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벌크 물동량 ‘감소세’ 고착화

올 1~10월 북항·내항 전년比 7.8·9.1% ↓
작년 부국사료 아산行에 양곡 9.6%나 줄어
2019년부터 중고차 화물 컨테이너화 한몫
업계, 수도권 공장 지방이전 원인이 가장 커
평택당진항·군산항 등 인프라 증축 꼽기도

벌크화물 미가공 수입 지역 경제 큰 영향
포트마케팅·TOC임대료 인하로 유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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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억1천만t에 육박했던 인천항 벌크(컨테이너에 실리지 않는 화물) 물동량이 10년 만에 15% 가까이 감소했다. 매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컨테이너 물동량과 달리 벌크 물동량은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2018년까지 우상향하던 인천항 벌크 물동량은 2022년 처음으로 1억t이 붕괴했고, 지난해에는 오리지널골드몽 9천만t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이마저도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인천 항만업계는 감소세가 고착화되고 있는 벌크 물동량을 늘리려면 항만 당국의 정책적인 개입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 하락 폭 커지는 인천항 벌크 화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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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 벌크 화물 감소세가 고착화하면서 다양한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벌크 화물을 처리하는 인천 북항다목적부두. /경인일보DB


인천항 벌크 물동량은 2018년까지 상승세를 유지했다. 해양수산부의 해운항만 바다신2릴게임 물류정보시스템을 보면 2018년 인천항 벌크 물동량은 1억1천187만2천867t에 달했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물동량이 줄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2018년과 비교해 16%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석유나 석탄, 모래 등 에너지 관련 화물을 제외한 물량은 더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게 인천 항만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릴짱 지난해 벌크 화물을 처리하는 인천 북항·내항의 물동량은 2천669만6천373t으로, 10년 전 4천662만2천205t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인천 북항·내항의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8%, 9.1% 줄어드는 등 감소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천항 벌크 화물 감소세가 고착화하면서 다양한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벌크 화물을 처리하는 인천 내항. /경인일보DB


인천 항만업계는 인천항 벌크 물동량이 감소하게 된 가장 큰 이유로 수도권 공장의 지방 이전을 꼽는다. 벌크는 컨테이너처럼 화물이 규격화 되지 않아 물류비용이 많이 든다. 기업들은 물류비용을 아끼고자 공장과 가까운 항만에서 물량을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인천 미추홀구에 있던 부국사료가 2024년 11월 충남 아산으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그나마 물량이 유지되던 양곡 물동량도 올해는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1~10월 인천항 양곡 물동량은 328만8천511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6%나 감소했다.
2019년부터 인천항 주요 벌크 화물의 컨테이너화가 진행된 것도 벌크 물동량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2019년부터 자동차 운반선이 부족해지면서 인천항 주요 벌크 화물인 중고차도 컨테이너에 실려 수출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컨테이너 운임이 낮아졌고, 관련 업계는 컨테이너로 수출하는 물량을 계속 늘려나가고 있다.
2019년 596만t이었던 자동차 벌크 물동량은 지난해에는 499만t까지 줄었지만, 같은 기간 컨테이너에 실려 수출되는 자동차 물동량은 196만t에서 379만t까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 42만여대에서 63만여대로 늘어난 인천항 중고차 수출량이 대부분 컨테이너로 처리된 것이다.
평택당진항이나 군산항 등 서해안 권역 항만에서 벌크 화물을 처리하는 인프라가 잇따라 증축된 것도 인천항 벌크 물동량이 줄어드는 원인이 됐다.
인천항의 한 하역사 관계자는 “전국적으로도 벌크 물동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항은 감소 요인이 더 크다 보니 반등의 기회를 잡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벌크화물을 처리하는 일부 하역사는 적자가 계속 누적되면서 운영이 힘든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항만 물동량의 양대 축 벌크 화물 반등 위한 노력 필요



인천 내항에서 수출을 기다리는 중고차량. /경인일보DB


항만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벌크 화물은 컨테이너 화물과 함께 항만 물동량을 구성하는 양대 축인 만큼, 현재 상황에서 물량을 늘릴 방안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벌크 화물은 가공되지 않은 채로 수입되는 경우가 많아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기 때문에 절대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게 항만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유럽 최고의 벌크 허브 항만인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의 경우에는 단순한 화물 하역을 넘어 항만 주변에 물류 단지를 유치, 가공·조립·유통 등의 산업을 집적화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 내고 있다.
벌크 전문 선사인 씨레인보우인터내셔널(주) 박성은 상무는 “그동안 인천항만공사 등 인천항 항만 당국은 컨테이너 정기 항로 노선 유치에만 집중하면서 벌크 화물은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대한 측면이 일부 있었다”며 “이제는 벌크 화물 선사나 화주 등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벌크 화물이 인천항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포트 마케팅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선사나 화주를 유인하는 방법으로는 인센티브 제도가 거론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는 그동안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한 선사나 화주, 물류 업체에만 지급하던 인센티브를 벌크 화물과 관련된 업체에도 지급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 내항 6부두에서 지게차가 가공된 철판을 옮기고 있다. /경인일보DB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벌크 물동량 증가를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자 다각도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벌크 하역사와 함께 인천항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합동 마케팅도 할 계획”이라고 했다.
다른 항만으로 빼앗기는 물동량을 줄이려면 인천항 부두운영사(TOC) 임대료를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해수부의 무역항 사용료 규정에 따라 인천항은 부산항과 함께 1급 항만으로 분류되면서 다른 항만보다 더 비싼 TOC 임대료를 내고 있다. 인천항에는 벌크 화물을 처리하는 내항과 북항 일부 부두가 TOC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데, 가까운 평택항보다 20~30%가량 임대료가 비싼 탓에 화물 처리 비용도 상승하고 있다.
인천항발전협의회 이한용 사무국장은 “인천항은 다른 항만보다 TOC 임대료가 비싸 기업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려면 하역료를 다른 항만보다 비싸게 받아야 한다. 이는 인천항 벌크 물동량이 다른 항만으로 이전하는 원인으로 꼽힌다”며 “TOC 임대료를 다른 항만 수준으로 맞추면 인천항으로 되돌아오는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엽 기자 kjy86@kyeongin.com 기자 admin@seastorygame.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