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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admin@seastorygame.top
문근식 한양대 특임교수가 12일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문 교수는 2013년 ‘문근식의 잠수함 세계’를, 2016년 ‘왜 핵추진 잠수함인가’(사진) 등 잠수함 관련 책을 여럿 출간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미국에서 한국 핵추진잠수함(핵잠)을 건조하게 되면 비용이 많이 들고 많은 시간이 걸리는 데다 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다. 누가 투자하겠느냐. 아무리 미국이 우방이라곤 하지만 한국 조선업을 황폐화시키면서 갈 수는 없다.” 잠 릴게임사이트 수함 전문가로 불리는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는 12일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하루빨리 ‘한미 조선 협력 협의체’를 만들어서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핵잠은 우리의 스펙에 맞게 준비가 돼 있는 만큼 국내에서 건조하는 게 최상”이라며 “1500억 달러를 대미 투자하기로 했으니 그 돈으로 필리조 모바일릴게임 선소에 미국 잠수함을 수리하고 새로 만들 수 있는 생산 라인을 깔면 된다”고 말했다. 한국 핵잠은 미국의 연료를 공급받아 한국에서 건조하되 중국과의 경쟁을 위해 잠수함 건조 역량을 확대하려는 미국의 요구를 반영해 ‘마스가(MASGA)’ 펀드로 필리조선소에 투자하고 미국 잠수함 건조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한미가 ‘윈윈’할 수 있다는 것. 문 교수는 해군사관학교 바다이야기무료 출신으로 32년간 해군에 근무하며 22년을 잠수함을 탔고 노무현 정부 시절 비밀리에 추진했던 핵추진잠수함 개발사업인 362사업단장을 맡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이 핵잠을 꼭 가져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핵무기를 가진 잠수함이 바닷속에 들어가면 핵잠이 추적 감시를 해서 핵무기를 못 쏘게 한 야마토통기계 다. 그래서 이 시간에도 미국과 러시아는 인공위성으로 핵무기가 실린 잠수함이 출항하는 걸 보고 그때부터 따라다니면서 감시한다. 지상에 있는 핵무기는 전쟁 개전 초기에 바로 타격 대상이 되니까 지상에 있는 핵무기를 물속에 숨기는 게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다. 북한은 공공연하게 SLBM을 만들겠다며 한국과 미국, 주변국을 위협하고 있다. 북한은 201 릴게임손오공 0년부터 핵잠을 갖겠다고 공언했고, 올해 3월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잠 건조 현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이 핵잠을 완성해서 지상에 있는 핵무기를 물로 숨기면 이건 심대한 위협이다. 그래서 미국하고 우리도 긴장하는 것이다. 핵잠은 디젤잠수함보다 평균 기동 속력이 1.5배 이상 빠르기 때문에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디젤잠수함으로는 북한의 핵잠에 맞설 수가 없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그간 한국의 핵잠 보유를 반대한 건가.
“미국은 ‘파이브아이스(five eyes·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를 최우선으로 한다. 우라늄을 군사적으로 사용하게 한 건 영국과 호주뿐이다. 핵 비확산 시스템이 무너질까봐 우려한 것이고 그게 미국의 정책이었기 때문에 우리가 아무리 얘기해도 안 들어줬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요청한) 핵 연료는 핵무기도 아니고, 이번에 우리가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위해 15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면서 미국도 반대급부로 허용을 검토하게 된 것이다. 중국을 우리가 앞에서 막아주면 좋다는 측면도 고려했을 것이다.”
―현재 남북의 잠수함 전력 격차, 한중 격차를 비교해 달라.
“현재 한반도 주변은 잠수함 천국이라고 할 정도로 잠수함 수요가 많다. 수시로 바뀌지만 북한은 76척(2023∼2024년·제인스 연감)이고 한국은 21척이다. 북한은 잠수함 수로는 세계 1등이다. 다만 모두 디젤잠수함이고 중소형이라 큰 위력은 아니다. 잠수함은 상대를 먼저 잡아내 격침시키는 전략이 필요한데 성능 면에서는 우리가 월등하다. 중국은 ‘하이로믹스(high-low mix)’ 개념에서 핵잠을 15척 가지고 있고, 디젤잠수함은 60여 척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이나 북한 수중전력은 우리보다 훨씬 막강하고 우리를 위협하는 전력이다.”
―20여 년 전인 2003∼2004년에 해군 핵잠 프로젝트인 362사업단장을 지냈는데….
“당시 핵잠 개발 사업을 접었던 것은 기술과 예산이 부족하고, 핵 연료 확보도 어렵고 국제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등의 이유에서였다. 당시 사업은 좌절됐지만 원자로 응용연구라도 계속하자고 해서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부 때까지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 들어선 원자로 연구만 할 게 아니라 이제 잠수함, 플랫폼도 만드는 걸로 해보자고 해서 해군과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등이 계약을 했다. 이미 30% 정도 진도는 나가 있다. 게다가 지금은 최고 수준의 잠수함을 수출하고 있고, 캐나다 수출을 두고 독일과 2파전을 벌일 정도로 한국의 잠수함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원자로도 지금 아랍에미리트(UAE)나 체코에 수출하지 않나. 예산을 충분히 지원해주고 국무총리실 산하에 국책사업단을 만들어 사업을 진행하면 국가 기술력을 총결집할 수 있다.”
―핵잠 1척을 만들려면 어느 정도 예산이 필요한가. “2004년 사업단에서 예측할 때는 1조2000억 원을 예측했다. 하지만 지금은 2조4000억 원에서 3조 원 정도 예상하고 있다. 우리가 4척을 만든다고 했으니까 최대 12조 원은 든다.” ―우리에게 필요한 핵잠은 어떤 종류인가. “우리는 한반도 해역에서 북한 핵잠을 추적 감시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20노트(시속 37km) 이상을 24시간 낼 수 있는 수준의 능력이면 족하다. 미국은 30노트(시속 55km) 정도 속도가 필요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다. 6000t 이상에 수직발사관 10∼12개 정도로 어뢰, 기뢰, 잠대함 미사일에 잠대지 미사일을 쏠 정도의 SLBM 능력만 구비하면 된다.” ―일각에선 한국은 해군의 작전 반경이 넓지 않아 핵잠이 필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작전 반경이 중요하지 않은 건 미국처럼 전 세계 경찰국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확보해야 할 잠수함은 작전 거리보다는 피탐되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하다. 북한 및 중국 잠수함에 추적·감시를 당하지 않으려면 수중에 오래 있어야 되는데 디젤잠수함은 그럴 수가 없다. 그래서 긴 항속 거리보다는 수중에 오래 있을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정부는 핵잠을 한국에서 건조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미국이 한국에 조선업 협력 요청을 한 것은 미국 조선업이 그만큼 낙후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해군부 장관이 방한해서 우리한테 협력을 요청한 상황이다. 우리가 미국에서 핵잠을 만들면 높은 인건비, 낙후된 기술, 낮은 호환성 등으로 비용이 4배 이상 늘어날 것이다. 건조 기간도 훨씬 더 늘어난다. 기술자가 없어 우리 인력을 보내야 되고 호환성이 떨어지니 국내 장비를 실어날라야 된다. 게다가 핵물질 시설을 만들어야 되는데 인허가 과정이 3∼5년이 걸린다. 주민들이 반대하면 허가가 안 날 수도 있다. 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다. 이런 상태에서 누가 투자하겠나. 만약에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미국 내 건조를 강조한다면 우리는 ‘할 수 없다’고 버텨야 된다. 미국이 도와 달라고 해서 하는 건데 한국 조선업을 황폐화시키면서 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하루빨리 협의체를 만들어서 이 문제를 합리적으로 풀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필리조선소 건조를 언급했다.
“필리조선소에서 핵잠을 만들려면 새로운 투자가 있어야 한다. 우리는 총 4척을 만들려고 하는데 이를 위해 별도의 시설을 만든다는 건 매우 불합리한 경제 논리다.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어려워서 투자를 받기 어렵다. 그나마 미국은 현지 조선소 2곳에서 매년 버지니아급 핵잠을 2척씩 만들고 핵무기를 탑재한 전략핵잠수함(SSBN)도 2080년까지 12척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거다. 핵잠은 안보상의 이유로 팔기도 어렵고 미국도 호주에만 판매하고 있다.”
―한국 핵잠은 한국에서 건조하고 필리조선소에선 미국 핵잠을 건조하자는 제안도 나오는데….
“내가 처음부터 제의한 것이다. 미국의 체면을 세워줘야 되니까 윈윈하는 방법을 찾자는 것이다. 한국 잠수함은 한국에서 건조하고 미국에 있는 한화의 필리조선소에서는 미국 잠수함 수리 및 건조에 필요한 생산라인을 구축해 미국 잠수함의 수리와 건조를 돕는 방안이다. 우리 잠수함마저 생산시설이 전무한 미국에서 건조할 경우 잘못하다가는 우리가 ‘봉’이 될 수 있다. 이 이슈를 빨리 잠재우지 않으면 조선 협력 시작부터 심각한 갈등 양상이 있을 수 있다. 하루빨리 결정해야 된다.”
―한국이 핵잠을 독자적으로 건조할 경우 해외 기술 이전은 필요 없나.
“한국은 기술도, 시설도 다 있다. 핵연료만 받으면 된다. 다만 핵잠 운용과 원자로 운용 등 노하우는 배워야 한다. 지금 호주가 잠수함을 짓는다고 해서 호주 승조원들이 미국에 가서 훈련하고 있다. 저도 인원 교환 프로그램으로 한 2주 동안 미국에서 핵잠을 타고 실습한 적이 있다. 그렇게 노하우를 습득하면 운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핵연료의 안정적 공급과 실습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본다.”
―미국 행정부가 교체된 이후에도 한국의 핵잠 건조 등을 보장받으려면 어떤 조치가 필요한가.
“미국 정권이 바뀌면 또 유야무야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에 최소한 잠수함의 추진체로 (핵연료를) 군사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양해각서(MOU)나 협정을 맺어야 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을 설득하고 미 의회에서 비준을 받아야 하며, 미국이 아닌 제3국에서도 핵연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문서화해야 트럼프 정부가 끝나도 지속가능할 것이다.”
―핵잠 건조 추진에 대해 중국이 “유의한다”는 입장을 냈다고 한다. 중국이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한국이 핵무기도 아닌 20% 미만의 농축우라늄을 가지고 군함에 사용한다면 시비를 걸 명분이 없다. 핵확산금지조약(NPT)은 핵무기를 만들지 말라는 거고 북-중은 핵잠이 있거나 가지려고 하고 있고 핵무기도 가진 나라다. 이들이 무슨 명분으로 반대를 하겠나. 그들은 이미 핵무기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는 핵무기도 군함 추진체를 위해 사용하겠다는 건데 우리가 한반도 주변의 긴장을 촉진시킨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전직 잠수함장 입장에서 승조원들에게 어떤 혜택이나 근무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시급한가.
“잠수함 승조원들은 대표적인 3D 직군이다. 시간이 갈수록 워라밸을 중시하는 젊은이들이 꺼린다. 그래서 수당과 진급으로 유인하는 게 일반적이다. 미국의 핵잠 승조원이 전 세계 군인 중에 수당을 제일 많이 받는다. 잠수함 수당에 핵 수당을 받는다. 그런 자부심이 없으면 배를 안 탄다. 우리도 이를 활성화하지 않으면 고가의 세금을 들인 잠수함을 부두에 묶어놓을 수 있다. 수당과 처우 개선은 충분히 해줘야 한다.”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1958년 전북 군산 출생△1981년 해군사관학교 35기 졸업 해군 소위 임관△1998년 잠수함 나대용함 초대 함장△2007년 방위사업청 잠수함사업팀장△2012년 해군 대령 예편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객원교수△2013년∼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대외협력국 국장△2020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정치학 박사△2020∼2023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외래교수△2023년∼현재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
황형준 정치부 차장 constant25@donga.com
《“미국에서 한국 핵추진잠수함(핵잠)을 건조하게 되면 비용이 많이 들고 많은 시간이 걸리는 데다 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다. 누가 투자하겠느냐. 아무리 미국이 우방이라곤 하지만 한국 조선업을 황폐화시키면서 갈 수는 없다.” 잠 릴게임사이트 수함 전문가로 불리는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는 12일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하루빨리 ‘한미 조선 협력 협의체’를 만들어서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핵잠은 우리의 스펙에 맞게 준비가 돼 있는 만큼 국내에서 건조하는 게 최상”이라며 “1500억 달러를 대미 투자하기로 했으니 그 돈으로 필리조 모바일릴게임 선소에 미국 잠수함을 수리하고 새로 만들 수 있는 생산 라인을 깔면 된다”고 말했다. 한국 핵잠은 미국의 연료를 공급받아 한국에서 건조하되 중국과의 경쟁을 위해 잠수함 건조 역량을 확대하려는 미국의 요구를 반영해 ‘마스가(MASGA)’ 펀드로 필리조선소에 투자하고 미국 잠수함 건조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한미가 ‘윈윈’할 수 있다는 것. 문 교수는 해군사관학교 바다이야기무료 출신으로 32년간 해군에 근무하며 22년을 잠수함을 탔고 노무현 정부 시절 비밀리에 추진했던 핵추진잠수함 개발사업인 362사업단장을 맡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이 핵잠을 꼭 가져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핵무기를 가진 잠수함이 바닷속에 들어가면 핵잠이 추적 감시를 해서 핵무기를 못 쏘게 한 야마토통기계 다. 그래서 이 시간에도 미국과 러시아는 인공위성으로 핵무기가 실린 잠수함이 출항하는 걸 보고 그때부터 따라다니면서 감시한다. 지상에 있는 핵무기는 전쟁 개전 초기에 바로 타격 대상이 되니까 지상에 있는 핵무기를 물속에 숨기는 게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다. 북한은 공공연하게 SLBM을 만들겠다며 한국과 미국, 주변국을 위협하고 있다. 북한은 201 릴게임손오공 0년부터 핵잠을 갖겠다고 공언했고, 올해 3월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잠 건조 현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이 핵잠을 완성해서 지상에 있는 핵무기를 물로 숨기면 이건 심대한 위협이다. 그래서 미국하고 우리도 긴장하는 것이다. 핵잠은 디젤잠수함보다 평균 기동 속력이 1.5배 이상 빠르기 때문에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디젤잠수함으로는 북한의 핵잠에 맞설 수가 없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그간 한국의 핵잠 보유를 반대한 건가.
“미국은 ‘파이브아이스(five eyes·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를 최우선으로 한다. 우라늄을 군사적으로 사용하게 한 건 영국과 호주뿐이다. 핵 비확산 시스템이 무너질까봐 우려한 것이고 그게 미국의 정책이었기 때문에 우리가 아무리 얘기해도 안 들어줬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요청한) 핵 연료는 핵무기도 아니고, 이번에 우리가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위해 15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면서 미국도 반대급부로 허용을 검토하게 된 것이다. 중국을 우리가 앞에서 막아주면 좋다는 측면도 고려했을 것이다.”
―현재 남북의 잠수함 전력 격차, 한중 격차를 비교해 달라.
“현재 한반도 주변은 잠수함 천국이라고 할 정도로 잠수함 수요가 많다. 수시로 바뀌지만 북한은 76척(2023∼2024년·제인스 연감)이고 한국은 21척이다. 북한은 잠수함 수로는 세계 1등이다. 다만 모두 디젤잠수함이고 중소형이라 큰 위력은 아니다. 잠수함은 상대를 먼저 잡아내 격침시키는 전략이 필요한데 성능 면에서는 우리가 월등하다. 중국은 ‘하이로믹스(high-low mix)’ 개념에서 핵잠을 15척 가지고 있고, 디젤잠수함은 60여 척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이나 북한 수중전력은 우리보다 훨씬 막강하고 우리를 위협하는 전력이다.”
―20여 년 전인 2003∼2004년에 해군 핵잠 프로젝트인 362사업단장을 지냈는데….
“당시 핵잠 개발 사업을 접었던 것은 기술과 예산이 부족하고, 핵 연료 확보도 어렵고 국제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등의 이유에서였다. 당시 사업은 좌절됐지만 원자로 응용연구라도 계속하자고 해서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부 때까지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 들어선 원자로 연구만 할 게 아니라 이제 잠수함, 플랫폼도 만드는 걸로 해보자고 해서 해군과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등이 계약을 했다. 이미 30% 정도 진도는 나가 있다. 게다가 지금은 최고 수준의 잠수함을 수출하고 있고, 캐나다 수출을 두고 독일과 2파전을 벌일 정도로 한국의 잠수함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원자로도 지금 아랍에미리트(UAE)나 체코에 수출하지 않나. 예산을 충분히 지원해주고 국무총리실 산하에 국책사업단을 만들어 사업을 진행하면 국가 기술력을 총결집할 수 있다.”
―핵잠 1척을 만들려면 어느 정도 예산이 필요한가. “2004년 사업단에서 예측할 때는 1조2000억 원을 예측했다. 하지만 지금은 2조4000억 원에서 3조 원 정도 예상하고 있다. 우리가 4척을 만든다고 했으니까 최대 12조 원은 든다.” ―우리에게 필요한 핵잠은 어떤 종류인가. “우리는 한반도 해역에서 북한 핵잠을 추적 감시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20노트(시속 37km) 이상을 24시간 낼 수 있는 수준의 능력이면 족하다. 미국은 30노트(시속 55km) 정도 속도가 필요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다. 6000t 이상에 수직발사관 10∼12개 정도로 어뢰, 기뢰, 잠대함 미사일에 잠대지 미사일을 쏠 정도의 SLBM 능력만 구비하면 된다.” ―일각에선 한국은 해군의 작전 반경이 넓지 않아 핵잠이 필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작전 반경이 중요하지 않은 건 미국처럼 전 세계 경찰국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확보해야 할 잠수함은 작전 거리보다는 피탐되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하다. 북한 및 중국 잠수함에 추적·감시를 당하지 않으려면 수중에 오래 있어야 되는데 디젤잠수함은 그럴 수가 없다. 그래서 긴 항속 거리보다는 수중에 오래 있을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정부는 핵잠을 한국에서 건조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미국이 한국에 조선업 협력 요청을 한 것은 미국 조선업이 그만큼 낙후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해군부 장관이 방한해서 우리한테 협력을 요청한 상황이다. 우리가 미국에서 핵잠을 만들면 높은 인건비, 낙후된 기술, 낮은 호환성 등으로 비용이 4배 이상 늘어날 것이다. 건조 기간도 훨씬 더 늘어난다. 기술자가 없어 우리 인력을 보내야 되고 호환성이 떨어지니 국내 장비를 실어날라야 된다. 게다가 핵물질 시설을 만들어야 되는데 인허가 과정이 3∼5년이 걸린다. 주민들이 반대하면 허가가 안 날 수도 있다. 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다. 이런 상태에서 누가 투자하겠나. 만약에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미국 내 건조를 강조한다면 우리는 ‘할 수 없다’고 버텨야 된다. 미국이 도와 달라고 해서 하는 건데 한국 조선업을 황폐화시키면서 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하루빨리 협의체를 만들어서 이 문제를 합리적으로 풀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필리조선소 건조를 언급했다.
“필리조선소에서 핵잠을 만들려면 새로운 투자가 있어야 한다. 우리는 총 4척을 만들려고 하는데 이를 위해 별도의 시설을 만든다는 건 매우 불합리한 경제 논리다.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어려워서 투자를 받기 어렵다. 그나마 미국은 현지 조선소 2곳에서 매년 버지니아급 핵잠을 2척씩 만들고 핵무기를 탑재한 전략핵잠수함(SSBN)도 2080년까지 12척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거다. 핵잠은 안보상의 이유로 팔기도 어렵고 미국도 호주에만 판매하고 있다.”
―한국 핵잠은 한국에서 건조하고 필리조선소에선 미국 핵잠을 건조하자는 제안도 나오는데….
“내가 처음부터 제의한 것이다. 미국의 체면을 세워줘야 되니까 윈윈하는 방법을 찾자는 것이다. 한국 잠수함은 한국에서 건조하고 미국에 있는 한화의 필리조선소에서는 미국 잠수함 수리 및 건조에 필요한 생산라인을 구축해 미국 잠수함의 수리와 건조를 돕는 방안이다. 우리 잠수함마저 생산시설이 전무한 미국에서 건조할 경우 잘못하다가는 우리가 ‘봉’이 될 수 있다. 이 이슈를 빨리 잠재우지 않으면 조선 협력 시작부터 심각한 갈등 양상이 있을 수 있다. 하루빨리 결정해야 된다.”
―한국이 핵잠을 독자적으로 건조할 경우 해외 기술 이전은 필요 없나.
“한국은 기술도, 시설도 다 있다. 핵연료만 받으면 된다. 다만 핵잠 운용과 원자로 운용 등 노하우는 배워야 한다. 지금 호주가 잠수함을 짓는다고 해서 호주 승조원들이 미국에 가서 훈련하고 있다. 저도 인원 교환 프로그램으로 한 2주 동안 미국에서 핵잠을 타고 실습한 적이 있다. 그렇게 노하우를 습득하면 운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핵연료의 안정적 공급과 실습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본다.”
―미국 행정부가 교체된 이후에도 한국의 핵잠 건조 등을 보장받으려면 어떤 조치가 필요한가.
“미국 정권이 바뀌면 또 유야무야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에 최소한 잠수함의 추진체로 (핵연료를) 군사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양해각서(MOU)나 협정을 맺어야 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을 설득하고 미 의회에서 비준을 받아야 하며, 미국이 아닌 제3국에서도 핵연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문서화해야 트럼프 정부가 끝나도 지속가능할 것이다.”
―핵잠 건조 추진에 대해 중국이 “유의한다”는 입장을 냈다고 한다. 중국이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한국이 핵무기도 아닌 20% 미만의 농축우라늄을 가지고 군함에 사용한다면 시비를 걸 명분이 없다. 핵확산금지조약(NPT)은 핵무기를 만들지 말라는 거고 북-중은 핵잠이 있거나 가지려고 하고 있고 핵무기도 가진 나라다. 이들이 무슨 명분으로 반대를 하겠나. 그들은 이미 핵무기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는 핵무기도 군함 추진체를 위해 사용하겠다는 건데 우리가 한반도 주변의 긴장을 촉진시킨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전직 잠수함장 입장에서 승조원들에게 어떤 혜택이나 근무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시급한가.
“잠수함 승조원들은 대표적인 3D 직군이다. 시간이 갈수록 워라밸을 중시하는 젊은이들이 꺼린다. 그래서 수당과 진급으로 유인하는 게 일반적이다. 미국의 핵잠 승조원이 전 세계 군인 중에 수당을 제일 많이 받는다. 잠수함 수당에 핵 수당을 받는다. 그런 자부심이 없으면 배를 안 탄다. 우리도 이를 활성화하지 않으면 고가의 세금을 들인 잠수함을 부두에 묶어놓을 수 있다. 수당과 처우 개선은 충분히 해줘야 한다.”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1958년 전북 군산 출생△1981년 해군사관학교 35기 졸업 해군 소위 임관△1998년 잠수함 나대용함 초대 함장△2007년 방위사업청 잠수함사업팀장△2012년 해군 대령 예편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객원교수△2013년∼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대외협력국 국장△2020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정치학 박사△2020∼2023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외래교수△2023년∼현재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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