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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보호재
댓글 0건 조회 5회 작성일 25-10-27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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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게도 우리가 미국에서 먹힌 이유는 우리가 순수하게 영국 애들이 아니었기 때문이거든? 우리 밴드 안에 영국인 피가 흐르는 애는 아무도 없었어.”(노엘 갤러거, ‘슈퍼소닉’ 중)
“만약 우리가 에식스 출신이고, 우리 아버지가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에서 일하면서 벤츠를 두 대씩 굴리고 가끔 내게 한 대를 빌려줬다면,옵션수수료
오아시스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리엄 갤러거, ‘오아시스’ 중)
‘세계에서 가장 요란한 밴드’라 해도 과언이 아닌 영국 록 밴드 오아시스의 두 주축 멤버인 노엘·리엄 갤러거 형제는 자신들의 성공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아일랜드 출신 이민자이면서 가난한 블루칼라 노동자였던 형제가 로큰롤로 세상을 정복할 수 있었던, 그룹 U2의 보노가손오공 릴게임
리엄의 보컬을 칭찬하며 말했듯 “본질적 분노와 좌절에서 비롯”한, 아픔이 담긴 목소리 덕분이었다.

21일 공연 5만 장 순식간에 매진



지난달 1일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 공연에서 손을 잡고 등장한 영국 밴드 오아시스의 갤러거 형제광주신세계 주식
. 오아시스 공식 소셜미디어


밴드 해체 후 16년 만에 한국을 찾는 오아시스의 21일 내한공연에 맞춰 최근 출간된 공식 인터뷰집 ‘슈퍼소닉’(다산책방)과 사진집 ‘오아시스’(서해문집)는 맨체스터 출신 말썽꾸러기 형제가 어떻게 오아시스를 세계 최고 인기 밴드 중 하나로 만들었는지 설명해준다. 1990지진관련주
년대 이후 등장한 수많은 록 밴드 중 오아시스가 유독 사랑받는지에 대한 단서도 찾을 수 있다. 1994년 데뷔해 세계적으로 7,500만 장 이상의 앨범 판매량을 기록한 오아시스의 이번 공연은 5만여 장의 티켓이 순식간에 매진될 만큼 팬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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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만의 내한 공연을 앞둔 밴드 오아시스의 노엘 갤러거가 19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입국하며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오아시스의 데뷔 앨범 수록곡 제목과 같은 ‘슈퍼소닉’은 2016년 개봉한 동명의 다큐멘터리 영화 촬영을 위해 28시간에 걸쳐 진행된 인터뷰를 재구성한 책이다. 별도의 저자가 자신의 시각을 담아 쓴 것이 아니라 갤러거 형제와 이들의 가족, 밴드 동료 등의 발언을 그대로 실어 한층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여과 없이 거친 속내를 그대로 전하면서도 때로 허풍과 농담을 뒤섞는 화법은 인터뷰에서도 여전하다. 이를테면 무명 시절 리엄이 기타리스트 본헤드(폴 아더스)가 결성한 밴드 ‘더 레인(The Rain)’에 합류한 뒤 노엘에게 매니저를 맡아달라고 말했던 기억을 놓고서도 리엄은 “걔가 무릎을 꿇더니 ‘뭐든 할게, 뭐든. 제발 너희 밴드에 받아줘’라고 애원했어”라고 했다고 말하고, 노엘은 “뭔 헛소리냐? 싫어”라고 했다고 주장한다.

리엄이 개라면 노엘은 고양이... 서로 달랐지만 보완



오아시스의 리엄 갤러거가 9월 12일 멕시코 멕시코시티 세구로스 경기장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멕시코시티=AFP 연합뉴스


오아시스는 영국을 넘어 전 세계 팬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록 음악으로 사랑받았지만 이들을 전설로 만들어준 건 본능과 욕구에 충실한 로큰롤 스타로서의 기행과 형제간의 떠들썩한 불화였다. 노엘의 표현대로 리엄이 개와 닮았다면 노엘은 고양이 같은 존재였다. 어머니 페기는 “걔네 둘이 싸우면 누구 하나 물러서지 않는다”고 혀를 찬다. 노엘은 자신의 밴드에서 대장 노릇을 해서 리엄과 불화가 시작했다고 말하고, 리엄은 방을 함께 쓰던 때 자신이 마약에 떨어 실수로 노엘이 막 사온 스피커에 소변을 본 것 때문에 모든 싸움이 시작된 거라고 믿는다.



오아시스 공식 인터뷰집 '슈퍼소닉'. 2016년 동명의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을 위해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담았다. 다산책방 제공


‘오아시스’의 일부를 쓴 저널리스트 사이먼 스펜스에 따르면 갤러거 형제는 도박꾼이자 술꾼이었으며 걸핏하면 아내와 아들을 때리는 폭력적인 아버지의 외모(노엘)와 성격(리엄)을 나눠서 물려받았다. 아버지의 학대에 말 더듬는 증세까지 생겨 10대 중반에 집을 나간 노엘과 ‘싸움짱’에 문제아였던 리엄은 서로에게 훌륭한 보완재이기도 했다. 노엘은 작곡을 잘하고 밴드의 리더로서 비전이 있었고, 리엄은 노래를 잘하며 매력적인 외모로 이목을 끌었다. 이들의 재능이 합쳐져 오아시스는 데뷔하자마자 스타가 됐지만 성공 이후 이들은 끊임없이 부딪쳤고 몸싸움까지 벌인 뒤 결국 2009년 해체를 선언했다.

"돈은 곁다리야"... 오아시스 재결성 이유
두 책은 갤러거 형제의 개성이 어떻게 음악으로 연결되는지를 보다 입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다. 이들이 자화자찬과 남을 헐뜯는 이야기만 늘어놓는 것 같지만 안하무인식의 독설은 아니다. ‘슈퍼소닉’에서 노엘은 “우리가 최고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나 스스로를 그렇게 대단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한다. ‘Don’t Look Back In Anger’ ‘Wonderwall’ 같은 메가히트곡에 대해선 “내가 그날 밤 그 노래들을 쓰지 않았다면, 다른 누군가가 그 곡을 써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다른 음악가들을 깎아내리는 것으로 유명한 리엄도 “장난치고, 서로 놀리고, 누가 우리를 놀리면 받아치고, 다 웃자고 한 행동”이라면서 “우리는 밴드계의 마이크 타이슨이었다”고 회고한다. “그냥 와서 다 때려눕히고 상황을 즐겼던 것”이라면서.



오아시스 사진집 '오아시스'. 사진작가 질 퍼마노브스키가 촬영한 500여 점의 사진에 노엘 갤러거가 해설을 썼다. 음악 저널리스트들이 오아시스에 대해 쓴 글도 몇 편 담겨 있다. 서해문집 제공


오아시스의 재결성에 대해 많은 이들이 막대한 수입을 이야기하지만 ‘오아시스’에서 음악 저널리스트 로라 바턴은 “돈보다는 사랑을 위해서였다”고 단언한다. 그는 노엘이 오아시스의 숨은 힘은 허세에 전 자만심이 아니라 “유대감에 관한 것” “’너와 나’에 관한 것”이라 말했다고 강조한다. ‘슈퍼소닉’에서 리엄도 돈이 아닌 유대감에서 오는 즐거움에 방점을 찍는다.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이 시작했으니 떠날 때 아무것도 없이 떠난대도 행복할거야. (중략) 우린 그저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어. 우리끼리 있으면서 음악을 연주하고, 깔깔 웃고나 싶었거든. 돈은 곁다리야. (중략) 좋은 시절 보냈던 게 빵빵한 계좌보다 중요해.”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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