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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각각 2025.04.04/2025. 03.05. /AFPBBNews=뉴스1



지난 1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대두(Soybean) 선물 가격이 부셸(27.2㎏)당 1000센트(10달러)가 깨져 995센트 부근에서 거래됐다. 2022년 6월 18달러에 근접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대두 가격이 3년 새 40% 넘게 하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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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두 가격 하락은 지난 4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를 기점으로 미중 양국이 서로 100%가 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관세 전쟁을 벌인 이후 중국이 미국 대두 수입을 급격히 줄인 영향이 크다.



미국 대두 선물 가격 추이/그래픽 한국은행 인사 =김지영


미중 양국은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1차 회담을 시작으로 지난달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4차 무역협상까지 진행됐지만 아직 합의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미국산 대두 수입을 늘리라고 압박하고 있지만 중국은 들은 체 만 체다.
10월 수확기를 앞두고 있는 주택담보대출 이자 미국 대두 농가는 중국으로부터의 주문이 뚝 끊어지자 초비상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미국 물가가 급등하면서 농기구·비료가격, 연료비 등 생산 비용이 큰 폭 올랐는데 대두 가격은 내리고만 있으니 그 심정을 짐작할 만하다.

대두 문제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중국 21세기경제보도가 보도하는 등 미중 양국에서 큰 관심 대전개인회생전문 을 받고 있다. 특히 미국 주요 대두 생산지역은 대부분 공화당 텃밭으로 내년 미국 중간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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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억t 넘는 대두를 수입하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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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두 수입 추이 및 올해 1~8월 중국 수입 대두의 국가별 비중/그래픽=김지영



중국이 가장 많이 수입하는 곡물은 대두다. 지난해 중국은 1억5700만t의 곡물을 수입하는 데 4900억위안(약 96조5000억원)을 들였다. 이중 대두 수입량이 1억503만t으로 전체 곡물 수입의 약 66%, 수입 금액은 3700억위안(약 72조9000억원)으로 전체 곡물 수입의 75%를 차지했다.

중국이 매년 필요한 대두는 약 1억2000만t에 달하지만, 생산량은 2000만t에 불과하기 때문에 매년 1억t에 달하는 대두를 수입하고 있다. 게다가 대두 수입 규모는 2022년 9108만t에서 2023년 9941만t, 2024년 1억503만t으로 매년 꾸준히 느는 추세다.
올해도 1~8월에만 7331만t을 수입했는데 브라질로부터의 수입 비중이 71.6%에 달한 반면 미국 수입 비중은 22.8%로 쪼그라들었다. 특히 8월 대두 수입량은 전월 대비 5.2% 늘어 1228만t으로 역대 동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중 86%가 브라질에서 왔다. 다가오는 10월 미국 대두 수확철을 앞두고 올해 중국 수입업체는 미국산 대두를 일절 구매하지 않고 브라질로 수입선을 돌리는 등 무역협상에서 대두 수입을 무기화하고 있다.
이는 충분히 예상했던 바다. 2018년 트럼프 1기 때도 미중 무역전쟁이 발생하자, 중국의 미국 대두 수입금액은 31억달러(2017년 122억달러)로 급감한 바 있다. 작년 중국의 미국 대두 수입금액은 126억달러로 미국 대두 수출의 52%가 중국으로 향했다. 올해 미중 무역 협상이 빨리 종결되지 않으면 중국의 미국 대두 수입은 급감할 터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에 맞서기 위해 미국산 대두에 대해 무려 105%의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미중 양국이 무역협상을 시작하며 관세를 큰 폭 낮춘 후에도 중국의 미국 대두 관세는 23%에 달한다. 이 23%의 관세 때문에 부셸당 10달러 수준인 대두 가격이 2달러 넘게 올라 미국산 대두가 가격 경쟁력을 잃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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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통수 때린 아르헨티나…미국 주요 대두 생산지역은 공화당 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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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이 200억달러규모의 통화 스와프 체결을 추진 중인 아르헨티나도 미국의 뒤통수를 때렸다. 아르헨티나가 곡물에 대한 수출세 부과를 일시 중단하고 중국에 수백만t의 대두를 수출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달 23일 미국 뉴욕서 열린 유엔총회에서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우리가 어제 아르헨티나를 구제해줬는데, 정작 아르헨티나는 곡물에 대한 수출관세를 철폐하고 중국에 대한 콩 가격을 낮춰, 중국이 우리에게 더 큰 협상력을 갖게 했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읽는 장면이 화제가 됐다. 이 메시지는 'BR'이라는 서명이 있었는데, 브룩 롤린스 농무장관이 보낸 메시지로 추정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두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증거로 중국의 대두 보복은 내년 11월 중간선거 등 미국 정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중서부 지역의 대두 농가는 공화당의 핵심 지지층으로, 주요 대두 생산지역은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하다.



2024년 미국 주요 대두 생산지역/그래픽=이지혜


주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일리노이가 1872만t으로 대두 생산량 1위를 차지했다. 2~6위는 아이오와(1626만t), 인디애나(928만t), 미네소타(896만t), 네브라스카(820만t), 미주리(778만t)의 순이다. 이밖에 오하이오,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 아칸소, 캔사스, 미시시피가 상위 12위권에 진입했다. 이들 12개주 중 일리노이, 미네소타에서만 민주당이 우세하고 나머지 10개주는 공화당 우세 지역이다. 트럼프 관세로 인해 대두 수출이 줄어들면 공화당에게 불리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도 대두 문제를 예의주시한다.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중국이 단지 '협상'을 이유로 대두 구매를 중단하면서 미국 대두 농가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4주 후 시진핑 주석을 만날 것이며 대두가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미국 대두 선물 가격은 부셸당 10달러 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4주 후는 10월30~11월1일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뜻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로 얻은 수입 일부를 활용해 농가를 지원하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트럼프 1기 당시에도 미국 정부는 미국 농가에 230억달러를 지원한 바 있다. 대두를 둘러싼 미중 간 수싸움은 10월 미국 대두 수확철과 막바지를 향해 치닫는 미중 무역협상을 앞두고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