는 날씨에도 싱글렛에 쇼츠 차림으로 출발을 기다리는 전 세계 러너들을 볼 수 있었고, 괜스레 으쓱해지는 기분이었다. 버저가 울리고 출발선을 향해 러너 물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릴게임5만 . 오전 10시쯤 출발해서 길 양옆에 단독 주택들이 자리한 마을을 지나는데, 마을 교회당에서 예배 시작을 알리는 청아한 종소리가 울렸다. 여운이 가슴 속에서 잔잔하게 퍼져나가며 출발 전 거센 바람에 차가워진 몸과 위축되었던 마음이 따뜻해지고 편안해지기 시작했다. 길 양편으로 줄지어 서서 느긋하고 잔잔하게 응원하는 주민들 모습이 평화로웠다. 집 마당 의자에 바다이야기디시 가족끼리 앉아서 편안하고 흥겹게 응원하는 기분 좋은 풍경에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내 집 앞마당에서 세계 6대 마라톤을 구경할 수 있다니! 집 안에 있을 순 없었겠다.
런던 마라톤 대회 주로에서는 후원금을 기부한 단체 이름을 새긴 경기복을 맞춰 입거나, 후원 단체를 홍보하는 배너를 경기복 뒤에 달고 있는 러너들이 많이 보였다. 대회 3분의 1쯤 달리다가 정신건강재단을 후원하는 참가자 그룹을 보게 되었다. ‘We run for mental health (우리는 정신건강을 위해 달립니다)’라고 마라톤 경기복 뒤에 새긴 글귀를 보는데, 문득 정신건강의학과에서 20년 가까이 일해온 나 자신이 그동안 참 애써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선 사람들에게 주눅들지 말 것
“자신을 칭찬하고 격려해 주세요. 스스로 칭찬할 수 없다면 남이 하는 격려와 칭찬도 믿기지 않아요. 오히려 ‘나 그렇게 훌륭하고 좋은 사람 아닌데’라고 움츠러들지요. 나 스스로에게 이야기해 주세요. ‘지금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 ‘나는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다’ 하면서 말이죠.” 진료실에서 내담자들에게 내가 하는 말이 생각났다.
삶을 사는 동안 자신을 이해하고 스스로 격려하고 칭찬하는 것은 고비를 넘기는 원동력이 된다. 우리는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와 기준을 높게 설정하게 되다보니, 내 역량을 헤아리고 만족하기보다 나보다 타인을 선망한다. ‘나는 왜 이것밖에 안되지?’ 스스로 못마땅하고 나보다 앞선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에게 주눅이 든다.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것들을 충분히 누리지 못한다.
매일 같이 힘들고 지치고 불안하고 날선 상태로 찾아오는 많은 이들을 진료하며 애써왔다. 나의 내면을 이해함으로 결국은 나와 같은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고자 노력했다. 스스로 내면의 생각이 일어나고 감정이 느껴지는 상태를 주시하며 순간순간 깨어있고자 새벽마다 달리기를 이어왔다. ‘김세희, 수고했다. 충분히 잘했다.’ ‘오늘은 그동안 수고에 대한 선물을 받았으니, 그대로 누려보자!’
2024년 런던 마라톤 참가자들이 런던 아이를 지나고 있다. 필자 제공
풍경만큼 이국적인 낯선 땅의 향기
템즈강변을 따라 달리는 동안 나의 오감은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응원단들의 연주, 맛있는 음식 냄새에 반응한다. 어디선가 소시지 굽는 냄새와 커피향이 바람결에 실려오니 문득 허기가 지는 느낌이 든다. 런던 시내를 달리며 이국적인 주로 풍경도 인상적이었지만 라일락 향기와 이름 모를 꽃향기, 도시에서 맡을 수 있는 특유의 냄새가 후각 정보로 입력되었다. 그러면서, 시각장애인 러너들이 달릴 때 어떨지 떠올려보게 되었다. 시각 정보가 제한되면 후각과 청각을 통해서, 대회 주로를 기억하게 될까? 때마침 내 앞으로 가이드 러너와 함께 시각장애인 여성 러너가 달려 나간다. 나도 km당 4분20초 페이스로 달리고 있었는데, 앞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수많은 인파 속에서 진지하게 달리고 있는 그녀를 보며 감동이 밀려왔다. 주변을 감상하며 달리고 있던 나는 좀 더 레이스에 집중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19km까지 템즈강 남쪽 강변을 따라 둥글게 돌아 서쪽으로 가다가, 강을 건너기 위해 북쪽을 향해 오른쪽으로 돌았다. 폭죽이 귀에서 터지듯 어마어마한 함성이 들렸고, 웅장하고 아름다운 타워브릿지가 눈앞에 나타났다. 내 앞의 러너가 응원하는 사람들을 향해 ‘뭐라구? 잘 안 들려’ 하는 것처럼 귀에 손을 가져다 댔더니, 스피커 볼륨을 올리는 것처럼 응원 함성이 점점 커져 하늘에 울려 퍼진다. 뒤따르는 다른 러너가 양손을 이용해 응원 함성을 지휘한다. 마라톤 대회가 런던의 축제 같았다. 응원 나온 사람들은 특별히 휠체어 주자가 지나갈 때 더욱 우렁찬 목소리와 큰 박수갈채를 보내 주었는데, 캥거루 복장을 한 휠체어 주자와 함께 지나가던 내 마음도 뭉클해졌다.
영국 런던의 빅벤. 필자 제공
24마일(38km) 블랙프라이어스 지하도를 통과해서 밖으로 나오는데, 지하도 끝에 찬란한 빛과 함께 응원 함성이 울려 퍼졌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깜깜하고 고요한 터널에서 어마어마한 함성이 퍼지는 밝은 광장으로 일시에 전환되면서 온몸의 감각과 의식이 깨어나는 느낌이 들었다. 레이스가 점점 막바지를 향해 간다. 더욱 진지하게 레이스에 집중하게 되었다. 햇빛에 황금 장식이 반짝이며 짠, 빅벤이 눈앞에 나타났다. 빅벤, 웨스트민스터 궁을 지나며 자연스럽게 달리는 동작이 커지며 앞을 향해, 끝을 향해 내달리고 있는 나를 바라볼 수 있었다.
영국 런던의 버킹엄 궁전 정원에 런던 마라톤 펜스가 쳐져 있다. 필자 제공
스스로를 칭찬하며 만끽한 ‘선물’
곧이어 버킹엄 궁전 앞을 지나며 관중의 환호 세례를 받으며 피니시를 통과하게 되었다. 휴대폰을 높이 들어 사진을 찍고 서로 마주 안고 우는 러너, 고통스럽게 바닥에 드러누워 숨을 몰아쉬는 러너 등 각양각색 주자들을 보면서 찬찬히 걷는다. 3시간20분 이내에 런던 마라톤을 완주한 주자들이다. 너무 여유를 가지고 뛰었나? 레이스를 마치고 힘겨워하는 다른 주자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너무 멀쩡했다. 이전에는 늘 전력으로 소진하며 대회에 임하다가 오늘은 스스로 격려하고 칭찬하며 대회를 누렸다. 그래서 피로감이 별로 없고 상쾌하고 여유롭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대회 시작 전부터 거세었던 바람은 레이스를 마쳤는데도 여전했다. 바람의 도시, 런던에서 주어진 선물을 충분히 만끽했다.
2024 런던 마라톤 참가자들이 결승선에 도착하기 전 질주하는 모습. 필자 제공
# 마라톤 하는 정신과 의사 김세희의 ‘마인드 업’은?
세계 6대 메이저 베를린·보스턴·도쿄·시카고·런던 마라톤을 포함해 50여 차례 국내외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한 김세희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임상교수가 연재하는 ‘마라톤 하는 정신과 의사 김세희의 마인드 업’ 전문은 한겨레 ‘오늘의 스페셜’ 코너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김 교수가 20년간 달리기와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통해 깨달은 마음에 대한 이야기가 ‘마음의 회복’을 원하는 독자분들께 큰 도움이 될 것 입니다.
(※네이버, 다음 등 포털뉴스 페이지에서는 하이퍼링크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주소창에 아래 링크를 복사해 붙여넣어 읽을 수 있습니다.)
▶마라톤 하는 정신과 의사 김세희의 ‘마인드 업’ 연재 바로가기
https://www.hani.co.kr/arti/SERIES/3322
김세희
런던은 마라톤 고수들의 향연
‘2024년 4월21일 런던 마라톤에 참가해 볼 의향이 있습니까. 당신이 런던 마라톤을 달리고 싶다면 특별하게 런던 마라톤 대회 참가 추첨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2023년 9월 런던 마라톤 사무국에서 이메일을 받았다. 런던 마라톤은 세계 6대 마라톤 중에서도 참가 기회를 얻기가 가장 어려운 대회다. 뜻하지 않게 선물 같은 기회가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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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칭찬하고 격려해 주세요. 스스로 칭찬할 수 없다면 남이 하는 격려와 칭찬도 믿기지 않아요. 오히려 ‘나 그렇게 훌륭하고 좋은 사람 아닌데’라고 움츠러들지요. 나 스스로에게 이야기해 주세요. ‘지금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 ‘나는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다’ 하면서 말이죠.” 진료실에서 내담자들에게 내가 하는 말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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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의 빅벤. 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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