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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admin@slotmega.info자금우. 산호수와 같은 혈통의 자매 식물로 서로 닮은 점이 많다. 땅을 기듯이 작달막하게 자라고 상록의 잎에 붉은 열매를 앙증맞게 달고 있다. 산호수는 몸 전체에 털이 많아서 자금우와 구분이 된다. 허태임
12월은 눈 내린 풍경을 배경으로 초록과 빨강이 도드라지게 대비되는 계절이다. 성탄절이 다가오는 까닭이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곳곳에 사는 상록수들은 요즈음 근사한 크리스마스트리가 되었다. 일찍이 북미로 건너가 명품 크리스마스트리로 유명해진 구상나무부터 유럽에서 크리스마스 장식물로 큰 관심을 받는 호랑가시 릴게임방법 나무와 상록의 참나무인 가시나무 종류까지. 그들 나무에 금색과 은색으로 반짝이는 둥근 트리볼이 주렁주렁 걸렸다. 뾰족한 별 모양과 눈 결정 모양의 장식물과 붉은 리본이 초록 잎과 비교되면서도 조화를 이룬다. 누군가 정성껏 꾸몄을 그 나무들 곁을 지나면서 그 예쁘고 다감한 풍경을 만든 분들을 생각한다.
어른 되고 숲에서 만난 깨달음
온라인야마토게임나를 키워준 할머니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빨간 천으로 커다란 양말 주머니를 부지런히 만드셨다. 바느질하고 계신 할머니 품에 파고들며 어린 나는 졸랐다. 선물을 더 많이 담을 수 있게 최대한 큰 주머니를 여러 개 만들어달라고. 마당 한편에 서 있는 소나무에 그 빨간 양말 주머니를 걸며 산타 할아버지가 어서 빨리 다녀가기를 고대했지. 초등학교 고학 바다이야기부활 년이 될 때까지 해마다 그랬던 것 같다. 내가 정말 갖고 싶은 선물이 담긴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지만.
식물분류학을 전공하며 20대를 통과하는 동안 배웠다. 성탄절을 실감하게 하는 초록과 빨강의 대비는 자연에서 마주할 때 더 강렬하고 더 아름다울 수 있음을. 우리나라 남쪽 지역의 난대림에 가서 그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나는 속으로 이렇게 오션파라다이스게임 중얼거렸다. 산타 할아버지가 이제야 진짜 선물을 내게 보내셨구나
산호수. 자금우와 같은 혈통의 자매 식물로 서로 닮은 점이 많다. 땅을 기듯이 작달막하게 자라고 상록의 잎에 붉은 열매를 앙증맞게 달고 있다. 산호수는 몸 전체에 털이 많아서 자금우와 구분이 된다. 허태임
황금성릴게임
추운 날씨에도 잎이 시들지 않는 나무들 사이에서 초록색 잎에 빨간 열매를 조롱조롱 달고 있는 생명체를 나는 그렇게 만났다. 식물분류학 용어로는 ‘자금우과’ ‘자금우속’ 식물 세 자매, 백량금과 자금우와 산호수를. 자금우(紫金牛)라는 한자어는 ‘붉은 열매가 달린 황금빛 소’라는 의미다.
외모부터 딱 크리스마스 느낌이 나는 이 세 식물을 영어 문화권에서는 ‘크리스마스 베리’라고 부른다. 딱히 더 꾸미지 않아도 그 자체로 초소형 크리스마스트리가 되는 식물이다. 이들을 일본에서는 ‘새해맞이 식물’이라 칭한다. 연말에 백량금과 자금우와 산호수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복을 바라는 전통이 있기 때문이다. 사찰의 제단에 올리는 귀한 식물이기도 해서 부처의 형상을 조각한 것을 일컫는 일본식 불교 용어 자금(紫金)을 따와 자금우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일본은 일찍이 에도시대부터 이 자금우속 식물 세 종을 자연에서 가져와 원예용으로 널리 키웠다. 돌연변이 개체를 선별해서 기르는 게 유행처럼 번지며 18세기에는 잎에 별난 무늬가 들어간 것은 원종의 500배가 넘는 가격으로 거래될 정도였다고 한다. 그 붐 덕분에 19세기 말 자금우속 식물 품종이 100여 개에 이르렀다. 그들이 널리 퍼지며 더 다양해져 오늘날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재배식물이 되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랑받는 백량금 화분. 꽃집에서는 백량금 여러 품종을 아울러 만량이라고 한다. 영국 브랜디드 컴퍼니 제공
초록과 빨강이 반짝이는 나무 세 자매
그 품종들은 국내 꽃집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 자금우와 산호수의 품종을 아울러 꽃집에서는 ‘천량’이라 하고, 그보다 더 가치가 높다는 의미에서 백량금의 여러 품종을 통칭해서 ‘만량’이라고 한다. 에도시대에 사용됐다고 하는 1량의 가치는 오늘날 10만엔 정도라고. 나도 궁금해서 일본 화폐박물관 누리집 ‘돈의 역사에 관한 FAQ’에서 찾아 읽었다. 그러니까 천량(1천량)은 1억엔, 만량(1만량)은 10억엔이다.
늘 푸른 초록 잎에 둥글게 맺히는 빨간 열매. 이 세 식물은 같은 혈통답게 서로 닮았고 또 서로 다르다. 풀처럼 보이지만 엄연한 나무라는 것이 놀랍기도 하다. 그중 백량금은 저 혼자 깡총하게 키가 좀 큰 편이다. 자금우와 산호수는 땅 위를 기듯이 작달막하게 자란다. 자금우는 자색이 도는 흰 꽃이 피기 때문에 백색 꽃이 피는 백량금이나 산호수와 차이가 난다. 산호수는 몸 전체에 털이 많은데 그 모습이 마치 산호 표면의 돌기처럼 오돌토돌하다. 땅에 납작 붙어서 넓게 퍼져 사는 모습도 이름에 걸맞게 정말 산호처럼 생겼다.
이 세 식물이 사는 제주도 산양과 청수 곶자왈의 난대 숲을 나는 사랑한다. 그곳을 알게 되고 그곳에 사는 자금우속 식물 세 자매를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기억하게 된 이후로는 겨울이 오면 일부러 찾아간다. 겨울의 제주 난대림은 그 자체만으로 이국적인데 자금우속 식물 세 종이 아기자기 사는 모습은 단연 압권이다.
자금우속 셋 중 키가 제일 커서 돋보이는 백량금을 보며 나는 이름 참 잘 지었네, 생각한다. ‘백량’의 ‘금’이라니.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특별한 비밀이 그 식물 안에 있다는 걸 알고 붙였을까? 백량금 잎을 자세히 보면 가장자리가 구불구불 물결을 이루며 박음질한 것처럼 도드라져 있다. 관엽식물로 꽤 매력적인 포인트다. 그런데 원래 그 모양은 아니고 박테리아가 그곳에 살아서 군데군데 부풀어 오른 거다. 다시 말해 백량금과 백량금 잎에 사는 박테리아의 공생이 외형에 드러난 것이다.
백량금. 일러스트레이션 차지우
백량금. 제주 곶자왈에서 담았다. 잎에 사는 박테리아균 부르크홀데리아와의 공생 때문에 백량금 잎 가장자리는 박음질한 것처럼 구불구불하다. 허태임
백량금 지키는 환상의 짝꿍
콩과 식물의 뿌리에 살며 질소를 고정해 비료 역할을 하는 뿌리혹박테리아는 제법 알려진 편이다. 하지만 잎에 사는 박테리아는 자연에서도 드문 편이라 우리에게 낯설 수 있다. 백량금 잎에 사는 박테리아는 ‘부르크홀데리아’의 한 종류다. 부르크홀데리아속은 물에서도 살 수 있고 흙에서도 살 수 있는 박테리아균이다. 식물과 사람과 다른 여러 동물까지 다양한 숙주를 기반으로 존재하는 박테리아. 그 종류도 30여 종이나 된다. 인간을 비롯한 동물 몸에 사는 부르크홀데리아는 감염성 질환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백량금 잎에 붙어사는 부르크홀데리아는 숙주의 생장에 도움이 되는 물질을 합성하고 미지의 감염으로부터 숙주를 호위한다. 이롭기 그지없다. 박테리아 혼자 묘술을 부려서 그런 건 아니고 백량금과 소통하며 2차 대사산물을 만들고 성장인자를 공급받아 가능한 것이다. 공생의 마술이다. 이렇게 이로운 부르크홀데리아 종류를 제대로 알면 인간의 삶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며 최근 백량금 잎에 붙어사는 박테리아에 관한 연구가 많아졌다.
백량금에서 그 박테리아균을 떼어내면 부르크홀데리아도 죽고 백량금도 죽는다. 함께 살고 함께 죽는 사이. 더 놀라운 건 백량금은 자식에게도 그 박테리아균을 물려준다. 어릴 때 부르크홀데리아에 감염돼야 백량금은 비로소 성장이 촉진되고 병치레가 적다고 한다. 그 공생의 관계가 자식에게도 전달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나는 크게 기뻤다. 크리스마스 선물이 계속 이어지면서 전해지는 까닭을 알 것도 같았다. 정복하고 승리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존임을 박테리아마저 껴안고 살아가는 백량금을 통해 배웠으니까. 과학이라는 도구로 자연의 신비를 마주하는 순간이었다.
제주 곶자왈 난대림의 백량금과 자금우. 상대적으로 키가 큰 백량금이 깡총 서 있고 자금우는 바닥을 기듯이 퍼져있다. 허태임
할머니가 몸소 보여주신 사랑의 깊이
할머니가 만들어주신 양말 주머니를 내가 마당의 소나무에 걸 때 할머니는 곳간에 모아둔 잣과 호두와 땅콩 따위를 꺼내 오셨다. 할머니는 껍질과 깍지를 벗기지 않은 그 식량을 소나무에 걸었다. 그러면 정말 있는 그대로 근사한 크리스마스트리 장식물이 되었다. 여기에다 놓아두면 새나 다람쥐가 와서 먹을지도 몰라. 그 아이들도 크리스마스 선물을 기다리고 있을 거야. 할머니의 크리스마스는 사람이 아닌 야생의 작은 동물들에게도 연결돼 있었다. 소나무 트리를 마주 보고 선 감나무에 까치를 위해 일부러 홍시 몇 개를 남겨둔 마음도 아주 조금 알 것 같았다.
초록과 빨강에 신이 깃드는 때, 누군가와 함께하고 나누고 싶은 마음이 커지는 때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우리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허태임 식물분류학자·‘숲을 읽는 사람’ 저자
※연재 소개: 식물학자가 산과 들에서 식물을 통해 보고 듣고 받아 적은 익숙하지만 정작 제대로 몰랐던 우리 식물 이야기. 4주마다 연재.
https://h21.hani.co.kr/arti/SERIES/3112
12월은 눈 내린 풍경을 배경으로 초록과 빨강이 도드라지게 대비되는 계절이다. 성탄절이 다가오는 까닭이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곳곳에 사는 상록수들은 요즈음 근사한 크리스마스트리가 되었다. 일찍이 북미로 건너가 명품 크리스마스트리로 유명해진 구상나무부터 유럽에서 크리스마스 장식물로 큰 관심을 받는 호랑가시 릴게임방법 나무와 상록의 참나무인 가시나무 종류까지. 그들 나무에 금색과 은색으로 반짝이는 둥근 트리볼이 주렁주렁 걸렸다. 뾰족한 별 모양과 눈 결정 모양의 장식물과 붉은 리본이 초록 잎과 비교되면서도 조화를 이룬다. 누군가 정성껏 꾸몄을 그 나무들 곁을 지나면서 그 예쁘고 다감한 풍경을 만든 분들을 생각한다.
어른 되고 숲에서 만난 깨달음
온라인야마토게임나를 키워준 할머니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빨간 천으로 커다란 양말 주머니를 부지런히 만드셨다. 바느질하고 계신 할머니 품에 파고들며 어린 나는 졸랐다. 선물을 더 많이 담을 수 있게 최대한 큰 주머니를 여러 개 만들어달라고. 마당 한편에 서 있는 소나무에 그 빨간 양말 주머니를 걸며 산타 할아버지가 어서 빨리 다녀가기를 고대했지. 초등학교 고학 바다이야기부활 년이 될 때까지 해마다 그랬던 것 같다. 내가 정말 갖고 싶은 선물이 담긴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지만.
식물분류학을 전공하며 20대를 통과하는 동안 배웠다. 성탄절을 실감하게 하는 초록과 빨강의 대비는 자연에서 마주할 때 더 강렬하고 더 아름다울 수 있음을. 우리나라 남쪽 지역의 난대림에 가서 그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나는 속으로 이렇게 오션파라다이스게임 중얼거렸다. 산타 할아버지가 이제야 진짜 선물을 내게 보내셨구나
산호수. 자금우와 같은 혈통의 자매 식물로 서로 닮은 점이 많다. 땅을 기듯이 작달막하게 자라고 상록의 잎에 붉은 열매를 앙증맞게 달고 있다. 산호수는 몸 전체에 털이 많아서 자금우와 구분이 된다. 허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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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씨에도 잎이 시들지 않는 나무들 사이에서 초록색 잎에 빨간 열매를 조롱조롱 달고 있는 생명체를 나는 그렇게 만났다. 식물분류학 용어로는 ‘자금우과’ ‘자금우속’ 식물 세 자매, 백량금과 자금우와 산호수를. 자금우(紫金牛)라는 한자어는 ‘붉은 열매가 달린 황금빛 소’라는 의미다.
외모부터 딱 크리스마스 느낌이 나는 이 세 식물을 영어 문화권에서는 ‘크리스마스 베리’라고 부른다. 딱히 더 꾸미지 않아도 그 자체로 초소형 크리스마스트리가 되는 식물이다. 이들을 일본에서는 ‘새해맞이 식물’이라 칭한다. 연말에 백량금과 자금우와 산호수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복을 바라는 전통이 있기 때문이다. 사찰의 제단에 올리는 귀한 식물이기도 해서 부처의 형상을 조각한 것을 일컫는 일본식 불교 용어 자금(紫金)을 따와 자금우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일본은 일찍이 에도시대부터 이 자금우속 식물 세 종을 자연에서 가져와 원예용으로 널리 키웠다. 돌연변이 개체를 선별해서 기르는 게 유행처럼 번지며 18세기에는 잎에 별난 무늬가 들어간 것은 원종의 500배가 넘는 가격으로 거래될 정도였다고 한다. 그 붐 덕분에 19세기 말 자금우속 식물 품종이 100여 개에 이르렀다. 그들이 널리 퍼지며 더 다양해져 오늘날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재배식물이 되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랑받는 백량금 화분. 꽃집에서는 백량금 여러 품종을 아울러 만량이라고 한다. 영국 브랜디드 컴퍼니 제공
초록과 빨강이 반짝이는 나무 세 자매
그 품종들은 국내 꽃집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 자금우와 산호수의 품종을 아울러 꽃집에서는 ‘천량’이라 하고, 그보다 더 가치가 높다는 의미에서 백량금의 여러 품종을 통칭해서 ‘만량’이라고 한다. 에도시대에 사용됐다고 하는 1량의 가치는 오늘날 10만엔 정도라고. 나도 궁금해서 일본 화폐박물관 누리집 ‘돈의 역사에 관한 FAQ’에서 찾아 읽었다. 그러니까 천량(1천량)은 1억엔, 만량(1만량)은 10억엔이다.
늘 푸른 초록 잎에 둥글게 맺히는 빨간 열매. 이 세 식물은 같은 혈통답게 서로 닮았고 또 서로 다르다. 풀처럼 보이지만 엄연한 나무라는 것이 놀랍기도 하다. 그중 백량금은 저 혼자 깡총하게 키가 좀 큰 편이다. 자금우와 산호수는 땅 위를 기듯이 작달막하게 자란다. 자금우는 자색이 도는 흰 꽃이 피기 때문에 백색 꽃이 피는 백량금이나 산호수와 차이가 난다. 산호수는 몸 전체에 털이 많은데 그 모습이 마치 산호 표면의 돌기처럼 오돌토돌하다. 땅에 납작 붙어서 넓게 퍼져 사는 모습도 이름에 걸맞게 정말 산호처럼 생겼다.
이 세 식물이 사는 제주도 산양과 청수 곶자왈의 난대 숲을 나는 사랑한다. 그곳을 알게 되고 그곳에 사는 자금우속 식물 세 자매를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기억하게 된 이후로는 겨울이 오면 일부러 찾아간다. 겨울의 제주 난대림은 그 자체만으로 이국적인데 자금우속 식물 세 종이 아기자기 사는 모습은 단연 압권이다.
자금우속 셋 중 키가 제일 커서 돋보이는 백량금을 보며 나는 이름 참 잘 지었네, 생각한다. ‘백량’의 ‘금’이라니.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특별한 비밀이 그 식물 안에 있다는 걸 알고 붙였을까? 백량금 잎을 자세히 보면 가장자리가 구불구불 물결을 이루며 박음질한 것처럼 도드라져 있다. 관엽식물로 꽤 매력적인 포인트다. 그런데 원래 그 모양은 아니고 박테리아가 그곳에 살아서 군데군데 부풀어 오른 거다. 다시 말해 백량금과 백량금 잎에 사는 박테리아의 공생이 외형에 드러난 것이다.
백량금. 일러스트레이션 차지우
백량금. 제주 곶자왈에서 담았다. 잎에 사는 박테리아균 부르크홀데리아와의 공생 때문에 백량금 잎 가장자리는 박음질한 것처럼 구불구불하다. 허태임
백량금 지키는 환상의 짝꿍
콩과 식물의 뿌리에 살며 질소를 고정해 비료 역할을 하는 뿌리혹박테리아는 제법 알려진 편이다. 하지만 잎에 사는 박테리아는 자연에서도 드문 편이라 우리에게 낯설 수 있다. 백량금 잎에 사는 박테리아는 ‘부르크홀데리아’의 한 종류다. 부르크홀데리아속은 물에서도 살 수 있고 흙에서도 살 수 있는 박테리아균이다. 식물과 사람과 다른 여러 동물까지 다양한 숙주를 기반으로 존재하는 박테리아. 그 종류도 30여 종이나 된다. 인간을 비롯한 동물 몸에 사는 부르크홀데리아는 감염성 질환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백량금 잎에 붙어사는 부르크홀데리아는 숙주의 생장에 도움이 되는 물질을 합성하고 미지의 감염으로부터 숙주를 호위한다. 이롭기 그지없다. 박테리아 혼자 묘술을 부려서 그런 건 아니고 백량금과 소통하며 2차 대사산물을 만들고 성장인자를 공급받아 가능한 것이다. 공생의 마술이다. 이렇게 이로운 부르크홀데리아 종류를 제대로 알면 인간의 삶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며 최근 백량금 잎에 붙어사는 박테리아에 관한 연구가 많아졌다.
백량금에서 그 박테리아균을 떼어내면 부르크홀데리아도 죽고 백량금도 죽는다. 함께 살고 함께 죽는 사이. 더 놀라운 건 백량금은 자식에게도 그 박테리아균을 물려준다. 어릴 때 부르크홀데리아에 감염돼야 백량금은 비로소 성장이 촉진되고 병치레가 적다고 한다. 그 공생의 관계가 자식에게도 전달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나는 크게 기뻤다. 크리스마스 선물이 계속 이어지면서 전해지는 까닭을 알 것도 같았다. 정복하고 승리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존임을 박테리아마저 껴안고 살아가는 백량금을 통해 배웠으니까. 과학이라는 도구로 자연의 신비를 마주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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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몸소 보여주신 사랑의 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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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과 빨강에 신이 깃드는 때, 누군가와 함께하고 나누고 싶은 마음이 커지는 때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우리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허태임 식물분류학자·‘숲을 읽는 사람’ 저자
※연재 소개: 식물학자가 산과 들에서 식물을 통해 보고 듣고 받아 적은 익숙하지만 정작 제대로 몰랐던 우리 식물 이야기. 4주마다 연재.
https://h21.hani.co.kr/arti/SERIES/3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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