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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보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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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다. 와 게다가 치는 언짢은 지금같은 기가일본 정치사에 대변화가 시작됐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3·10) 경제안전보장담당상이 4일 자민당 새 총재로 선출되면서다. 이달 중순 소집되는 임시국회에서 정식 총리 지명을 받으면 다카이치 총재는 일본의 첫 여성 총리가 된다. 1885년 일본 초대 총리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이래 140년만의 일이다. 일본 정치권 변화를 바라보는 시선도 복잡해질 전망이다. 태평양 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이어오는 등 극우 성향을 보여온 다카이치 정권의 출범으로 일본 정치 시곗바늘이 한·일 관계가 사상 최악으로 치달았던 ‘아베 시대’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일찌감치 나오고 있다.



4일 일본 자민당 특별추천서 새 총재로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전보장담당상. EPA=연합뉴스


국내에서 다카이치 신임 자민당 총재에 대한 인상은 극우에 가깝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극우 성향 인사로 분류되는 그는 사석에선 “불고기와 K팝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최근까지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함께 “장관급을 다케시마(竹島)의 아파트담보대출한도 날 행사에 보내야 한다”는 발언까지 우익 성향의 언행이 주를 이루고 있다. 스스로 출마 기자회견에서 “회식에 참석을 잘 안 한다”는 점을 공개할 정도로 자민당 내 기반이 단단하진 않다. 보수성향의 지지자들로부터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독특한 발언도 종종 내놓는다. 자신의 정치 인생을 건 총재 선거 출마 회견에서 갱년기에 접어들면 호르몬의 유한책임대출제도 변화가 다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자신이 인공관절을 했다는 사실을 밝히거나, 첫 소견 발표에서 노래를 부르는 식이다. 기존 일본 정계의 정치 문법과는 다른 셈이다.



딥퍼플과 오토바이…드럼 치던 여대생
다카이치는 1961년 나라 저축은행등급 (奈良)현에서 출생했다. 토요타 계열의 기계회사에서 일하는 부친과 경찰인 모친 사이에서 태어났다. 게이오대 진학을 꿈꿨지만, 학비 부담에 고베대 경영학과로 진학했다. 초등학교 시절 이웃에 살던 음대생 언니로부터 피아노를 배웠는데, 이후 음악이 그의 삶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사춘기에 접어들어선 하드록에 빠졌는데, 영국의 록 밴드인 딥 퍼플(Deep st 원피스 Purple)의 팬이다. 대학시절엔 밴드에서 드럼을 쳤고, 오토바이를 타고 일본을 일주했다고 한다. 지금도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오토바이를 타던 20대 시절의 사진을 올려놓고 있다.

‘자유로운 스타일’의 인생이 변화한 건 ‘정치 사관학교’로 불리는 마쓰시타정경숙(松下政經塾) 때문이었다. 영업맨으로도 활동했던 다카이치의 부친은 종종 밥상머리에서 파나소닉의 전신인 마쓰시타전기를 일군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1894~1989) 창업주 이야기를 꺼냈다고 한다. 당시 살아있는 ‘경영의 신’으로 추앙받는 마쓰시타를 만나고 싶다는 데서 시작된 생각은 다카이치를 마쓰시타정경숙(5기)으로 이끌었다. 당시 마쓰시타정경숙 학생들은 전자제품 판매 실습을 했는데, 다카이치는 “전구를 갈아주겠다”며 세탁기와 TV를 팔았다고 한다. 수완이 좋았던 셈이다. 미국 파견 뒤 학교를 졸업한 그는 1989년 방송인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자민당 총재의 학창시절. 출처 다카이치 홈페이지.





고이즈미와 아베…정치의 길
정계 입문을 시도한 건 31살 때인 1992년이다. 참의원(상원) 선거에 무소속으로 도전했지만 낙선했다. 절치부심, 오전 6시부터 저녁까지 역 앞에 나가 연설을 했고, 이듬해 치러진 중의원(하원)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의원 배지를 다는 데 성공했다.

그의 인생엔 두 명의 총리가 등장하는데, 그중 한 명이 이번 총재선거에서 맞붙었던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43) 전 환경상의 부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 純一郎·82) 전 총리다. 인연은 이렇다. 1996년 훗날 아베파로 분류되는 자민당 세이와(清和)정책연구회에 다카이치가 합류했다. 다카이치는 수년 뒤 선거를 앞두고 당시 파벌 회장이던 고이즈미를 찾아갔는데 이 자리에서 “출마에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고이즈미를 믿고 선거 포스터까지 만들었지만 이후 자신이 비례대표 후보로 돌려졌단 소식을 접하곤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다카이치 사나에 새 자민당 총재가 초선의원시절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와 함께 있는 모습.출처 다카이치 홈페이지.


이후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고이즈미가 당선됐고, 뒤이은 중의원 선거에서 다카이치는 낙선했다. 이후 정계에 입문한 다카이치는 고이즈미 전 총리와 선거로 한 번의 인연을 더 맺는다. 2005년 고이즈미는 우정민영화법안에 반대한 의원 지역구에 자신의 사람을 꽂는 전략 공천을 하는데, 다카이치는 ‘자객’ 공천을 받아 금배지를 두 번째 달았다.



야스쿠니 참배
다카이치 총재 인생에선 아베 신조(安倍晋三·1954~2022) 전 총리를 빼놓을 수 없다. 그보다 7살 위인 아베 전 총리와는 1993년 배지를 단 ‘의원 동기’로, 젊은 의원들의 모임을 통해 인연을 맺었다. 역사교육을 생각하는 젊은 의원의 모임,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지지하는 젊은 의원 모임 등 우익 성향 모임에서 함께 활동했다.

제1차 아베 정권(2006~2007년)이 들어서면서 다카이치는 날개를 단다. 내각부 특명담당 임명 후 일본의 종전기념일인 8월 15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궤양성 대장염으로 아베가 총리직에서 물러나자 그를 찾아가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를 권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자 다카이치는 아베파를 탈퇴한다.
제2차 아베 정권(2012~2020년)을 맞으며 다카이치는 ‘여자 아베’로서의 면모를 굳힌다. 자민당 핵심 요직인 정조회장과 총무상을 지냈다. 다카이치를 위해 아베가 전면에 나선 것은 2021년의 일이다. 코로나19 대처 실패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당시 총리가 물러나면서다.



지난 8월 15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경제안보담당상이 일본 패전일을 맞아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도쿄 지요다구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후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 선언을 한 다카이치에게 아베는 전격적인 지원을 약속한다. 하지만 아베의 지원 사격에도 다카이치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에 분패했다. 이후 다카이치는 경제안전보장담당상으로 기시다 정권 내각(국무회의)에 이름을 올렸다. 2022년 나라현에서 선거유세 도중 총격으로 아베가 숨지고, 정치자금 스캔들로 아베파가 해산됐지만, 지금껏 옛 아파베 의원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 좋아하는 음식은 고로케, 취미는 스킨스쿠버다이빙과 악기 연주. 존경하는 인물은 마쓰시타 고노스케와 부모님으로 꼽는다.



늦깎이 결혼, 퍼스트맨
독특한 인생만큼 연애담도 남다르다. 중의원을 지낸 야마모토 타쿠(山本拓·72)와는 인생 첫 낙선을 경험한 2004년에 연을 맺었다. 일본 최초의 ‘퍼스트 맨’이 된 야마모토는 당시 낙선해 의기소침해하던 다카이치에게 “진지하게 결혼 상대를 찾는다면 후보가 되겠다”고 프러포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상의 남편인 야마모토 타쿠 전 중의원. 출처 자민당


둘의 사이는 2017년 멀어지기도 했는데,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다카이치가 아베를 지지한 반면, 야마모토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를 민 영향이 컸다고 한다. 두 사람은 2021년 재결합했는데, 남편인 야마모토가 다카이치의 성을 따라 ‘다카이치 타쿠’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문제 대립 불가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맨 앞줄 가운데)가 지난 2019년 새 내각 각료(장관)들과 총리 관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맨 오른쪽이 다카이치. EPA=연합뉴스



‘아베 계승’을 내세운 다카이치의 당선으로 한·일관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다카이치는 자신의『일본을 지킨다, 강하고 풍족하게』(2024년) 저서에서 종군위안부 문제를 언급하며 ‘자학사관’이란 말로 비판하는 등 거침없이 우익 성향을 드러내고 있다. “종군위안부라고 하는 것은 부정확한 일본어”라면서 자신과 같은 의원들의 활동으로 “‘종군위안부 강제연행’이란 문구는 교과서에서 모습을 감춰왔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이번 총재선거 출마 당시에도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발언을 남겼고,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참배 계속 의사를 강조하기도 했다.
중국과의 관계 역시 평탄치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등으로 얼어붙었던 양국 관계는 최근 해빙 무드를 맞고 있지만, 다카이치 자민당의 출범으로 예측 불허의 상황이 됐다.

도쿄=김현예 특파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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