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대화, 그리고 비아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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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대화, 그리고 비아그라
1. 대화가 관계를 결정한다
사랑은 말로 표현해야 한다. 이 말이 식상하게 들릴지 몰라도, 관계를 오래 유지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연인 사이에서 대화는 단순한 정보 교환이 아니라 감정을 나누고, 친밀감을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렇다면 연인에게 사랑받는 대화법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 대화법이 비아그라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
단순히 말을 많이 한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말하느냐다. 효과적인 대화는 연인의 마음을 열고,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그리고 관계가 깊어질수록 감정적인 교류뿐만 아니라 신체적인 교류 역시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는다.
여기서 비아그라가 등장한다. 대화로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처럼, 비아그라는 관계를 더욱 깊고 만족스럽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2. 연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대화법
1 상대의 말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라
대화를 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말하기보다 듣기를 잘한다는 것이다. 상대의 말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고, 적절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랬구나. 정말 힘들었겠다.
그 말 들으니까 나도 기분이 좋아지네.
너무 멋진 생각이야. 역시 넌 다르다니까
이런 반응은 상대방이 존중받고,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게 한다. 그리고 이런 감정적 안정감은 관계의 모든 부분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2 문제 해결보다 공감이 먼저다
많은 남성이 하는 실수 중 하나가, 연인의 고민을 들으면 해결하려고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화에서 중요한 것은 해결책이 아니라 공감이다.
예를 들어, 연인이 오늘 직장에서 너무 스트레스 받았어.라고 말하면 이렇게 반응하는 것이 좋다.
잘못된 예: 그럼 그냥 신경 쓰지 마. 회사는 원래 그런 곳이야.
좋은 예: 정말 속상했겠다. 요즘 회사에서 힘든 일 많아 보여서 걱정했어.
이렇게 반응하면 상대는 이 사람이 내 감정을 이해하고 있구나라고 느낀다. 감정을 공유하는 것은 심리적 친밀감을 높이는 핵심 요소다.
3 애정 표현은 구체적으로
사랑해라는 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때가 있다. 애정 표현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해야 더 큰 효과가 있다.
오늘 입은 옷이 너무 잘 어울려. 정말 매력적이야.
너랑 있으면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 그만큼 즐겁다는 거겠지?
네가 웃는 모습 보면 나까지 기분이 좋아져.
이런 말들은 상대방을 특별하게 느끼게 만든다. 그리고 이런 감정적인 교류가 쌓이면, 신체적인 친밀감 역시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된다.
3. 대화와 비아그라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좋은 대화가 관계를 가깝게 만든다면, 그 관계를 더욱 깊고 만족스럽게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비아그라다.
많은 남성들이 나이가 들면서 성적인 변화를 겪는다. 호르몬 감소, 피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예전과 같은 활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그리고 이런 변화는 자신감 저하와 관계 소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비아그라다.
비아그라는 신체적인 변화를 도와줄 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변화도 가져온다.
나는 아직 충분히 매력적인 남자다.
연인과 더 깊은 친밀감을 나눌 수 있다.
이제 걱정 없이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다.
이런 긍정적인 변화는 대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자신감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대화도 활기차고 긍정적으로 변한다. 그리고 결국 더 깊은 감정적, 신체적 친밀감으로 이어진다.
4. 비아그라의 효과적인 사용법
비아그라를 제대로 사용하려면 몇 가지 중요한 사항을 기억해야 한다.
적절한 타이밍 성관계 30~60분 전에 복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공복 상태에서 복용 추천 지방이 많은 음식과 함께 섭취하면 효과가 늦어질 수 있다.
하루 1회 복용 원칙 과다 복용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정 약물과 병용 금지 질산염 계열 약물과 함께 복용하면 위험할 수 있다.
이런 사항을 지킨다면 비아그라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연인과의 관계를 더욱 만족스럽게 만들어줄 것이다.
5. 대화비아그라 = 완벽한 관계
사랑받는 대화법을 익히고, 비아그라를 적절히 활용하면 관계는 더욱 깊고 만족스럽게 변한다.
대화로 감정적인 친밀감을 높인다.
비아그라로 신체적인 친밀감을 회복한다.
이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루면 연인 관계는 더욱 견고해진다.
비아그라는 단순한 발기부전 치료제가 아니다. 그것은 자신감을 회복하고, 연인과 더욱 행복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다.
사랑받는 대화법을 배우고, 비아그라와 함께 더 깊고 뜨거운 관계를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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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admin@slotnara.info
2019년 크리스마스에 왕립학술원에서 진행된 크리스마스 강연 현장. 뜨거운 분위기 속에서 해나 프라이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고등공간분석센터 교수가 빅데이터 통계분석과 일상의 교차점을 강연하고 있다. Royal Institution 제공
인공지능(AI)의 시대다. 수많은 정보가 쏟아지는 지금, 우리는 왜 과학을 배워야 할까.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전해지는 과학 이야기에는 어떤 가치가 있을까.
1799년 설립돼 지금까지 영국의 과학대중화를 이끌고 있는 영국 왕립학술원은 “AI 시대이기 바다이야기다운로드 때문에 더더욱 살아 움직이는 과학을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확신에 찬 대답의 근거를 찾아 4월 영국 런던으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산·학·연이 함께 손을 잡고 사회의 ‘과학자본’을 쌓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200년 전, 마이클 패러데이가 영국 왕립 백경게임랜드 학술원에서 크리스마스 강연을 하는 모습. Alexander Blaikley(W) 제공
“촛불에서 벌어지는 물리적 현상을 살펴보는 것보다, 과학의 세계로 향하는 더 좋은 입구는 없을 것이다.”
200여 년 전 크리스마스, 전자기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영국의 물리학자 마이클 패러데이가 바다이야기릴게임 영국 런던 왕립학술원(Royal Institution) 연단에 올라 작은 초 하나를 켜며 한 말이다.
이 말을 시작으로 패러데이는 촛불을 이용한 다양한 실험을 선보였다. 촛불로 가열한 얼음의 융해와 물의 기화, 물체의 상태 변화를 설명했다. 브랜디에 건포도를 넣고 불을 붙이자 푸른 불빛이 넘실거렸다.
패러데이의 크리 릴게임신천지 스마스 강연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것이었다. 당시 크리스마스 강연을 그린 그림들을 보면 하나같이 볼이 상기된 청중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다. 패러데이를 포함해 당대 가장 유명한 과학자들이 과학의 아름다움을 몸소 전하던 크리스마스 강연의 역사는 1825년 처음 시작된 이래로 200년간 지속됐다. 200년 전 만든 연단 그 당시의 벽지, 의자 모두 그대 온라인야마토게임 로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비밀을 알려드릴게요. 거기, 문 앞부터 관객석까지 쭉 걸어오면서 말을 해보세요. 아무 말이나 괜찮아요.”
4월 16일 다니엘 글레이저 영국 왕립학술원 과학소통국장이 크리스마스 강연이 진행되는 강연장 한가운데서 아이 같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영문도 모른 채 그의 말을 따라 연단 위를 걸었다. 관객석 앞 어느 지점에 이르자 기자의 말이 벽에 반사돼 강연장 전체에 크게 울렸다.
“거기가 스위트 스팟(sweet spot)이에요. 강연자의 말이 잘 들리도록 설계됐죠. 당신이 서 있는 바로 그 자리에 패러데이가 서 있었을 겁니다.”
패러데이의 크리스마스 강연은 과학대중화의 시작을 알린 중요한 기점이다. 글레이저 국장은 “오늘날 왕립학술원이 진행하는 크리스마스 강연과 금요일 석학 강연 등 다양한 대중과학 행사들은 과학을 일상 속 평범한 순간에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든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람들이 자신을 ‘과학 이야기 속 일부’로 느끼게 해 그들의 과학자본을 서서히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4월 16일 다니엘 글레이저 왕립학술원 과학소통국장이 크리스마스 강연이 열리는 강연장을 직접 안내하며 기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과학동아 제공
● 200년간 쌓은 영국 사회의 과학자본을 만나다
글레이저 국장이 말한 ‘과학자본’은 개인, 나아가 사회에 축적된 과학과 관련된 지식, 태도, 경험, 그리고 관계의 총합을 담은 개념이다. 과학자본이 잘 축적된 사회에서 더 많은 이공계 인재가 나온다.
과학자본이 잘 축적된 사회에서는 유전자변형생물체(GMO)와 코로나19, 원자력 발전까지 과학과 관련된 사회 이슈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새로운 정보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오늘날, 개인과 사회가 제대로 준비돼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이 과학자본인 셈이다.
그래서 과학동아는 창간 40주년을 맞아 지난 10월호부터 오늘날 한국의 과학자본을 진단하는 특별 연재를 진행하고 있다. 4월 패러데이의 발자취를 좇아 영국 런던의 왕립학술원을 찾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영국은 과학자본이라는 개념이 탄생한 곳이다. 기업과 학교, 그리고 연구 기관이 다 함께 과학자본을 쌓기 위해 ‘진심’인 나라가 바로 영국이다.
과학 커뮤니케이션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대중의 이해(public understanding)’를 높이는 방법이다. 일반 대중이 과학을 잘 이해하도록 이끌어서, 과학을 잘 몰라 생기는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는 데 썼다. 이 방법이 널리 쓰이던 1980~1990년대에는 대중이 새로운 과학기술에 공포감을 품는 이유가 ‘대중이 무지해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 첫 번째 방법(대중의 이해 제고)이 정답이 아닐 수 있다는 의구심이 생겼다. 1990년대 후반 GMO의 안전성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 커졌기 때문이다. 당시 과학정책 연구자들은 대중이 과학을 잘 모르기 때문에 GMO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면 신뢰도가 높아질지 실험했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클레어 마리스 프랑스 국립농업환경연구소(INRAE) 융합과학·혁신·사회연구소 책임연구원이 2001년 국제학술지 ‘EMBO 리포츠’에 발표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자.
마리스 책임연구원은 1998년과 1999년 사이 유럽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GMO에 대한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리고 인터뷰 참가자들이 GMO에 대해 더 잘 안다고 해서 GMO 기술 도입에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은 대중의 과학 지식이 아닌 정부와 기업의 과학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달려 있었다.
마리스 책임연구원은 논문에서 다음과 같은 재치 있는 문장으로 실험 결과를 소개했다. “우리가 마법 지팡이를 휘둘러 모든 시민이 모든 토마토에 유전자가 있다는 것을 아는 세상을 만든다고 해도 논쟁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다.” (doi: 10.1093/embo-reports/kve142)
대중의 이해를 높이는 방법에 한계가 있음이 드러나자, 다음에는 ‘대중의 참여(public engagement)’를 높이는 방법이 대두됐다. 글레이저 국장은 “대중의 참여는 과학자와 대중 사이에 벌어지는 양방향 소통에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양방향 소통에서 과학자는 학문적 배경에 의한 전문가, 대중은 경험에 의한 전문가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일상에서 과학에 참여하고 있다는 통제감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상 경험을 ‘과학 이야기 속 일부’로 느끼면서 자신 또한 전문가라고 여기게 하는 겁니다. 이런 감각이 얼마나 잘 형성됐는지는 지식을 얼마나 쌓았는지 파악하는 시험을 통해서는 알 수 없죠.
그래서 탄생한 것이 과학자본이라는 개념입니다. 과학과 관련된 사회적, 문화적 자본을 측정하죠. 과학자본은 개인, 집단, 도시, 국가 전체 단위에도 해당됩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과학자본을 쌓는 과정이 매우 어렵다는 겁니다.”
과학자본은 단순히 지식을 쌓아서는 축적할 수 없다. 여러 문화적 요인이 오랜 시간에 걸쳐 작용해야만 축적된다. 그래서 왕립학술원이 200여 년간 쌓아온 과학자본은 지금 영국에게 무엇과도 비견할 수 없는 중요한 자산이 됐다.
글레이저 국장은 “왕립학술원이 창립되기 이전에는 과학자끼리만, 삶과 무관한 과학을 이야기하는 폐쇄적인 과학 문화가 주류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왕립학술원의 창립자들은 이렇게 선언했습니다. ‘우리는 부자가 아닌 사람들과도 이야기해야 한다. 남성뿐 아니라 다양한 이들과도 이야기해야 한다. 그리고 일상에서 중요한 문제들에 숨어 있는 과학을 이야기해야 한다’라고요.”
대중을 과학에 참여시키는 것, 과학자가 직접 과학을 설명하도록 하는 것, 그리고 실험을 통해 과학 그 자체를 눈앞에서 시연하는 것은 왕립학술원 설립 초기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온 대원칙이다. 그렇기에 1825년의 크리스마스 강연과 2025년의 강연은 본질적으로 완전히 같은 강연이 된다.
과학자와 대중 사이의 양방향 소통을 강조하는 ‘대중의 참여’ 방식은 사람들이 일상 경험을 ‘과학 이야기 속 일부’로 여기며 과학과 활발히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만든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유전자변형생물체(GMO) 등 과학과 관련된 사회 이슈에 대해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문제를 바라볼 수 있다.과학동아 제공
● 우리는 원래 직접 만나고 말하며 즐거워하는 생물이다
“이곳은 우리 보물창고예요.”
글레이저 국장이 역대 크리스마스 강연에서 활용된 인형, 폭탄, DNA 모형 등 소품이 잔뜩 쌓여 있는 거대한 창고 문을 열었다. 바로 앞에서 화학 반응이 일어나거나 독특한 물리 현상이 재현되는 경험은 절대 잊히지 않는다. 어딘가 그슬리고 떨어져 나가고 의문의 액체가 남긴 얼룩이 있는 소품의 모습이 강연 현장의 분위기를 상상하게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우리는 모든 걸 온라인으로 할 수 있다는 감각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기 우리는 감정의 공유와 인간적 연결감을 잃었죠. 강연장에서 무언가 일어나고 사람들이 ‘와!’ 하고 숨을 내쉬는 순간. 우리는 그 순간을 추구합니다.
사람들은 공식이나 방정식은 잊어버리지만 그때 느낀 감정은 기억합니다. 그 감정이 바로 사람과 과학을 이어주는 연결고리예요. AI가 아무리 좋은 정보를 갖고 있다고 해도 사람들에게서 감정을 자아내진 못합니다. AI는 과학자본을 키우는 데 효과적인 도구가 아니에요.”
왕립학술원의 강연을 실제로 보지는 못했다. 아쉬워하는 기자에게 글레이저 국장은 “어른에게는 어른을 위한 과학 경험이 필요하다”면서 사이언스 갤러리 런던과 런던 과학박물관에 가 볼 것을 권했다.
왕립학술원을 나선 다음 템스강을 가로질렀다. 킹스 칼리지 런던 캠퍼스 안에 있는 작은 미술관인 사이언스 갤러리 런던은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는 대학생들로 가득했다. 굳이 뭔가를 배울 생각 없이 미술관에 가듯 천천히 거닐기 좋은 곳이었다. 사이언스 갤러리 런던은 과학자와 예술가가 함께 과학을 소재로 한 예술 작품을 만들고 이를 대중에 선보이는 곳이다.
영국 런던의 ‘사이언스 갤러리 런던’에서 전시 중인 작품 ‘저항과 재생의 장소’ 전경. 과학동아 제공
이날 사이언스 갤러리 런던에는 19세기 중반 템스강이 오염되며 발생한 런던의 콜레라 대유행을 떠올리며 작업한 ‘나는 템스이며 템스는 나다(I am the Thames and the Thames is me)’, 나무껍질·바나나잎 등으로 만든 생분해성 섬유를 활용해 명상의 공간을 창조한 ‘저항과 재생의 장소(a space for resistance and renewal)’ 등이 전시돼 있었다.
엄숙함, 평온함, 노여움, 담담함. 챗GPT에게 런던의 콜레라 대유행에 대해 물어봤다면, 생분해성 섬유에 대해 물어봤다면 작품을 보며 든 감정들을 똑같이 느낄 수 있었을까.
전시장 한편에서 만난 매니저 리안 씨는 “사이언스 갤러리에서는 AI부터 기후 위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과학기술을 주제로 한 작품이 전시된다”면서 “사실 나는 이곳 킹스 칼리지 런던대 학생인데, 학생들이 데이트를 하거나 그냥 쉬기 위해서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과학을 접하며 휴식을 할 수도 있다. 생각해 보지 못했던 개념이었다.
리안 씨도 글레이저 국장처럼 “당신이 과학을 사랑한다면 런던 과학박물관에 꼭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체 어떤 곳인가 싶어 4월 18일 런던 과학박물관을 찾았다. 부활절 연휴 첫날이라 박물관은 가족 단위 방문객의 신난 목소리로 가득했다.
● 런던 과학박물관에서 기업의 역할을 말하다
흔히 과학관을 떠올리면 태양계의 행성, 비행 기술의 발전, 인체의 신비 등 다양한 주제를 만지고 작동해 볼 수 있는 전시품들이 즐비한 곳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물론 런던 과학박물관도 큰 틀에서는 이런 형태를 유지한다. 그러나 재미있는 포인트가 하나 있다. 런던 과학박물관에서는 ‘기업’이 전면에 등장한다는 점이다.
과학을 하는 사람을 ‘과학자’라고 부르지만 이 말의 경계는 모호하다. 이공계 대학 교수는 과학자인가? 정부출연연구소의 연구자는 과학자인가? 라만 분광법을 이용해 분자의 종류를 구별하는 테크니션은 과학자인가? 자동차 생산 기업의 엔지니어는 과학자인가?
런던 과학박물관은 이 모든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다. 엔지니어와 테크니션, 연구자 등 과학과 관련된 모든 직업을 생생하게 보여준다는 점이 런던 과학박물관의 차별점이다.
다리가 절단된 이를 위해 의족을 만드는 이들, 자동차를 조립할 로봇팔을 작동하는 이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전시된다. 곳곳에 배치된 디스플레이에서는 다양한 기업에서 오늘도 세상을 만들고 있는 ‘과학자’들이 자신의 이름과 직함, 어떤 일을 하는지 그리고 그 일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말하고 있다. 과학자와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전시장 한쪽에는 해당 전시장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준 기업의 이름이 붙어 있다. 애플, 구글 등 글로벌 기업 사이에 ‘삼성’이 쓰여 있다. 영국 런던에서 발견한 삼성이 반가웠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과학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런던 과학박물관을 후원했다”면서 “과학대중화에 기여하기 위해 박물관 내 수학갤러리의 기술 파트너로 함께했다”고 말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수학갤러리 내에서 삼성 제품을 이용한 전시물을 제작하고 ‘디지털 랩 프로젝트’ 운영과 전시품 VR(가상현실) 관람 앱 제공 등 다방면에서 협력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사의 기술을 이용해 박물관을 방문한 이들에게 폭넓은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런던 과학박물관 외에도 왕립학술원이나 에든버러 과학축제 등 영국에서 과학대중화를 이루는 기관에서 기업의 후원을 받는 사례는 흔하다. 단순히 돈을 지원받는 방법 외에도 기업의 과학자들이 직접 대중과 만나는 형태로 사회의 과학자본을 쌓기 위한 노력도 많다.
일례로 7월 16일 왕립학술원은 원자력 발전용 우라늄 농축 및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 ‘유렌코(Urenco)’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왕립학술원은 2026년부터 유렌코의 과학자들이 직접 청소년을 만나 재미있는 시연을 통해 자사의 기술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에든버러 과학축제를 주관하는 비영리 단체 ‘에든버러 사이언스(Edinburgh Science)’ 역시 에든버러 과학축제 2025에서 글로벌 제조·기술 기업인 히타치 에너지와 함께 전기 회로와 에너지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실험 코너를 운영했다.
에든버러 사이언스의 어거스타 맥도날드 매니저는 히타치와의 협업을 소개하는 영상에서 “이런 시도는 어린이들이 색다른 방법으로 과학기술과 관계를 맺도록 해 지역 사회의 과학자본을 키우는 효과를 낳는다”면서 “이는 이 어린이들이 과학기술, 엔지니어링, 수학 등 분야로 진로를 선택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영국 런던 과학박물관에서는 엔지니어와 테크니션, 연구자 등 과학과 관련된 모든 직업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기업은 방문객들이 전시품을 통해 자사의 기술을 경험하며 과학기술을 더 친밀하게 여기도록 돕는다. 과학동아 제공
● 과학자가 과학자를 키워낸 패러데이를 기억하며
기업에 속한 과학자들이 직접 시민들과 만나 사회의 과학자본을 키우는 이 같은 시도는 최근 한국에서도 점차 확산하고 있다. LG이노텍은 2014년부터 ‘소재·부품과학교실’을 운영하며 자사의 연구원들이 직접 강사로 참여해 사업장 인근 학생들을 대상으로 소재·부품 기술을 접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SK건설은 2009년부터 ‘행복한 초록교실’을 통해 SK건설 임직원들이 기후변화의 원인과 에너지 자립 마을에 대해 설명하는 교육을 진행해 왔다.
포스코건설이 2016년부터 운영 중인 건설교육 아카데미에서는 포스코건설 임직원들이 직접 건설에 참여한 대표 건축물을 소개하며 중학생들과 함께 3차원(3D) 종이 건축물 모형도를 제작하는 활동이 이뤄진다.
현대자동차·기아 남양연구소는 사회공헌 프로그램 ‘비전 드라이브’를 통해 경기 화성 지역 아동·청소년들이 자동차를 직접 만들고 주행해 볼 수 있는 교육을 임직원들이 제공한다. 임직원들은 사전 교육을 통해 과학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익힌 다음 아동·청소년들과 만난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최지현 현대자동차·기아 MSV전동화성능시험팀 책임연구원은 “2023년부터 참여했는데 재미있고 보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여성준 현대자동차·기아 디지털엔지니어링전략팀 연구원은 “프로그램에 참가한 아이들이 인사이트와 많은 도움을 얻어 가면 좋겠다”면서 “(아이들이) 새로운 꿈을 찾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참가한 아동·청소년들의 반응도 좋다. 경기 화성 남양중 박시온 학생은 자료에서 “미래 항공 모빌리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면서 “사람이 이용 가능한 드론과 같은 모빌리티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기회라 좋았다”고 말했다.
임동균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9월 5일 과학동아와의 인터뷰에서 “과학자본을 쌓는 과정은 지역의 산업과 연계돼야 한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지금 과학을 하면 어떤 진로, 어떤 직업을 얻게 되는지 알려줘야 합니다.
그리고 지역의 기업들이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지 과학을 아는 것이 내 직업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알아야 하죠. 지역 학교와 산업계가 손을 잡고 시민들에게 과학을 정기적으로 노출시키는 실용적인 시도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업이 새롭게 개발된 혁신적인 기술을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사회에 전달할 경우 과학 자체에 대한 사회의 긍정적 인식이 높아진다는 논문도 있다. 사라 벤틀리 호주연방과학산업기구(CSIRO) 연구원이 이끈 연구팀이 2024년 11월 국제학술지 ‘기술적 예측 및 사회적 변화(Technological Forecasting & Social Change)’에 발표한 연구 결과다. (doi: 10.1016/j.techfore.2024.123849)
이들은 호주의 일반 대중 40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를 분석한 연구팀은 논문에서 “대중이 혁신적 기술이 개발된 맥락과 방향성을 책임감 있다고 인식할 경우 과학 자체와 사회가 긍정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한다.
기업이 개발하는 신기술이 도덕적이거나 기능적으로 사회에 도움이 되고 이 사실을 대중에게 잘 전달할 경우 사회의 과학자본을 높이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것이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에는 온 동네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과학자본도 마찬가지다. 개인의, 나아가 사회의 과학자본을 키우는 데에는 기업과 학교, 그리고 공공기관의 노력이 모두 필요하다. 하지만 지난한 과정을 통해 축적된 과학자본은 반드시 꽃을 피운다.
젊은 시절 가난한 노동자 계층의 가정에서 태어난 패러데이가 과학자의 꿈을 키우기 시작한 건 다름 아닌 왕립학술원 덕이었다. 제본소에서 일하던 도중 손님이 강연 티켓을 한 장 선물했다.
이 티켓을 들고 찾은 왕립학술원에선 당대 영국에서 가장 유명했던 과학자, 험프리 데이비를 만날 수 있었다. 패러데이는 데이비의 강연을 꼼꼼히 필기한 다음 이 노트를 제본해 데이비에게 선물했다. 그 결과 데이비가 패러데이를 자신의 실험실 조수로 채용했다.
국내에서도 기업의 임직원들이 지역 청소년들과 만나 과학자본 축적을 돕는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은 현대자동차·기아 남양연구소의 ‘비전 드라이브’ 프로그램. 현대자동차·기아 제공
패러데이의 이야기는 오늘날 사회에 축적된 과학자본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그가 크리스마스 강연을 마치며 한 말을 인용하며 긴 글을 마무리한다.
“결국 내가 여러분께 전하고 싶은 건 단 하나의 바람입니다. 여러분도 촛불처럼 자신을 태워 세상을 밝히는 빛이 되기를 바랍니다(Indeed, all I can say to you is to express a wish that you may be fit to compare to a candle: that you may, like it, shine as lights to those about you).”
※관련기사 과학동아 11월호, 런던 현장에서 본 산·학·연 협력의 힘…과학을 전시하는 기업들
[런던= 김소연 기자 lecia@donga.com]
인공지능(AI)의 시대다. 수많은 정보가 쏟아지는 지금, 우리는 왜 과학을 배워야 할까.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전해지는 과학 이야기에는 어떤 가치가 있을까.
1799년 설립돼 지금까지 영국의 과학대중화를 이끌고 있는 영국 왕립학술원은 “AI 시대이기 바다이야기다운로드 때문에 더더욱 살아 움직이는 과학을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확신에 찬 대답의 근거를 찾아 4월 영국 런던으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산·학·연이 함께 손을 잡고 사회의 ‘과학자본’을 쌓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200년 전, 마이클 패러데이가 영국 왕립 백경게임랜드 학술원에서 크리스마스 강연을 하는 모습. Alexander Blaikley(W) 제공
“촛불에서 벌어지는 물리적 현상을 살펴보는 것보다, 과학의 세계로 향하는 더 좋은 입구는 없을 것이다.”
200여 년 전 크리스마스, 전자기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영국의 물리학자 마이클 패러데이가 바다이야기릴게임 영국 런던 왕립학술원(Royal Institution) 연단에 올라 작은 초 하나를 켜며 한 말이다.
이 말을 시작으로 패러데이는 촛불을 이용한 다양한 실험을 선보였다. 촛불로 가열한 얼음의 융해와 물의 기화, 물체의 상태 변화를 설명했다. 브랜디에 건포도를 넣고 불을 붙이자 푸른 불빛이 넘실거렸다.
패러데이의 크리 릴게임신천지 스마스 강연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것이었다. 당시 크리스마스 강연을 그린 그림들을 보면 하나같이 볼이 상기된 청중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다. 패러데이를 포함해 당대 가장 유명한 과학자들이 과학의 아름다움을 몸소 전하던 크리스마스 강연의 역사는 1825년 처음 시작된 이래로 200년간 지속됐다. 200년 전 만든 연단 그 당시의 벽지, 의자 모두 그대 온라인야마토게임 로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비밀을 알려드릴게요. 거기, 문 앞부터 관객석까지 쭉 걸어오면서 말을 해보세요. 아무 말이나 괜찮아요.”
4월 16일 다니엘 글레이저 영국 왕립학술원 과학소통국장이 크리스마스 강연이 진행되는 강연장 한가운데서 아이 같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영문도 모른 채 그의 말을 따라 연단 위를 걸었다. 관객석 앞 어느 지점에 이르자 기자의 말이 벽에 반사돼 강연장 전체에 크게 울렸다.
“거기가 스위트 스팟(sweet spot)이에요. 강연자의 말이 잘 들리도록 설계됐죠. 당신이 서 있는 바로 그 자리에 패러데이가 서 있었을 겁니다.”
패러데이의 크리스마스 강연은 과학대중화의 시작을 알린 중요한 기점이다. 글레이저 국장은 “오늘날 왕립학술원이 진행하는 크리스마스 강연과 금요일 석학 강연 등 다양한 대중과학 행사들은 과학을 일상 속 평범한 순간에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든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람들이 자신을 ‘과학 이야기 속 일부’로 느끼게 해 그들의 과학자본을 서서히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4월 16일 다니엘 글레이저 왕립학술원 과학소통국장이 크리스마스 강연이 열리는 강연장을 직접 안내하며 기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과학동아 제공
● 200년간 쌓은 영국 사회의 과학자본을 만나다
글레이저 국장이 말한 ‘과학자본’은 개인, 나아가 사회에 축적된 과학과 관련된 지식, 태도, 경험, 그리고 관계의 총합을 담은 개념이다. 과학자본이 잘 축적된 사회에서 더 많은 이공계 인재가 나온다.
과학자본이 잘 축적된 사회에서는 유전자변형생물체(GMO)와 코로나19, 원자력 발전까지 과학과 관련된 사회 이슈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새로운 정보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오늘날, 개인과 사회가 제대로 준비돼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이 과학자본인 셈이다.
그래서 과학동아는 창간 40주년을 맞아 지난 10월호부터 오늘날 한국의 과학자본을 진단하는 특별 연재를 진행하고 있다. 4월 패러데이의 발자취를 좇아 영국 런던의 왕립학술원을 찾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영국은 과학자본이라는 개념이 탄생한 곳이다. 기업과 학교, 그리고 연구 기관이 다 함께 과학자본을 쌓기 위해 ‘진심’인 나라가 바로 영국이다.
과학 커뮤니케이션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대중의 이해(public understanding)’를 높이는 방법이다. 일반 대중이 과학을 잘 이해하도록 이끌어서, 과학을 잘 몰라 생기는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는 데 썼다. 이 방법이 널리 쓰이던 1980~1990년대에는 대중이 새로운 과학기술에 공포감을 품는 이유가 ‘대중이 무지해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 첫 번째 방법(대중의 이해 제고)이 정답이 아닐 수 있다는 의구심이 생겼다. 1990년대 후반 GMO의 안전성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 커졌기 때문이다. 당시 과학정책 연구자들은 대중이 과학을 잘 모르기 때문에 GMO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면 신뢰도가 높아질지 실험했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클레어 마리스 프랑스 국립농업환경연구소(INRAE) 융합과학·혁신·사회연구소 책임연구원이 2001년 국제학술지 ‘EMBO 리포츠’에 발표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자.
마리스 책임연구원은 1998년과 1999년 사이 유럽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GMO에 대한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리고 인터뷰 참가자들이 GMO에 대해 더 잘 안다고 해서 GMO 기술 도입에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은 대중의 과학 지식이 아닌 정부와 기업의 과학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달려 있었다.
마리스 책임연구원은 논문에서 다음과 같은 재치 있는 문장으로 실험 결과를 소개했다. “우리가 마법 지팡이를 휘둘러 모든 시민이 모든 토마토에 유전자가 있다는 것을 아는 세상을 만든다고 해도 논쟁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다.” (doi: 10.1093/embo-reports/kve142)
대중의 이해를 높이는 방법에 한계가 있음이 드러나자, 다음에는 ‘대중의 참여(public engagement)’를 높이는 방법이 대두됐다. 글레이저 국장은 “대중의 참여는 과학자와 대중 사이에 벌어지는 양방향 소통에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양방향 소통에서 과학자는 학문적 배경에 의한 전문가, 대중은 경험에 의한 전문가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일상에서 과학에 참여하고 있다는 통제감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상 경험을 ‘과학 이야기 속 일부’로 느끼면서 자신 또한 전문가라고 여기게 하는 겁니다. 이런 감각이 얼마나 잘 형성됐는지는 지식을 얼마나 쌓았는지 파악하는 시험을 통해서는 알 수 없죠.
그래서 탄생한 것이 과학자본이라는 개념입니다. 과학과 관련된 사회적, 문화적 자본을 측정하죠. 과학자본은 개인, 집단, 도시, 국가 전체 단위에도 해당됩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과학자본을 쌓는 과정이 매우 어렵다는 겁니다.”
과학자본은 단순히 지식을 쌓아서는 축적할 수 없다. 여러 문화적 요인이 오랜 시간에 걸쳐 작용해야만 축적된다. 그래서 왕립학술원이 200여 년간 쌓아온 과학자본은 지금 영국에게 무엇과도 비견할 수 없는 중요한 자산이 됐다.
글레이저 국장은 “왕립학술원이 창립되기 이전에는 과학자끼리만, 삶과 무관한 과학을 이야기하는 폐쇄적인 과학 문화가 주류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왕립학술원의 창립자들은 이렇게 선언했습니다. ‘우리는 부자가 아닌 사람들과도 이야기해야 한다. 남성뿐 아니라 다양한 이들과도 이야기해야 한다. 그리고 일상에서 중요한 문제들에 숨어 있는 과학을 이야기해야 한다’라고요.”
대중을 과학에 참여시키는 것, 과학자가 직접 과학을 설명하도록 하는 것, 그리고 실험을 통해 과학 그 자체를 눈앞에서 시연하는 것은 왕립학술원 설립 초기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온 대원칙이다. 그렇기에 1825년의 크리스마스 강연과 2025년의 강연은 본질적으로 완전히 같은 강연이 된다.
과학자와 대중 사이의 양방향 소통을 강조하는 ‘대중의 참여’ 방식은 사람들이 일상 경험을 ‘과학 이야기 속 일부’로 여기며 과학과 활발히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만든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유전자변형생물체(GMO) 등 과학과 관련된 사회 이슈에 대해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문제를 바라볼 수 있다.과학동아 제공
● 우리는 원래 직접 만나고 말하며 즐거워하는 생물이다
“이곳은 우리 보물창고예요.”
글레이저 국장이 역대 크리스마스 강연에서 활용된 인형, 폭탄, DNA 모형 등 소품이 잔뜩 쌓여 있는 거대한 창고 문을 열었다. 바로 앞에서 화학 반응이 일어나거나 독특한 물리 현상이 재현되는 경험은 절대 잊히지 않는다. 어딘가 그슬리고 떨어져 나가고 의문의 액체가 남긴 얼룩이 있는 소품의 모습이 강연 현장의 분위기를 상상하게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우리는 모든 걸 온라인으로 할 수 있다는 감각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기 우리는 감정의 공유와 인간적 연결감을 잃었죠. 강연장에서 무언가 일어나고 사람들이 ‘와!’ 하고 숨을 내쉬는 순간. 우리는 그 순간을 추구합니다.
사람들은 공식이나 방정식은 잊어버리지만 그때 느낀 감정은 기억합니다. 그 감정이 바로 사람과 과학을 이어주는 연결고리예요. AI가 아무리 좋은 정보를 갖고 있다고 해도 사람들에게서 감정을 자아내진 못합니다. AI는 과학자본을 키우는 데 효과적인 도구가 아니에요.”
왕립학술원의 강연을 실제로 보지는 못했다. 아쉬워하는 기자에게 글레이저 국장은 “어른에게는 어른을 위한 과학 경험이 필요하다”면서 사이언스 갤러리 런던과 런던 과학박물관에 가 볼 것을 권했다.
왕립학술원을 나선 다음 템스강을 가로질렀다. 킹스 칼리지 런던 캠퍼스 안에 있는 작은 미술관인 사이언스 갤러리 런던은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는 대학생들로 가득했다. 굳이 뭔가를 배울 생각 없이 미술관에 가듯 천천히 거닐기 좋은 곳이었다. 사이언스 갤러리 런던은 과학자와 예술가가 함께 과학을 소재로 한 예술 작품을 만들고 이를 대중에 선보이는 곳이다.
영국 런던의 ‘사이언스 갤러리 런던’에서 전시 중인 작품 ‘저항과 재생의 장소’ 전경. 과학동아 제공
이날 사이언스 갤러리 런던에는 19세기 중반 템스강이 오염되며 발생한 런던의 콜레라 대유행을 떠올리며 작업한 ‘나는 템스이며 템스는 나다(I am the Thames and the Thames is me)’, 나무껍질·바나나잎 등으로 만든 생분해성 섬유를 활용해 명상의 공간을 창조한 ‘저항과 재생의 장소(a space for resistance and renewal)’ 등이 전시돼 있었다.
엄숙함, 평온함, 노여움, 담담함. 챗GPT에게 런던의 콜레라 대유행에 대해 물어봤다면, 생분해성 섬유에 대해 물어봤다면 작품을 보며 든 감정들을 똑같이 느낄 수 있었을까.
전시장 한편에서 만난 매니저 리안 씨는 “사이언스 갤러리에서는 AI부터 기후 위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과학기술을 주제로 한 작품이 전시된다”면서 “사실 나는 이곳 킹스 칼리지 런던대 학생인데, 학생들이 데이트를 하거나 그냥 쉬기 위해서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과학을 접하며 휴식을 할 수도 있다. 생각해 보지 못했던 개념이었다.
리안 씨도 글레이저 국장처럼 “당신이 과학을 사랑한다면 런던 과학박물관에 꼭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체 어떤 곳인가 싶어 4월 18일 런던 과학박물관을 찾았다. 부활절 연휴 첫날이라 박물관은 가족 단위 방문객의 신난 목소리로 가득했다.
● 런던 과학박물관에서 기업의 역할을 말하다
흔히 과학관을 떠올리면 태양계의 행성, 비행 기술의 발전, 인체의 신비 등 다양한 주제를 만지고 작동해 볼 수 있는 전시품들이 즐비한 곳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물론 런던 과학박물관도 큰 틀에서는 이런 형태를 유지한다. 그러나 재미있는 포인트가 하나 있다. 런던 과학박물관에서는 ‘기업’이 전면에 등장한다는 점이다.
과학을 하는 사람을 ‘과학자’라고 부르지만 이 말의 경계는 모호하다. 이공계 대학 교수는 과학자인가? 정부출연연구소의 연구자는 과학자인가? 라만 분광법을 이용해 분자의 종류를 구별하는 테크니션은 과학자인가? 자동차 생산 기업의 엔지니어는 과학자인가?
런던 과학박물관은 이 모든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다. 엔지니어와 테크니션, 연구자 등 과학과 관련된 모든 직업을 생생하게 보여준다는 점이 런던 과학박물관의 차별점이다.
다리가 절단된 이를 위해 의족을 만드는 이들, 자동차를 조립할 로봇팔을 작동하는 이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전시된다. 곳곳에 배치된 디스플레이에서는 다양한 기업에서 오늘도 세상을 만들고 있는 ‘과학자’들이 자신의 이름과 직함, 어떤 일을 하는지 그리고 그 일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말하고 있다. 과학자와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전시장 한쪽에는 해당 전시장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준 기업의 이름이 붙어 있다. 애플, 구글 등 글로벌 기업 사이에 ‘삼성’이 쓰여 있다. 영국 런던에서 발견한 삼성이 반가웠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과학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런던 과학박물관을 후원했다”면서 “과학대중화에 기여하기 위해 박물관 내 수학갤러리의 기술 파트너로 함께했다”고 말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수학갤러리 내에서 삼성 제품을 이용한 전시물을 제작하고 ‘디지털 랩 프로젝트’ 운영과 전시품 VR(가상현실) 관람 앱 제공 등 다방면에서 협력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사의 기술을 이용해 박물관을 방문한 이들에게 폭넓은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런던 과학박물관 외에도 왕립학술원이나 에든버러 과학축제 등 영국에서 과학대중화를 이루는 기관에서 기업의 후원을 받는 사례는 흔하다. 단순히 돈을 지원받는 방법 외에도 기업의 과학자들이 직접 대중과 만나는 형태로 사회의 과학자본을 쌓기 위한 노력도 많다.
일례로 7월 16일 왕립학술원은 원자력 발전용 우라늄 농축 및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 ‘유렌코(Urenco)’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왕립학술원은 2026년부터 유렌코의 과학자들이 직접 청소년을 만나 재미있는 시연을 통해 자사의 기술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에든버러 과학축제를 주관하는 비영리 단체 ‘에든버러 사이언스(Edinburgh Science)’ 역시 에든버러 과학축제 2025에서 글로벌 제조·기술 기업인 히타치 에너지와 함께 전기 회로와 에너지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실험 코너를 운영했다.
에든버러 사이언스의 어거스타 맥도날드 매니저는 히타치와의 협업을 소개하는 영상에서 “이런 시도는 어린이들이 색다른 방법으로 과학기술과 관계를 맺도록 해 지역 사회의 과학자본을 키우는 효과를 낳는다”면서 “이는 이 어린이들이 과학기술, 엔지니어링, 수학 등 분야로 진로를 선택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영국 런던 과학박물관에서는 엔지니어와 테크니션, 연구자 등 과학과 관련된 모든 직업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기업은 방문객들이 전시품을 통해 자사의 기술을 경험하며 과학기술을 더 친밀하게 여기도록 돕는다. 과학동아 제공
● 과학자가 과학자를 키워낸 패러데이를 기억하며
기업에 속한 과학자들이 직접 시민들과 만나 사회의 과학자본을 키우는 이 같은 시도는 최근 한국에서도 점차 확산하고 있다. LG이노텍은 2014년부터 ‘소재·부품과학교실’을 운영하며 자사의 연구원들이 직접 강사로 참여해 사업장 인근 학생들을 대상으로 소재·부품 기술을 접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SK건설은 2009년부터 ‘행복한 초록교실’을 통해 SK건설 임직원들이 기후변화의 원인과 에너지 자립 마을에 대해 설명하는 교육을 진행해 왔다.
포스코건설이 2016년부터 운영 중인 건설교육 아카데미에서는 포스코건설 임직원들이 직접 건설에 참여한 대표 건축물을 소개하며 중학생들과 함께 3차원(3D) 종이 건축물 모형도를 제작하는 활동이 이뤄진다.
현대자동차·기아 남양연구소는 사회공헌 프로그램 ‘비전 드라이브’를 통해 경기 화성 지역 아동·청소년들이 자동차를 직접 만들고 주행해 볼 수 있는 교육을 임직원들이 제공한다. 임직원들은 사전 교육을 통해 과학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익힌 다음 아동·청소년들과 만난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최지현 현대자동차·기아 MSV전동화성능시험팀 책임연구원은 “2023년부터 참여했는데 재미있고 보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여성준 현대자동차·기아 디지털엔지니어링전략팀 연구원은 “프로그램에 참가한 아이들이 인사이트와 많은 도움을 얻어 가면 좋겠다”면서 “(아이들이) 새로운 꿈을 찾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참가한 아동·청소년들의 반응도 좋다. 경기 화성 남양중 박시온 학생은 자료에서 “미래 항공 모빌리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면서 “사람이 이용 가능한 드론과 같은 모빌리티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기회라 좋았다”고 말했다.
임동균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9월 5일 과학동아와의 인터뷰에서 “과학자본을 쌓는 과정은 지역의 산업과 연계돼야 한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지금 과학을 하면 어떤 진로, 어떤 직업을 얻게 되는지 알려줘야 합니다.
그리고 지역의 기업들이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지 과학을 아는 것이 내 직업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알아야 하죠. 지역 학교와 산업계가 손을 잡고 시민들에게 과학을 정기적으로 노출시키는 실용적인 시도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업이 새롭게 개발된 혁신적인 기술을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사회에 전달할 경우 과학 자체에 대한 사회의 긍정적 인식이 높아진다는 논문도 있다. 사라 벤틀리 호주연방과학산업기구(CSIRO) 연구원이 이끈 연구팀이 2024년 11월 국제학술지 ‘기술적 예측 및 사회적 변화(Technological Forecasting & Social Change)’에 발표한 연구 결과다. (doi: 10.1016/j.techfore.2024.123849)
이들은 호주의 일반 대중 40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를 분석한 연구팀은 논문에서 “대중이 혁신적 기술이 개발된 맥락과 방향성을 책임감 있다고 인식할 경우 과학 자체와 사회가 긍정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한다.
기업이 개발하는 신기술이 도덕적이거나 기능적으로 사회에 도움이 되고 이 사실을 대중에게 잘 전달할 경우 사회의 과학자본을 높이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것이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에는 온 동네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과학자본도 마찬가지다. 개인의, 나아가 사회의 과학자본을 키우는 데에는 기업과 학교, 그리고 공공기관의 노력이 모두 필요하다. 하지만 지난한 과정을 통해 축적된 과학자본은 반드시 꽃을 피운다.
젊은 시절 가난한 노동자 계층의 가정에서 태어난 패러데이가 과학자의 꿈을 키우기 시작한 건 다름 아닌 왕립학술원 덕이었다. 제본소에서 일하던 도중 손님이 강연 티켓을 한 장 선물했다.
이 티켓을 들고 찾은 왕립학술원에선 당대 영국에서 가장 유명했던 과학자, 험프리 데이비를 만날 수 있었다. 패러데이는 데이비의 강연을 꼼꼼히 필기한 다음 이 노트를 제본해 데이비에게 선물했다. 그 결과 데이비가 패러데이를 자신의 실험실 조수로 채용했다.
국내에서도 기업의 임직원들이 지역 청소년들과 만나 과학자본 축적을 돕는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은 현대자동차·기아 남양연구소의 ‘비전 드라이브’ 프로그램. 현대자동차·기아 제공
패러데이의 이야기는 오늘날 사회에 축적된 과학자본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그가 크리스마스 강연을 마치며 한 말을 인용하며 긴 글을 마무리한다.
“결국 내가 여러분께 전하고 싶은 건 단 하나의 바람입니다. 여러분도 촛불처럼 자신을 태워 세상을 밝히는 빛이 되기를 바랍니다(Indeed, all I can say to you is to express a wish that you may be fit to compare to a candle: that you may, like it, shine as lights to those about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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