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서울시가 세계 문화유산인 종묘 맞은편에 최고 145m 높이의 고층 건물을 허용한 데 대한 사회적 논란이 거센 가운데, 이런 갈등의 배경에는 오세훈 시장의 대규모·초고층 도심 개발에 대한 강한 집념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 시장은 건물 높이·용적률 규제를 완화해주는 대신 도심을 녹지로 연결하는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을 수립해 종묘 맞은편 세운상가부터 퇴계로 진양상가까지 7곳을 모두 철거하고 광화문광장 3배(13만9000㎡) 크기의 녹지 릴게임가입머니 공간 조성을 추진 중이다. 이런 흐름에 따라 종묘 앞 세운 4구역(종로구 예지동 85번지 일대) 역시 건물 높이는 최고 71.9m의 두배, 용적률은 최대 700%에서 1094%로 상향된 재개발 사업으로 바뀌었다.



종로변 55m 청계천변 71.9m 제한 높이를 적용한 세운4구 릴게임손오공 역 재개발 계획안(왼쪽)과 높이 한도를 종로변 101m 청계천변 145m까지 올리는 등 최근 변경된 계획안. 종로구청 자료


서울 종로구청이 올해 3월 구의회에 제출한 ‘세운 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결정(변경)에 관한 의견 청취’ 자료를 보면, 2024년 7월 세운 4구역 시행사인 서울주택도시개발(S 바다이야기게임장 H)공사는 약 1만3220㎡ 크기의 개방형 녹지, 공공임대상가 등을 조성하는 대신 건물 높이(최고 38층)와 용적률을 대폭 올리는 계획 변경안을 제출했다. 변경안은 종로구청을 거쳐 올해 7월 서울시 도시재정비위원회의에서 수정가결됐다.
기존 재개발 사업에 큰 문제가 생겨 계획이 바뀐 건 아니다. 앞서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가 2023년 10월 야마토릴게임 작성한 문서 ‘세운 4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을 보면 이미 2020년 2월 재개발 막바지 단계인 관리처분계획 인가(새로 지을 건물 등을 어떻게 분배할지 구체적인 내용 결정)를 받은 상태였다. 세입자 이주와 기존 건물 해체 공사에 이어 2024년 7월 매장 문화재 발굴 조사도 끝났다.
지하 6층·지상 20층의 판매·업무 시설이 계획된 이 바다이야기 사업의 타당성 검토 결과는 적정(보통)으로 “2009~2014년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 심의로 사업 인가까지 14년이 소요돼 수익성은 다소 저하됐지만 이 문제는 해결됐다”고 돼 있다. 만약 계획을 바꾸지 않고 공사를 했다면 제4구역 재개발은 더 빨라졌을 거라는 의미다.



그런데도 계획 변경을 추진한 데 대해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는 토지 소유자·주민대표회가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 등을 반영해달라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 재보궐선거를 통해 시에 복귀한 오세훈 시장은 이듬해 4월 고밀·복합 민간재개발과 녹지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는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을 내놓았다. 녹지 공간과 공공시설은 개발사업자가 기부채납하게 하는 대신 건물 용적률과 높이 제한을 완화해주는 방식이다.
이 전략의 핵심 사업지는 서울 종묘 앞부터 퇴계로까지 이어지는 세운 재정비촉진지구다. 세운상가를 비롯한 노후 상가 7곳 모두 철거해 공원으로 조성하고 양옆으로 빌딩 숲을 세우겠다는 계획이다. 막대한 사업비가 필요할뿐더러 이해관계자 이견 조율 등으로 인해 사업이 교착 상태에 빠질 위험도 큰 사업이다. 녹지 확보를 강조하지만, 건물 높이가 높을수록 에너지효율이 떨어져 기후변화 대응에 부적절하다는 환경단체의 우려도 있었다.



서울시는 세운상가를 비롯한 노후 상가 7곳 모두 철거해 공원 등 녹지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개발사업자가 녹지를 조성하는 대신 건물 용적률과 높이 제한을 완화해주는 방식이다. 서울시 자료


오 시장은 2009년에도 세운상가 건물군 8곳(그중 현대상가 철거)을 없애고 종묘부터 남산으로 이어지는 녹지 축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강하게 추진하며, 종묘 앞에 120m가 넘는 고층 건물을 허용하는 안을 내놓은 바 있다. 오 시장은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새로운 변화”라고 강조하지만, 이런 대규모 개발 방식이 도심의 정체성을 앗아가 결국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경민 서울대 교수(도시계획)는 최근 유튜브 영상 등을 통해 “개발과 보존의 균형점을 찾아 개발할 수 있는 건 개발해야 한다”면서도 “중요한 건 그 목적인데, 용적률 높여 늘어나는 공간이 누구를 위한 건지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역사 도시 서울의 경쟁력은 건물이 많은 스카이라인(하늘과 맞닿은 것처럼 보이는 건물 등의 윤곽선)이 아니다. 역사적 자원이 없는 도쿄·싱가포르가 스카이라인을 강조하는 것”이라며 “145m라는 건 (아파트를) 47층 거의 50층까지 올릴 수 있을 만한 높이이므로 (문화재위가 제시한) 제한을 지켜야 한다는 데 100% 동의한다”고 말했다.
또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에서 가장 자주 보이는 뷰(경치)는 남산으로, 서울의 가치는 경관”이라며 “서울 전역에선 할 수 없더라도 한양성곽 안 특정 지점에선 남산을 볼 수 있도록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