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이 황해남도 재령군 삼지강농장,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농장을 현지에서 지도하는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김정은 정권의 권력 핵심을 장기가 유지하고 있는 '공식 의전 서열 2위'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최근 지방 시찰 행보에 북한 매체들이 최고지도자의 공개활동 때 붙이는 '현지지도'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최룡해의 공고한 권위가 더 강화됐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라황금성3
는 평가가 30일 나온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달 14일 최룡해 위원장이 황해남도 재령군 삼지강농장,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농장을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그가 지난 6월 8일에도 황남강철공장 등 황해남도의 여러 부문 사업을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전했다.
현지지도라는 말은 최고지도자가 경제 및 군의 사업 TRADESTATION
현장을 시찰할 때 주로 쓰이는 말로, 그 자체가 권력을 상징하는 말로 볼 수 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아닌 다른 간부들이 시찰에 나설 때는 '료해'(了解)라는 말을 사용한다.
최 위원장은 김일성 주석과 항일 빨치산 투쟁을 함께한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이다. 최현은 북한의 개국 공신 중 하나로 사후 '혁명 열사'로 분류된 인사다.포트폴리오투자
최근 북한은 5000톤급 신형 구축함의 첫 배의 이름을 '최현호'로 명명할 정도로 북한 역사에서 상징적 인물 중 하나다.
이같은 배경을 가진 '뼈대 있는' 집안 출신인 최 위원장도 일생을 김씨 일가의 유일영도체제 유지·강화에 바치며 충신으로 지냈다. 노동당의 핵심 보직인 조직지도부장, 군의 핵심 보직인 총정치국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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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국회입법조사처는 '북한 엘리트 내 권력 구조의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최 위원장이 지난 2017년 당 조직지도부장에 오른 후 그의 측근들도 대거 당·정·군의 핵심 보직에 진출하는 등 일종의 권력 독점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방상을 지낸 리영길 총참모장, 노광철 국방상 등 현직 실세들도 최 갤럭시탭증권사
위원장의 심복으로 분류된다.
다만 북한은 과거 최 위원장 외에 다른 간부들의 시찰도 '현지지도'라고 부른 적이 있다. 지난 2020년 8월 박봉주 당시 내각총리와 리병철 정치국 상무위원이 태풍 피해 복구 사업을 현장에서 챙길 때도 북한 매체들은 현지지도라는 말을 사용했다.
아울러 "당 중앙위 부위원장들인 김재룡 동지, 리일환 동지, 최휘 동지, 박태덕 동지, 김영철 동지, 김형준 동지가 태풍의 영향을 크게 받은 황해남도 장연군, 태탄군 여러 농장의 피해복구 사업을 현지에서 지도했다"라고도 전했다.
전문가들은 김 총비서가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때외 비교했을 때 자신의 권한과 책임을 고위 간부들에게 위임하는 형태로 국정을 이끌고 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최 위원장의 행보 역시 '최고지도자의 권한을 위임받아' 사업 현장을 챙긴다는 뜻에서 '지도'라는 표현이 동원됐을 가능성이 있다. 궁극적으로는 고위 간부들의 행보도 결국 최고지도자의 통치 행위의 일환일 뿐임을 부각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다만 2020년에는 태풍이라는 갑작스러운 자연재해에 대응한 다수의 간부들에게 동시에 '지도'라는 표현이 쓰였지만, 최 위원장의 경우 경제사업을 챙기는 단독 활동이었다는 점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최 위원장의 입지가 최고지도자의 유고 때 그를 대신할 수 있을 수준으로 높아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북한 전문가는 "현지지도라는 말은 여전히 굉장히 예민한 표현"이라며 "서열 변화의 신호로 읽힐 수도 있어서 계속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