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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 씨의 우선순위는 항상 자신이 아닌 가족이었다. 이혼 후 빚더미에 앉은 어머니를 물심양면으로 돕던 그는 이제 동생의 미래까지 책임지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다빈 씨는 자신의 꿈, 가능성, 그리고 친구 관계를 모두 포기하고 끊어냈다.
또래들을 부러워할 여유조차 세탁소 없다는 다빈 씨. 빚에 허덕이며 마음 편히 숨 쉴 여유조차 누리기 어려우나, 다빈 씨는 언제나 자신을 믿고 따라주는 동생 생각으로 하루를 버텨낸다.
◆책임감 없는 아버지…부모님 이혼 후 닥쳐온 생활고
태어날 때부터 환대받지 못한 삶이었다. 다빈 씨 아버지는 다빈 씨 어머니가 임신 사실을 알리자마자 자신 몫의 책임을 회피 대출금리인하 하고 도망쳤다. 여자 혼자 어떻게 아이를 키우느냐는 외가의 반대 끝에 태어난 다빈 씨는 갓난아기 시절 보육원에 버려졌다.
몇년 뒤 아버지가 미안하다며 돌아온 후에야 어머니는 가족에게 돈을 빌려 다빈 씨를 집으로 데려올 수 있었다. 그렇게 꾸려진 가정은 평탄치 않았다. 외도를 일삼으며 밖으로 나도는 아버지 때문에 집에서는 큰소리가 끊이는 날 아파트 가격 이 없었다.
다빈 씨 아버지는 둘째가 태어난 후에도 집에 거의 붙어있지 않았다. 결국 부모님은 다빈 씨가 초등학교 5학년이 됐을 때 갈라섰다. 함께한 추억은 거의 없었지만, 다빈 씨는 아버지의 빈자리에 한참을 괴로워했다.
이혼 후 가정 형편도 엉망이 됐다. 어머니는 대출금 압박에 부부가 함께 운영하던 가게와 아파트, 차를 연차휴가 모두 처분했다. 그동안 다빈 씨는 동생 다현 양과 함께 화장실만 한 쪽방에서 생활했고, 친척 집에 잠시 얹혀 지내며 눈칫밥을 먹기도 했다.
어머니는 미용실과 음식점에서 일하며 얻은 원룸에서 다빈 씨 자매를 키웠다. 생계를 책임지는 어머니 대신 다빈 씨가 중학생 신분으로 유치원에 다니는 동생을 책임지고 돌봐야 했다. 양육비도 주지 않고 간 연금 간이 연락만 이어가던 아버지는 다빈 씨가 고등학생 때 "내가 너희를 버린 게 맞다"는 말과 함께 관계 단절을 선언해 다빈 씨를 상처입히기도 했다.
일찍 철이 들어버린 다빈 씨는 가족들을 두고 서울로 떠날 수 없다는 책임감과 빨리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으로 헤어 디자이너라는 꿈을 포기하고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는 고등학생 때부터 햄버거집, 고깃집, 카페와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까지 돈 벌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 하며 생활비를 보탰다. 그렇게 번 손때 묻은 돈은 곧장 어머니 부채를 갚는 데 들어갔다. 하지만 형편은 점점 나빠지기만 했다.
다빈 씨가 성인이 되자 어머니는 다빈 씨에게 처음 부채 액수를 알렸다. 신용불량자인 본인 대신 다빈 씨에게 대출을 권유하기 위해서였다. 빚은 10억 원을 훌쩍 넘겼다. 다빈 씨는 어머니 강요에 3천만 원이 넘는 돈을 빌리게 됐고, 수억 원의 빚보증까지 서게 됐다. 당시에는 그렇게 하는 게 옳은 길인 줄로만 알았다.
◆어머니 대출 강요 못 이겨 동생 데리고 독립…빚 독촉 시달려
어머니는 점점 더 많은 돈을 빌리길 원했고, 둘째 다현(12·가명) 양의 스쿨뱅킹에까지 손을 댔다. 이를 견디다 못한 다빈 씨는 재작년 4월, 동생의 손을 잡고 집을 나왔다.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 같은 삶을 청산하고 싶었으나, 두 명분의 삶을 책임지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장녀라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언제나 다빈 씨를 짓눌렀다.
낡고 곰팡이가 잘 스는 원룸에서 동생과 함께 지내는 1년간, 다빈 씨는 한여름에도 전기세가 무서워 에어컨을 켜지 못하고 땀을 흘리며 잠을 청할 정도로 쫓기는 삶을 살았다. 빚보증을 서준 채권자가 늦은 밤 자매가 사는 원룸으로 찾아와 공포에 떨기도 했다. 어머니와 채권자는 돌아가며 다빈 씨에게 돈을 요구했고, 다빈 씨가 일하는 가게까지 찾아와 협박하거나 뺨을 때리기도 했다.
어떨 때는 훌쩍 다른 지역으로 떠나버리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다빈 씨는 동생 생각에 그럴 수 없다고 했다. 다빈 씨가 다현 양의 모든 의식주를 책임지고 있으나, 현재 동생의 법적 보호자는 어머니다. 큰 수술을 해야 하거나 법적 문제가 얽혀 들어가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다빈 씨가 아니었다. 그래서 채무와 추심, 돈 내놓으라는 욕설에 시달리면서도 다빈 씨는 어머니와 가족의 연을 끊지 못하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원룸 계약이 만료돼 갈 곳을 잃은 자매는 지난 4월부터 남의 집 신세를 지고 있다. 다빈 씨 사정을 잘 아는 지인이 집 한 편을 내어준 것이다. 내년 4월까지 독립할 집을 구하는 것이 목표라는 다빈 씨는 무엇보다 자신의 힘으로 동생과 함께 지내고 싶다고 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삶에 다빈 씨는 성인이 된 후 독한 마음을 먹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끊어냈다고 했다. 모든 게 사치처럼 느껴져서다. 그런 다빈 씨의 목표는 한창 외모에 관심이 많은 중학생 동생에게 돈을 모아 치아 교정을 해주는 것이다.
매달 버는 200만원 남짓한 알바비 대부분을 부채를 갚는 데 쓰다 보니, 남은 돈으로는 마음껏 동생 옷을 사주거나 학원을 보내줄 수 없다는 사실이 슬프다는 다빈 씨. 그래도 "엄마 말고 언니랑 살게 해줘서 고맙다"고 수줍게 말하는 다현 양 앞에서, 다빈 씨는 앞으로도 있는 힘껏 동생을 돕겠다며 웃음을 지었다.
*매일신문 이웃사랑은 매주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소중한 성금을 소개된 사연의 주인공에게 전액 그대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성금을 전달하고 싶은 분은 하단 기자의 이메일로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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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웃사랑 성금 보내실 곳
아이엠뱅크(구 대구은행) 069-05-024143-008 / 우체국 700039-02-532604
예금주 : ㈜매일신문사(이웃사랑)
[지난주 성금내역]
◆희귀병에 일상 망가진 윤종성 씨에 2,425만원 전달
희귀병에 걸려 시력을 거의 잃은 뒤 어린 아들에게 의지해 살아가는 윤종성 씨(매일신문 9월 9일 12면 보도)에게 2천425만5천787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엔 ▷대구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 10만원 ▷이동욱 5만원 ▷하혜련 5만원 ▷방순옥 4만원 ▷이병규 2만5천원 ▷신종욱 2만원 ▷이재민 2만원 ▷최은서 1만5천원 ▷최정원 1만5천원 ▷김진만 1만원 ▷조현주 1만원 ▷허영재 1만원 ▷하정현 8천979원 ▷이장윤 2천원 ▷'돕기' 5만원 ▷'감사한석미혜' 1만원 ▷'세상에감사돕기모두복' 7천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내 몸보다 아이들 걱정 허은미 씨에 2,161만원 성금
가정폭력을 겪으며 두 번의 이혼 끝에 거동 어려운 몸으로 두 아이를 홀로 키우고 있는 허은미 씨(매일신문 9월 16일 12면 보도)에게 40개 단체, 120명의 독자가 2천161만8천870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에스엘㈜ 2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200만원 ▷건화문화장학재단 150만원 ▷㈜태원전기 100만원 ▷㈜일지테크 100만원 ▷한성철강㈜ 100만원 ▷세무법인송정김천2 5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한라하우젠트 50만원 ▷㈜태린(배민경) 45만원 ▷최상규이비인후과 4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백년가게국제의료기 25만원 ▷㈜삼이시스템 20만원 ▷금강엘이디제작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 ▷경주천마운전전문학원 10만원 ▷김영준치과의원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신성산업㈜ 10만원 ▷두드림정신과(정진영) 10만원 ▷유성에스에이치(이석현) 10만원 ▷제일키네마섬유(이필남) 10만원 ▷창성정공(허만우) 10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국제정밀(김용근)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선진건설㈜(류시장) 5만원 ▷세무사박장덕사무소 5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5만원 ▷전피부과의원(전의식)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동위(이석우) 3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통영굴국밥국수(허정) 2만원 ▷하나회(김미라) 1만원
▷도경희 200만원 ▷김상태 100만원 ▷김진숙 유주영 이신덕 각 30만원 ▷박철기 20만원 ▷곽용 김선희 여병민 장정순 전시형 최창규 최채령 허금주 각 10만원 ▷김재용 7만원 ▷차근택 5만700원 ▷김남희 김수지 김순향 김영수 김호근 박정희 백미화 서정오 서준교 안대용 엄희숙 유명희 이종하 이지연 이창영 임채숙 전우식 정수영 최영철 최한태 하경석 각 5만원 ▷임경숙 4만원 ▷강종수 변현택 신광련 이동욱 이재열 정루가 최춘희 각 3만원 ▷이영수 2만5천원 ▷구자선 권오영 권유진 남영희 박건우 박미진 배정준 서은주 안현준 여환주 이은경 이재민 이해수 정창 각 2만원 ▷김경훈 김균섭 김다영 김성진 김순희 김주현 김태천 문민성 박인배 박재석 박태용 박홍선 배상영 백진규 변희광 심재권 오미경 우철규 유귀녀 이경희 이대성 이시환 이아영 이영수 이운대 이원형 이혜진 전선수 정서원 최경철 하정현 각 1만원 ▷권두영 5천원 ▷전지원 2천원 ▷김기만 최연준 각 1천원
▷'왕이신나의하나님' 30만원 ▷'사랑나눔624' '주님사랑' '힘내세요.' 각 10만원 ▷'김민규안다겸' '불자정순화' 각 5만원 ▷'시냇가의심기운나무' 1만5천원 ▷'나눌수록복' '돕는이' '돕자돕자복나누기' '모두잘살자' '석희석주' '이현박경아' '조희수힘내세요' 각 1만원 ▷'돕자돕자돕자' 9천원 ▷'힘내십시요.' 7천777원 ▷'.' '.' 5천원 ▷'돕자돕자' '돕자돕자돕자' '작은점' 각 5천원 ▷'무신운전집도착감사' 4천원 ▷'어려울수록돕자돕자' 1천839원 ▷'돕기' 1천476원 ▷'나중에더돕기' 78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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