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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인내, 유럽, 특히 나토의 재정적 지원이 있다면, 이 전쟁이 시작된 원래 국경선으로 돌아가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한 뒤,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에 이렇게 썼다. 그는 이어 “우크라이나는 위대한 정신을 지닌 나라이고, 시간이 갈수록 더 강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원래 모습대로 국가를 되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보다 더 나아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젤렌스키를 만나서는 “용감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웠고,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치르는 전투에 큰 존 학사지원부 경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23일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만나 회담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트럼프는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치르는 싸움에 큰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AFP 연합뉴스


그의 이 대납대출 같은 발언이 진의(眞意)를 담았다면, 이는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그동안 보였던 입장에서 180도 대반전을 보인 것이다.
지난 8월15일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알래스카 주 앵커리지의 미군 기지에서 세 시간 만난 뒤에, 평화를 위해선 우크라이나가 “현실을 직시해야 하며, 어느 정도 영토 양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찰주5일제 했다. 그게 불과 40일 전이었다. 지난 2월 백악관 정상회담에선 트럼프는 젤렌스키에게 “당신은 카드[패]를 쥐고 있지 않다”고 꾸짖었다.
트럼프가 말하는 우크라이나의 ‘원래 영토’가 2022년 2월 24일 러시아 침공 이후 잃은 영토를 말하는지, 2014년 강제병합된 크림반도까지 뜻하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현실은 우크 부산 한국은행 라이나는 지금까지 러시아에 전체 국토의 20%를 잃었고, 러시아는 지난 5월 이후에도 매월 440~647㎢ 야금야금 빼앗고 있다(서울 면적은 약 605㎢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약 3년간 모두 1828억 달러(약 237조 6400억 원)을 군사ㆍ재정 지원을 했을 때에도 우크라이나는 영토를 회복하지 못했다. 그런데 갑자기 “유럽, 특히 나토의 재정적 지원이 주택전세보증금대출 있으면” 우크라이나가 원래 영토를 되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더 나아갈 수도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 전투기ㆍ드론이 나토 국가인 폴란드ㆍ루마니아ㆍ에스토니아 영공을 침범한 것에 대해서도, 트럼프는 이날 “러시아 항공기가 나토 영공을 침범하면 격추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이 역시 2주 전인 9월10일 러시아 드론 20대가 폴란드 영공을 깊숙이 침범했을 때, 트럼프의 최초 반응과는 사뭇 다르다. 그때 트럼프는 “기분이 좋지 않지만, 러시아의 실수일 수 있다. 상황이 종료되기를 바란다”고 했다가 폴란드와 프랑스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모욕을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메시지?
트럼프는 진짜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기존 입장에서 ‘180도 대반전’을 한 것일까.
한 가지 설명은 트럼프가 모욕을 당하는 것은 싫어한다는 점이다. 러시아가 트럼프의 평화 중재 노력을 무시하고 계속 시간 끌기를 했을 때마다 트럼프는 러시아에 ‘강력한 최후통첩’을 했다.
7월14일 트럼프는 푸틴으로부터 “의미 없는 헛소리(bullshit)만 잔뜩 들었다”며 러시아가 평화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50일 이내에 “강력한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50일’ 뒤는 9월1일이었다.
트럼프는 8월5일에는 이 시한을 10~12일로 단축했다. 이때까지 평화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추가 조치를 취한다고 했다. 그 ‘12일’이 지나자, 8월19일 트럼프는 평화 협상이 ‘2주 이내’에 이뤄질 것이며, 그 결과에 따라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할 수 있다고 했다. 그 ‘2주’와 애초 ‘50일’ 시한이 지난 9월2일엔 다시 시한을 연장해 “두 주 이내”에 평화 협상이 이뤄질 것이며, 이후 다른 접근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의 23일 발언은 이 연장선상에서 나온, 푸틴의 모욕을 참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는 메시지일 수도 있다.
◇미국의 구체적인 행동 계획은 없어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과 소셜미디어 게재 글에는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어떻게 지원해서 “원래 모습의 나라를 되찾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행동 계획은 전혀 없다.
미국이 바이든 행정부 때처럼 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를 제공하고 재정을 지원하겠다는 언질도 없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나토 국가들이 미국으로부터 구매한 무기를 공급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지 “우리는 계속해서 나토에 무기를 공급하고, 나토는 그것으로 원하는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언급도 없다. 나토 국가들이 러시아로부터 석유를 사들이는 중국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식이다.
‘러시아 항공기의 영공 침범 시 격추’ 발언에 대해서도, 트럼프는 이어진 “나토 동맹국들이 러시아 항공기를 격추할 때, 미국은 동맹국들을 어떤 방식으로든 지원할 것이냐”는 기자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상황에 따라 다르다. 당신도 알듯이, 이미 나토[유럽 동맹국들]는 국방비를 GDP의 2%에서 5%로 올렸고, 우리가 보내는 무기를 구입하는 데 막대한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원래 영토 이상을 되찾을 수도 있다는 트럼프의 소셜 메시지 게재 뒤에,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를 반박했다. 루비오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군사적으로 끝날 수 없으며, 결국 협상 테이블에서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기존 입장을 반영한 것이었다.
◇진짜 속내는 ‘이 분쟁에서 손 떼겠다’?
젤렌스키는 유엔 총회 연설에서 트럼프의 발언을 환영하며 그를 “게임 체인저” “커다란 전환”이라고 칭송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같은 날 유엔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가 “단지 전쟁을 버티는 것에 그치지 않고, 권리를 반드시 지켜낼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것을 듣고 기뻤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유럽의 외교 관리들은 실제로는 트럼프의 강경 방언을 러시아에 압박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이 분쟁에서 손을 떼려는 것으로 의심한다”고 전했다.
그 단서는 트럼프는 러시아를 “진짜 군사 강국이라면 1주일도 걸리지 않았을 이 전쟁을 3년반 동안 목표도 없이 끈 종이 호랑이”로 묘사한 트루스 소셜 게재 글의 마지막 문장에 있다는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난 뒤에, 트럼프가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 러시아를 "종이 호랑이"로 묘사하며, "우크라이나가 원래 영토 이상도 되찾을 수 있다"고 썼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두 나라에 행운을 빌었다./트루스 소셜 스크린샷


프랑스의 르몽드는 트럼프가 “어쨌든, 두 나라 모두에 행운을 빈다. 모두에게 굿 럭(Good luck to all!)”이라고 한 것은 전임자 바이든에게 그 책임을 돌리는 이 전쟁에서 손을 씻으려는 것이라는 인상을 준다고 보도했다.
미국 월간지 애틀랜틱 몬슬리도 “트럼프가 갈등에서 발을 빼겠다고 위협하는 ‘짜증내기’ 국면에 들어간 듯하다”며, “‘모두에게 행운을 빈다’는 트럼프 특유의 표현으로, 자신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도움을 주기 보다는 다른 것에 우선 순위를 둔 러시아ㆍ우크라이나 두 나라에 지쳤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는 종종 자신의 뜻에 반하는 나라들과 정상들에 냉소적 뉘앙스의 ‘행운’을 빈다. 9월 5일 중국ㆍ인도ㆍ러시아 정상들이 ‘단합’을 과시하자, “아주 깊고 어두운 중국에 인도와 러시아를 잃은 것처럼 보인다. 함께 아주 오랫동안 번영한 미래를 맞기를!”이라고 썼고, 미국의 폭격을 받은 이란 최고지도자가 “결코 항복하지 않겠다”고 하자, “굿 럭이라고 말하겠다”고 응수했다.
푸틴은 이미 앵커리지 회담에서, 트럼프가 이 전쟁을 직접 지원할 생각도, 미군을 앞으로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으로 파견할 뜻도 없다는 것을 파악한 상태다. 따라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트럼프의 ‘우호적인’ 발언에도, 시간이 흐를수록 러시아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더 강력한 공세를 펼칠 수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누구와 마지막으로 얘기했는지에 따라 종종 자신의 입장을 바꾸는 경향이 있다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트럼프의 이날 발언은 젤렌스키와 마크롱을 만난 직후 나왔다.
애틀랜틱 몬슬리는 “전세계가 트럼프의 강경 발언을 진심으로 믿는 유일한 방법은 그가 워싱턴으로 돌아가 나토와 우크라이나 편에 확실히 서서 재정과 군수물자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 전까지는 그저 말뿐(just talk)”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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