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게임 메이플 스토리확률 조작 논란과 바다이야기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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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는 확률공개, 메이플스토리는 영업비밀 확률조작 해명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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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들의 불만이 커져 이용자들이트럭 시위 에 나섰습니다.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이 확률 조작을 지적하기 위한 시위를 위해 준비한 트럭
메이플스토리 관련 인벤 커뮤니티에는 트럭 시위와 관련된 글이 게재되었습니다. 유저들은
겉으로는 단풍이야기 ,뜯어보니 바다이야기 ,확률조작 해명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라등의 문구를 표시한 트럭을 게재했습니다.
넥슨은 논란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했으나, 유저들의 불만은 여전합니다. 이에 국회에서 게임산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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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admin@gamemong.info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여운규 기자]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에는 해마다 연말이 되면 메밀국수를 먹는 에피소드가 빠지지 않고 나온다. 주인공 고로 상은 한 해의 마지막 날까지도 이런저런 일을 하느라 바쁘고, 또 일을 하다보면 어김 없이 배가 고파와서 혼자만의 정찬을 즐기기도 한다. 야마토게임예시 그러다가 날이 어두워지면 이렇게 말한다. "저런, '해넘이 국수'를 아직 못 먹었잖아!" 그리고는 서둘러 소바 가게를 찾는다.
릴게임황금성
▲ <서령>의 대표메뉴 '서령순면'
ⓒ 여운규
액운을 끊어낸다, '해넘이 국수'
일본의 해넘이 국수(年越しそば)는 골드몽릴게임릴게임 에도 시대부터 정착된 풍습으로, 매년 12월 31일에 메밀국수를 먹는 것을 말한다. 저녁 식사로 먹기도 하지만 제야의 종이 울리기 직전 야식으로 먹는 게 가장 좋다고 하며, 자정을 넘겨서 1월 1일이 되면 먹지 않는다고.
이 시기에 메밀국수를 먹는 이유는 첫째, 긴 국수 면발처럼 장수하기를 바라거나 좋은 인연이 계속 이어지기를 희망하는 것 바다이야기예시 이고, 둘째로는 툭툭 잘 끊기는 메밀국수를 먹으며 지난 한 해의 나쁜 일과 액운 같은 것들을 끊어버리겠다는 의미라고 한다. 그러니 새해를 넘겨서 먹으면 안 되는 거다.
고로 상의 열렬한 팬인 동시에, 또 뭐라도 먹을 구실이 생기면 그저 즐거운 나는 이런 문화가 퍽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렇구나. 새해에 떡국 먹는 것만 알았지 전날 밤에 메밀 사이다쿨바다이야기게임 국수 먹는 건 또 새롭네. 국숫발을 끊어 먹으며 액운을 끊어낸다는 의미도 그럴듯하고, 평범한 국수 한 그릇이 또 나름의 의미를 갖고 새롭게 다가오는 느낌도 좋지 않은가. 그래서 나도 언제부터인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이 되면 메밀국수를 찾아서 먹곤 한다. 거듭되는 송년회에 지친 몸을 다스리고 맑은 정신을 돌아오게 하는 데에도 깔끔한 메밀국수는 제법 효과적이다.
<서령>에서 만난 순면 메밀국수
다시 연말이 다가왔다. 12월도 중순을 넘겨서 한 장 남은 달력마저 위태롭게 느껴지던 어느 날, 나는 점심시간에 순면 메밀국수를 먹기 위해 남대문 근처 <서령>을 찾았다. 해넘이 국수라기엔 조금 이른 시점이긴 했지만, 이런저런 일이 있었던 올 한 해를 조용히 혼자서 돌아볼 생각이었다. 지난 밤 송년회 여파로 불편한 속을 좀 풀어야 할 필요도 있었다.
강화도에서 막국숫집 간판을 달고 영업을 시작한 이래 평양냉면 마니아들의 입소문을 타고 성지로 등극하더니, 서울 한복판에 상륙해서도 명성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서령>은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지라 점심시간 대기 줄이 길기로도 유명하다. 일부러 붐비는 시간을 피해서 갔고, 혼자 몸이라 그래도 쉽게 입장할 수 있었다.
▲ 순메밀로 만든 국수는 부드럽고 구수하다
ⓒ 여운규
맑은 국물에 정갈한 사리와 고명이 놓인 순면 메밀국수가 나왔다. 식탁에 놓인 안내문의 권고에 따라 먼저 국물을 한 모금 마셨다. 아이쿠, 육향이 휘몰아친다. 이 맑은 국물 속에 이런 농후한 맛과 향이 녹아있을 줄이야. 깔끔하고 시원한데 감칠맛이 오래 남는 국물이 참으로 기가 막혔다. 슴슴한 평양냉면 육수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면을 말기 전에 몇 가닥 꺼내서 따로 맛을 보았다. 메밀 향이 제법 구수하고 부드럽게 씹힌다. 밀가루를 섞지 않은 순 메밀면치고는 놀랍게도 제법 힘이 있다. 생각했던 것보다 탄력이 있는데, 그렇다고 쫄깃한 식감이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적당한 힘으로 버티다가 자연스럽게 끊어진다. 본격적으로 국수를 국물에 말아서 함께 먹어본다. 와 이거 정말 좋구나. 부드럽고 구수하면서 깔끔하고 시원하다.
후룩거리며 들이킨 순면은 한입 베어 물 때마다 잘도 끊어졌다. 국수를 먹으며 올 한 해 있었던 일들을 생각해 본다. 기쁘고 영광스러운 순간도 많았고 안타깝고 슬펐던 일도 물론 있었다. 운이 좋다고 생각했던 날들과 왜 하필 이럴 때 이런 일이 생기는지 이해되지 않았던 날들이 서로 얽혀서 뭉친 면 사리처럼 국수 사발에 가득했다. 그러나 이제 다 지나간 일이다. 꼭꼭 씹어서 맛을 본 다음 그냥 삼켜버리면 된다.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다 마셨다. 구수한 육향이 끝까지 입속에 남아 감돌았다. 그렇구나. 올해도 결국 나쁘지 않았다. 끝이 좋으면 다 좋은 거니까.
모든 게 만족스러운 식사였으나, 국수를 반쯤 먹은 다음 뿌려 먹는 '서령초'는 신맛보다는 단맛이 강해서 그날의 나에게는 조금 맞지 않는 느낌이었다. 반찬으로 나온 무생채도 내 입맛에는 좀 달았는데, 이 깔끔한 메밀국수에는 굳이 단맛을 더하지 않아도 충분하다는 생각이었다. 한 해의 끝자락에 굳이 좋은 기억을 앞세워 덧칠할 필요는 없는 것처럼.
연재를 마치며
▲ 2025년이 며칠 남지 않은 광화문 거리풍경
ⓒ 여운규
올해를 마무리하며 <집밥 혼밥>의 연재도 일단 마치기로 했다. 1년을 계획한 일이었고 딱 그만큼을 채웠으니 후회는 없다. 그동안 시민기자라는 과분한 이름 아래 뉴스 기사와 에세이의 경계를 넘나들며 보람도 있었고 배운 점도 많았다.
원래 먹는 것을 좋아하고, 음식 만드는 일에도 관심은 있었지만 결코 동네방네 자랑할 만한 수준은 못 된다. 그저 주방과의 거리가 좀 있어 보이는 중년 남성이 서툴게나마 끼니가 될 만한 음식을 별 도움 받지 않고 만들어내는 모습이 나쁘지 않다는 정도였을까. 가족이 먹을 음식을 직접 만드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무척 보람 있는 일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고, 가족과 함께하는 기쁨을 조금 더 나누고 싶은 생각에서 시작한 글쓰기였다.
그러면서 새삼 느낀 것은 매일의 끼니를 묵묵히 책임지는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 주부들, 그리고 그것을 업으로 삼는 많은 분들에 대한 감사였다. 그간의 일상이 얼마나 많은 분들의 희생과 노력 위에서 이루어진 것인지를 내가 음식을 만들어 보면서 비로소 알게 됐다. 이 시리즈를 연재하면서 얻게 된 가장 큰 수확이었다.
내년이면 직장 생활 30주년이 된다. 이 땅의 평범한 월급쟁이로 살아온 날들을 돌이켜 보면, 세상이 참 많이도 변했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그중에서도 점심시간의 바뀐 풍속도가 내게는 가장 피부에 와 닿는 변화였다.
점심을 먹는 일이 업무의 연속이던 때가 있었다. 밥 먹으러 갈 때도 부서 단위로 움직였고, 메뉴 결정은 윗분들이 했으며, 신입들은 식당 자리를 잡기 위해 뛰어다녔다. 그렇게 둘러앉은 테이블에서도 위계는 작동했고, 놀라운 속도로 뜨거운 국물을 마셔대는 상사들 틈바구니에서 막내 여직원은 밥을 반도 먹지 못하고 숟가락을 내려놓는 일도 많았다. 그러나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과 적응할 수 없는 스피드에 곤란을 겪던 신참들도 몇 년 뒤면 10분만에 국밥을 훌훌 퍼먹고는 또 커피 한잔 마시러 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던 점심시간이 지금은 혼밥 기본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코로나가 결정타였다. 집단은 해체되고 개인을 돌아보는 쪽으로 우리 사회의 분위기도 변화를 겪었다. 그전까지 한국 사회에서 혼자 밥을 먹는다는 건, 사회성이 결여된 사람이라는 뜻과 비슷했다. 처음에 혼밥 논쟁이 불거졌을 때, 혼밥족을 뭔가 모자라는 사람 취급하는 글도 읽은 적 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논쟁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다.
예전에도 가끔 혼밥을 즐기던 나였지만, 갑자기 일상이 되자 살짝 당황스럽긴 했다. 개별적인 점심 약속을 잡는 것도 하루이틀이었고, 결국은 고로 상처럼 오늘은 무엇을 먹나 하면서 홀로 사무실 근처를 헤매다니는 일이 잦아졌다. 그런데 이게 또 익숙해지니 나쁘지 않은 일이었다. <고독한 미식가>에서 말하듯 직장인의 점심이란, "시간이나 사회에 얽매이지 않고 잠깐 동안 자유를 느끼는 시간"이었던 것이다.
결국 혼자 밥 먹는 시간은 나 자신과 친해지는 시간이었다. 내가 진정으로 먹고 싶은 것을 내 스스로에게 대접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세상은 복잡해지고 노년은 갈수록 불안해지는데, 이럴 때일수록 내 자신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내가 바로 서야 다른 사람도 배려할 수 있는 거니까. 혼술도 마찬가지다. 혼밥에 익숙해지면서 혼자 가볍게 한 두 잔의 술을 기울이는 일에도 나름의 멋과 운치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건축 디자이너이자 홀로 마시는 술 한 잔의 가치를 누구보다 아름답게 표현하는 '차다'님의 글 한 자락을 소개하면서 이 시리즈를 마치고자 한다.
"홀로 있음에 익숙해지고 만족할 수 있을 때에 타인과의 관계 또한 굳건히 중심을 잡을 수 있게 된다. 무엇에도 의존하지 않고 온전히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다는 건 자유이기도 하다."
[여운규 기자]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에는 해마다 연말이 되면 메밀국수를 먹는 에피소드가 빠지지 않고 나온다. 주인공 고로 상은 한 해의 마지막 날까지도 이런저런 일을 하느라 바쁘고, 또 일을 하다보면 어김 없이 배가 고파와서 혼자만의 정찬을 즐기기도 한다. 야마토게임예시 그러다가 날이 어두워지면 이렇게 말한다. "저런, '해넘이 국수'를 아직 못 먹었잖아!" 그리고는 서둘러 소바 가게를 찾는다.
릴게임황금성
▲ <서령>의 대표메뉴 '서령순면'
ⓒ 여운규
액운을 끊어낸다, '해넘이 국수'
일본의 해넘이 국수(年越しそば)는 골드몽릴게임릴게임 에도 시대부터 정착된 풍습으로, 매년 12월 31일에 메밀국수를 먹는 것을 말한다. 저녁 식사로 먹기도 하지만 제야의 종이 울리기 직전 야식으로 먹는 게 가장 좋다고 하며, 자정을 넘겨서 1월 1일이 되면 먹지 않는다고.
이 시기에 메밀국수를 먹는 이유는 첫째, 긴 국수 면발처럼 장수하기를 바라거나 좋은 인연이 계속 이어지기를 희망하는 것 바다이야기예시 이고, 둘째로는 툭툭 잘 끊기는 메밀국수를 먹으며 지난 한 해의 나쁜 일과 액운 같은 것들을 끊어버리겠다는 의미라고 한다. 그러니 새해를 넘겨서 먹으면 안 되는 거다.
고로 상의 열렬한 팬인 동시에, 또 뭐라도 먹을 구실이 생기면 그저 즐거운 나는 이런 문화가 퍽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렇구나. 새해에 떡국 먹는 것만 알았지 전날 밤에 메밀 사이다쿨바다이야기게임 국수 먹는 건 또 새롭네. 국숫발을 끊어 먹으며 액운을 끊어낸다는 의미도 그럴듯하고, 평범한 국수 한 그릇이 또 나름의 의미를 갖고 새롭게 다가오는 느낌도 좋지 않은가. 그래서 나도 언제부터인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이 되면 메밀국수를 찾아서 먹곤 한다. 거듭되는 송년회에 지친 몸을 다스리고 맑은 정신을 돌아오게 하는 데에도 깔끔한 메밀국수는 제법 효과적이다.
<서령>에서 만난 순면 메밀국수
다시 연말이 다가왔다. 12월도 중순을 넘겨서 한 장 남은 달력마저 위태롭게 느껴지던 어느 날, 나는 점심시간에 순면 메밀국수를 먹기 위해 남대문 근처 <서령>을 찾았다. 해넘이 국수라기엔 조금 이른 시점이긴 했지만, 이런저런 일이 있었던 올 한 해를 조용히 혼자서 돌아볼 생각이었다. 지난 밤 송년회 여파로 불편한 속을 좀 풀어야 할 필요도 있었다.
강화도에서 막국숫집 간판을 달고 영업을 시작한 이래 평양냉면 마니아들의 입소문을 타고 성지로 등극하더니, 서울 한복판에 상륙해서도 명성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서령>은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지라 점심시간 대기 줄이 길기로도 유명하다. 일부러 붐비는 시간을 피해서 갔고, 혼자 몸이라 그래도 쉽게 입장할 수 있었다.
▲ 순메밀로 만든 국수는 부드럽고 구수하다
ⓒ 여운규
맑은 국물에 정갈한 사리와 고명이 놓인 순면 메밀국수가 나왔다. 식탁에 놓인 안내문의 권고에 따라 먼저 국물을 한 모금 마셨다. 아이쿠, 육향이 휘몰아친다. 이 맑은 국물 속에 이런 농후한 맛과 향이 녹아있을 줄이야. 깔끔하고 시원한데 감칠맛이 오래 남는 국물이 참으로 기가 막혔다. 슴슴한 평양냉면 육수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면을 말기 전에 몇 가닥 꺼내서 따로 맛을 보았다. 메밀 향이 제법 구수하고 부드럽게 씹힌다. 밀가루를 섞지 않은 순 메밀면치고는 놀랍게도 제법 힘이 있다. 생각했던 것보다 탄력이 있는데, 그렇다고 쫄깃한 식감이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적당한 힘으로 버티다가 자연스럽게 끊어진다. 본격적으로 국수를 국물에 말아서 함께 먹어본다. 와 이거 정말 좋구나. 부드럽고 구수하면서 깔끔하고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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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만족스러운 식사였으나, 국수를 반쯤 먹은 다음 뿌려 먹는 '서령초'는 신맛보다는 단맛이 강해서 그날의 나에게는 조금 맞지 않는 느낌이었다. 반찬으로 나온 무생채도 내 입맛에는 좀 달았는데, 이 깔끔한 메밀국수에는 굳이 단맛을 더하지 않아도 충분하다는 생각이었다. 한 해의 끝자락에 굳이 좋은 기억을 앞세워 덧칠할 필요는 없는 것처럼.
연재를 마치며
▲ 2025년이 며칠 남지 않은 광화문 거리풍경
ⓒ 여운규
올해를 마무리하며 <집밥 혼밥>의 연재도 일단 마치기로 했다. 1년을 계획한 일이었고 딱 그만큼을 채웠으니 후회는 없다. 그동안 시민기자라는 과분한 이름 아래 뉴스 기사와 에세이의 경계를 넘나들며 보람도 있었고 배운 점도 많았다.
원래 먹는 것을 좋아하고, 음식 만드는 일에도 관심은 있었지만 결코 동네방네 자랑할 만한 수준은 못 된다. 그저 주방과의 거리가 좀 있어 보이는 중년 남성이 서툴게나마 끼니가 될 만한 음식을 별 도움 받지 않고 만들어내는 모습이 나쁘지 않다는 정도였을까. 가족이 먹을 음식을 직접 만드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무척 보람 있는 일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고, 가족과 함께하는 기쁨을 조금 더 나누고 싶은 생각에서 시작한 글쓰기였다.
그러면서 새삼 느낀 것은 매일의 끼니를 묵묵히 책임지는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 주부들, 그리고 그것을 업으로 삼는 많은 분들에 대한 감사였다. 그간의 일상이 얼마나 많은 분들의 희생과 노력 위에서 이루어진 것인지를 내가 음식을 만들어 보면서 비로소 알게 됐다. 이 시리즈를 연재하면서 얻게 된 가장 큰 수확이었다.
내년이면 직장 생활 30주년이 된다. 이 땅의 평범한 월급쟁이로 살아온 날들을 돌이켜 보면, 세상이 참 많이도 변했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그중에서도 점심시간의 바뀐 풍속도가 내게는 가장 피부에 와 닿는 변화였다.
점심을 먹는 일이 업무의 연속이던 때가 있었다. 밥 먹으러 갈 때도 부서 단위로 움직였고, 메뉴 결정은 윗분들이 했으며, 신입들은 식당 자리를 잡기 위해 뛰어다녔다. 그렇게 둘러앉은 테이블에서도 위계는 작동했고, 놀라운 속도로 뜨거운 국물을 마셔대는 상사들 틈바구니에서 막내 여직원은 밥을 반도 먹지 못하고 숟가락을 내려놓는 일도 많았다. 그러나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과 적응할 수 없는 스피드에 곤란을 겪던 신참들도 몇 년 뒤면 10분만에 국밥을 훌훌 퍼먹고는 또 커피 한잔 마시러 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던 점심시간이 지금은 혼밥 기본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코로나가 결정타였다. 집단은 해체되고 개인을 돌아보는 쪽으로 우리 사회의 분위기도 변화를 겪었다. 그전까지 한국 사회에서 혼자 밥을 먹는다는 건, 사회성이 결여된 사람이라는 뜻과 비슷했다. 처음에 혼밥 논쟁이 불거졌을 때, 혼밥족을 뭔가 모자라는 사람 취급하는 글도 읽은 적 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논쟁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다.
예전에도 가끔 혼밥을 즐기던 나였지만, 갑자기 일상이 되자 살짝 당황스럽긴 했다. 개별적인 점심 약속을 잡는 것도 하루이틀이었고, 결국은 고로 상처럼 오늘은 무엇을 먹나 하면서 홀로 사무실 근처를 헤매다니는 일이 잦아졌다. 그런데 이게 또 익숙해지니 나쁘지 않은 일이었다. <고독한 미식가>에서 말하듯 직장인의 점심이란, "시간이나 사회에 얽매이지 않고 잠깐 동안 자유를 느끼는 시간"이었던 것이다.
결국 혼자 밥 먹는 시간은 나 자신과 친해지는 시간이었다. 내가 진정으로 먹고 싶은 것을 내 스스로에게 대접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세상은 복잡해지고 노년은 갈수록 불안해지는데, 이럴 때일수록 내 자신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내가 바로 서야 다른 사람도 배려할 수 있는 거니까. 혼술도 마찬가지다. 혼밥에 익숙해지면서 혼자 가볍게 한 두 잔의 술을 기울이는 일에도 나름의 멋과 운치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건축 디자이너이자 홀로 마시는 술 한 잔의 가치를 누구보다 아름답게 표현하는 '차다'님의 글 한 자락을 소개하면서 이 시리즈를 마치고자 한다.
"홀로 있음에 익숙해지고 만족할 수 있을 때에 타인과의 관계 또한 굳건히 중심을 잡을 수 있게 된다. 무엇에도 의존하지 않고 온전히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다는 건 자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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