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사용하는 특수활동비에 대해 필자가 처음으로 정보공개소송을 제기한 것이 2019년 11월 18일이었다. 뉴스타파와 3개 시민단체(세금도둑잡아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함께하는 시민행동)가 국회의원들이 사용하는 예산에 대한 집중감시 활동을 통해서 예산환수 등의 성과를 낸 후에, 다음 목표로 정한 것이 검찰이었다. 사전 자료조사와 시범적인 정보공개청구를 한 후에, ‘검찰 예산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느끼고 특수활동비를 포함한 검찰 예산 감시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야마토게임 2023년 6월 23일 뉴스타파 취재진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검찰 특수활동비' 기록을 수령해 대검찰청 청사 밖으로 나오고 있다. 


3전 3승의 검찰 특활비 소송
이제 6년이 넘은 긴 소송전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그동안 필자는 3건의 정보공개소송에서 모두 승소(첫번째 사 야마토릴게임 건은 일부승소. 나머지는 전부 승소)했다. 뉴스타파와 시민단체들이 협업해서 기획한 것이고, 소송 진행은 원고인 필자가 맡았다.
3건이나 소송을 하게 된 것은, 2023년 4월 첫 번째 승소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된 이후에도 검찰이 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정보공개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검증과정에서 새롭게 알게 된 정보에 대해 정보공개청 오리지널바다이야기 구를 하면, 검찰이 그에 대해서도 거부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 번째, 세 번째 소송을 하게 됐다. 두 번째 소송은 대검찰청 각 부서(형사부, 반부패수사부, 공공수사부 등)가 사용한 특수활동비에 대한 것이었는데, 올해 12월 4일 필자가 2심까지 승소했다. 그리고 검찰이 대법원 상고를 포기해서 12월 19일 확정됐다.
세 손오공릴게임 번째 소송은 대검이 2023년 6월 이후 사용한 특수활동비에 대해 다시 정보공개를 거부하는 바람에 제기한 소송인데, 1심에서 승소한 후에 검찰이 항소를 포기해서 올해 9월 9일 확정됐다. 이로써 지금까지 3전 3승이고, 마지막 1건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소송에서 가장 어려웠던 손오공릴게임 고비, ‘윤석열 검찰의 거짓말’
검찰 특수활동비 정보공개소송과 검증과정에서 있었던 일들을 다 쓰려면 책 한 권은 나와야 할 것이다. 소송 과정에서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봐도 가장 어려웠던 고비는 첫 번째 소송의 1심이었다. 당시에 검찰이 보인 파렴치한 행태를 생각하면 지금도 분노가 치민다. 멀쩡하게 수천쪽이나 있는 자료를 ‘1장도 없다’고 법원에까지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런 거짓말을 소송을 수행하는 검사가 단독으로 했을 리는 없다고 본다. 거짓말을 하던 당시의 검찰총장은 다름 아닌 윤석열이었다.



'검찰 특활비 공개' 첫번째 소송 1심에서 대검찰청 공판송무부가 법원에 제출한 준비서면 중 일부.


당시 검찰이 1심 법원에 제출한 서면을 보면 지금도 기가 막힌다. 국민세금을 1년에 백억 원 안팎으로 사용해 놓고도 ‘관련 서류가 한 장도 없다’는 주장을 검찰이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말 답답한 상황이 되었다. 만약 그대로 소송이 진행된다면, ‘각하’를 면치 못할 상황이 된 것이다. ‘정보가 존재한다’는 것을 원고가 입증하지 못하면 ‘각하’를 하는 것이 법원의 확립된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송이 진행되던 중에 변수가 생겼다. 2020년 11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윤석열 당시 총장의 특수활동비 사용이 논란이 되면서, 국회의원들이 대검찰청에 현장검증을 하러 간 것이다. 물론 검찰은 현장검증을 간 국회의원들에게도 제대로 된 자료를 보여주지 않았다. 그러나 그날 검찰이 국회의원들에게 액수가 적힌 문서를 보여준 것이다. 그것이 반전의 계기가 되었다.
필자는 법원에 ‘국회의원들에게 액수가 적힌 문서를 보여줬다면, 뭔가 그 계산근거가 되는 자료가 남아 있다는 것 아니냐’고 호소했고, 1심 법원은 필자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그래서 ‘정보가 없다’는 검찰의 주장을 배척하고, 검찰 특수활동비 자료를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그 1심 판결이 결정적이었다.
그 이후의 소송은 비교적 수월했다. 2심에 가서 검찰은 ‘사실은 자료가 있다’라고 입장을 바꿨고, 2심 법원은 비공개로 자료를 열람한 후에 공개할 부분과 비공개할 부분을 나눠서 판결했다. 그 이후에도 대법원과 하급심 법원에서 이 기준은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마지막 남은 ‘특활비 월말 잔액’ 공개소송 판결
이제 마지막 4번째 소송의 판결만 남아 있다. 4번째 소송은 필자가 서울중앙지검장을 상대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청이 월별로 작성하는 특수활동비 지출내역기록부라는 장부의 마지막에 적어놓는 ‘잔액’을 공개하라는 소송이다.
‘왜 잔액을 공개하지 못하나’라는 의문이 들겠지만, ‘잔액’은 검찰이 마지막까지 감추려고 하는 정보이다. 필자가 첫 번째 소송에서 최종승소하여 자료를 받을 때, 검찰은 잔액이 적혀 있는 부분을 가리고 공개했다. 그 정도로 철저하게 숨기려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나중에 뉴스타파의 검증과정에서 본래 ‘잔액’이 적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게 된 것이다. 아마도 검찰이 ‘잔액’을 감춘 이유는, 연말에 특활비 잔액을 10원짜리까지 털어쓰는 것이 관행화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추정한다.
최근 서울동부지검이 뉴스타파에 공개한 자료에는 ‘잔액’까지 나와 있었는데, 공통점은 연말에 남은 돈을 모두 털어썼다는 것이다. 이런 ‘연말 털어쓰기’는 당연히 세금 오남용이다. 기밀활동에 써야 할 특수활동비를 연말에 ‘쌈짓돈’처럼 나눠 쓴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행태를 감추기 위해 검찰이 ‘잔액’을 비공개하려고 애쓰는 것이라면, 그야말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누구보다 법을 잘 지켜야 할 기관이 법령과 지침을 어겨가면서 세금을 오남용해 온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2026년 1월 16일이면 ‘특활비 월말 잔액’ 공개에 관한 1심 판결이 선고된다. 부디 이 판결이 6년이 넘은 긴 소송전의 마무리가 되길 바란다.
뉴스타파 하승수 전문위원 /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변호사) haha96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