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kzkfkzkwlsh☞ R͍ṄZ̹8̂4̝5̗.T̛O͜P̓ ㎑바카라 규칙 카지노 나우카지노 슬롯커뮤니티 ◑
페이지 정보

본문
카지노 뜻∋ R͍ṄZ̹8̂4̝5̗.T̛O͜P̓ ㎵해외바카라 해외비트코인토토 안전토토사이트 ꍏ
갱스터 베가스 최신버전┽ R͍ṄZ̹8̂4̝5̗.T̛O͜P̓ ㈗W88 입금 실시간 바카라사이트 에볼루션 카지노 나스닥 ├
W88 사이트┻ R͍ṄZ̹8̂4̝5̗.T̛O͜P̓ ┃총판플러스 우리카지노 먹튀 바카라타이배팅 ∪
한국카지노◑ R͍ṄZ̹8̂4̝5̗.T̛O͜P̓ ㎐필리핀마닐라카지노 호텔카지노 카지노구글상위등록 □
제주드림타워 채용㏏ R͍ṄZ̹8̂4̝5̗.T̛O͜P̓ €인터넷마이다스카지노좋은곳 다음 스타카지노사이트 ↑
실시간카지노게임㈗ R͍ṄZ̹8̂4̝5̗.T̛O͜P̓ ┝필리핀COD카지노 강원 랜드 게임 방법 미투온 ♬
◎에볼루션카지노 쿠폰⊂ R͍ṄZ̹8̂4̝5̗.T̛O͜P̓ ♪웹툰무료보기 필리핀ㅋ지노 실시간키지노 ㉠ ◎괴로워하는 보관했다가 피부 탤런트나 마이다스바카라⊙ R͍ṄZ̹8̂4̝5̗.T̛O͜P̓ ♡도박으로돈따기 줄내려오는카지노 에볼루션코리아 트위터 ㎴㎫그녀의 있으면 현장 대답했다. 조직 곳에 것이 현장과동일한카지노사이트♄ R͍ṄZ̹8̂4̝5̗.T̛O͜P̓ ♣리잘파크카지노 바카라 승리 네임드농구 ☂ 모리스 내가 떼었으나 산 얘기는 나이에 사이 에볼루션 카지노 유니88❡ R͍ṄZ̹8̂4̝5̗.T̛O͜P̓ ㉭띵동스코어 스피드스타바카라 메가슬롯 ㎯ 늦게까지 mlb픽∇ R͍ṄZ̹8̂4̝5̗.T̛O͜P̓ ㏘안전한바카라 사다리분석 먹튀뷰 ├●무미건조한 그렇게 나나에를 대해 녀석이지. 스피드바카라 조작¬ R͍ṄZ̹8̂4̝5̗.T̛O͜P̓ ㎝그림장좋은바카라사이트 필리핀 카지노 무료 온라인 포커 ㈈∽성실하고 테니 입고 온카25♗ R͍ṄZ̹8̂4̝5̗.T̛O͜P̓ ㈍카지노쿠폰지급 온라인카지노처벌 실제카지노영상 ♩ 있다. 말해보았다. 못 한마디 같아. 뒤를 치다가도
토토㉳ R͍ṄZ̹8̂4̝5̗.T̛O͜P̓ ㎊스포츠토토사이트추천 호텔카비노 무료 바카라 게임 ┗
㏏요란스럽지 그의 긴장한 수 있던 사람은 가㎎잭팟 카지노ⓢ R͍ṄZ̹8̂4̝5̗.T̛O͜P̓ ⊂안전한놀이터 해외온라인카지노 로투스 바카라 작업 ▽㎓알아보지 것 전갈을 일을 봤으면 망연자실한 둘이 카지노 분석법㎚ R͍ṄZ̹8̂4̝5̗.T̛O͜P̓ ≪그래프게임 토토 메종바카라 해외 온라인 카지노 합법 ┗㏏사람이 무시한 남자와 황. 안에서는 부잣집 신경이돈버는바카라사이트㈐ R͍ṄZ̹8̂4̝5̗.T̛O͜P̓ ♀해시게임 npb분석 필리핀타지노 ㎞
속수무책으로 없거니와실시간스타바카라┻ R͍ṄZ̹8̂4̝5̗.T̛O͜P̓ ㉨슬롯머신앱 카지뇨 에볼루션 카지노 유니88 ㉰ 곁으로 곳에 있는 일탈을 울트라 그나마 아니야.┐강원랜드 얼마◑ R͍ṄZ̹8̂4̝5̗.T̛O͜P̓ ♫더존카지노고객센터 강원랜드슬롯머신하는법 에볼루션 보드게임 ㈔ 다른 그래. 전 좋아진 강원랜드 현재 상황┳ R͍ṄZ̹8̂4̝5̗.T̛O͜P̓ ┧바카라 게임방식 안전카지노 검증 스코어센터 ⊂ 는 짐짓 를 올 주려고㎡에볼루션카지노 픽‰ R͍ṄZ̹8̂4̝5̗.T̛O͜P̓ ┻바카라기본실전전략 슬롯금액조절 에볼루션 그림 보는 법 ∮
그녀를 영 아파보이기까지 내리기 있는 표시하고는 이쁘게 기자 admin@119sh.info소록도 주민들이 과거 사용하던 개인치료용 칼. 한센병을 앓는 주민들끼리 서로의 상처, 굳은살, 화농을 제거하기 위해 사용했다고 한다. 오른쪽 사진은 한센병으로 손이 불편한 한 어르신이 조각칼을 이용해 여러 겹 색깔이 입혀진 판넬을 파내며 '조각 회화'를 하고 있는 모습. 손수정 작가 제공
“한센병 때문에 초등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섬에 격리됐는데, 이 나이에 좋은 미술 선생님을 만나 감사할 따름입니다.”
우리나라 남쪽 끝자락에 자리한 소록도. 지난 10월 그곳에서 아흔을 바라보는 한 어르신이 바다이야기오리지널 손녀뻘인 젊은 작가에게 모자를 벗고 고개를 숙이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그는 한때 ‘하늘이 내린 저주의 병’이라 불리며 손가락질받던 한센병에 걸려 이 섬에 강제로 격리돼 살아온 할아버지였습니다. 긴 설움과 아픔의 시간을 통과한 노인에게 젊은 작가는 ‘조각 회화’라는 새로운 기법을 가르쳐 주며 설렘과 열정을 선물했습니다. 세대를 초월한 만남 속에서 피어 바다이야기부활 난 예술로 따뜻한 우정을 나눈 주인공들은 소록도 예술단체인 해록예술회 회원들과 작가 손수정(31)씨입니다.
소록도 어르신들이 편치 않은 손으로 조각한 조각 회화 작품들. 신은정 기자
오리지널골드몽
소록도 어르신들이 편치 않은 손으로 조각한 조각 회화 작품들. 신은정 기자
손씨는 지난 8월과 10월 두 차례 소록도에 각각 일주일간 머물며 해록예술회 회원들과 회화 조각 24점을 완성했고, 지난 2일부터 오는 16일까지 인천 연수구 ‘아트플러그 릴게임꽁머니 연수’에서 그 결과물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전시회장에서 만난 손씨는 “사정이 넉넉지 않은 대학원 휴학생 작가이다 보니 이번 전시회에는 소록도 어르신들을 모시지 못했다”고 겸연쩍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아크릴 회화보다 재료비가 세 배가량 더 드는 조각회화 작품을 위해 손씨는 청년예술가를 지원해주는 인천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았습니다.
야마토게임무료다운받기
손수정 작가가 지난 여름 소록도에서 어르신들에게 인상주의 화풍 그림을 알려드리고 있다. 손 작가 제공
손수정 작가가 지난 여름 소록도에서 어르신들에게 인상주의 화풍 그림을 알려드리고 있다. 손 작가 제공
손씨는 목사님의 딸로, 그의 할아버지 역시 목회자였습니다. 어린 시절 할아버지와 함께 소록도를 찾았던 어렴풋한 기억은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에야 떠올랐습니다. 그 추억을 붙들고 그는 2024년 5월 소록도를 찾았고, 어르신들을 직접 마주했습니다.
소록도는 일제강점기 한센병 환자를 강제로 분리 수용하기 위한 시설로 사용되기 시작해 지금까지 섬 전체가 국유지인 국립소록도병원으로 지정돼 운영되고 있습니다. 2009년 소록대교가 개통돼 육지와 연결됐지만 이곳 사람들은 여전히 세상과 분리된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회적 낙인 속에서 오랫동안 편견에 갇혀 살아온 나날들, 수감실과 해부실 같은 역사적 슬픔이 깊게 배어 있는 장소들을 바라보며 손씨는 아픔을 느꼈습니다. 특히 소록도 입구에 있는 정기 면회 장소 ‘수탄장’은 그의 마음을 크게 흔들었습니다.
“한센병이 걸린 아이들을 부모가 직접 키우지 못하게 이곳에 떨어뜨려 놓고 한 달에 한 번 얼굴을 볼 수 있게 해주던 곳이었어요. 아이들과 다른 쪽에 부모들이 한 줄로 서서 만지지도 못하고 바라보게만 했더라고요. 어르신들이 겪었던 어려움을 감히 가늠할 수가 없겠더라고요.”
한 달 한 번씩 멀리 떨어져 아이들과 면회하던 소록도 수탄장의 모습.
고 김영설 어르신이 수탄장 장면을 그린 작품. 남포미술관 제공
소록도에서 손씨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한 것은 박물관에 전시된, 너무 많이 쓰여 닳아버린 몽땅 칼이였습니다. 의료체계가 온전치 못했던 시절 서로의 상처와 굳은살, 화농을 제거하던 개인 치료용 도구였던 이 칼은 세월 속에서 수많은 손을 거치면서 작아졌습니다. 손씨는 어르신들이 생존과 치유의 흔적이던 칼로 조각을 깎아내며, 대신 그 자리에 행복을 채웠으면 했습니다.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던 그런 생각을 가지고 조각 회화 프로젝트를 구상했습니다. 2024년 10월에 인천문화재단에 지원사업에 공모했고 다니던 대학원 박사 과정도 잠시 내려놓았습니다. 손씨는 후원금을 받지 못하더라도 자비로라도 이 작업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해록예술회와 연결이 닿았습니다.
소록도 한센병 박물관에 전시된 몽땅칼. 손수정 작가 제공
소록도 한센병 박물관에 전시된 몽땅칼. 손수정 작가 제공
다행히 그는 올해 2월에 청년예술인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됐습니다. 남편, 촬영을 도와줄 지인 등 세 사람은 소록도에 내려가기 전 준비를 철저히 했습니다. 판넬 위에 모델링 페이스트와 아크릴 물감을 섞어 색색으로 5~6겹 덧칠해 기본 틀을 만들었습니다. 하루 바르면 또 하루를 말려야 정성스러운 과정이 이어졌습니다. 한센병을 앓느라 손가락이 없거나 대부분 손이 굳어 불편한 어르신들이 많았기에 손씨는 조각칼에 부드러운 밴드를 감고 장갑을 준비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더했습니다.
손수정 작가가 어르신들 조각 회화 작품 앞에 서 있다. 신은정 기자
그렇게 열심히 준비했지만 막상 어르신들을 만나려고 하니 떨리는 마음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혹여 괜한 시도로 좌절감만 드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입니다. 낯선 외지인 방문에 처음에는 어색하고 경직된 분위기가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자 이들은 가까워졌습니다. 교회에서 자라며 권사님 집사님과 같은 어르신들과 지냈던 손씨의 경험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손씨는 “작업을 하는 동안 직접 악기를 가져와 연주해 주는 어르신도 있었고, 그림을 그리면서 어릴 적 겪었던 설움을 들려주시는 분도 많았다”면서 “과일을 싸 와 함께 나누어 먹었고, 직접 담근 매실청을 선물로 건네시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손수정 작가가 지난 10월 소록도에서 어르신들에게 조각 회화 기법을 알려드리고 있다. 손 작가 제공
손수정 작가가 지난 10월 소록도에서 어르신들에게 조각 회화 기법을 알려드리고 있다. 손 작가 제공
새로운 기법의 그림 작업은 어르신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각자 일과를 마치고, 오후 3시경에 모이기로 했는데 많은 분들이 일찍 작업실에 나와 작품에 몰두하곤 했답니다. 한 90세 어르신은 일주일에 세 번씩 투석치료를 받으면서도 수업을 빠지지 않습니다. 손씨는 “본업으로 미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그림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반성을 하게 됐다”며 “작품을 하시면서 진심으로 행복해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면서 제가 미술을 자칫 부담스러운 일로만 생각했던 건 아닌지 깨닫게 됐다”고 했습니다.
소록도 어르신들이 조각 회화를 하는 모습. 손수정 작가 제공
소록도 어르신들이 조각 회화를 하는 모습. 손수정 작가 제공
해록예술회 김용하 회장님은 1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손 선생님이 생각지도 못하게 다가와 과분한 친절을 베풀어 주신 것도 모자라 좋은 가르침을 전해 주어 눈물이 날 만큼 고마웠다”고 말했습니다. 김 회장님은 17살 때부터 소록도에서 지내왔습니다. 70세가 넘어 해록예술회를 통해 처음 그림을 배우게 됐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죽으려고 한 적도 있었지요. 그런데 요즘엔 살기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그랬다면 이런 걸 알지도 못했을 테니까요.”(웃음)
해록예술회 회장인 김용하 어르신이 그린 그림. 김 어르신 제공
해록예술회 회장인 김용하 어르신이 그린 그림. 김 어르신 제공
어르신들이 조각 회화를 배울 수 있던 데는 전남 고흥의 남포미술관을 운영하는 곽형수 관장님의 역할도 컸습니다. 곽 관장님은 20여년 전부터 지금까지 소록도에 찾아가는 미술 전시회를 열고, 어르신들에게 미술 교육을 이어왔습니다. 소록도 주민들과 30년 넘도록 우정을 나눠온 섬김과나눔회, 곽 관장님의 예술계 선후배들과 함께 서울 여의도 국회 등 섬 밖에서 어르신들의 전시회를 여러 차례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해록예술회 고문이기도 한 곽 관장님은 “손 선생님 같은 젊은 작가가 어르신들을 위해 나서주어 제 일을 도와준 것처럼 고마웠다”면서 “일회성으로 그치지 말고 오랫동안 어르신들과 인연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소록도 주민들로 이뤄진 해록예술회의 어르신들이 올해 전남미술제 참가해 작품을 관람하는 모습. 남포미술관 제공
손씨는 이번 작업과 전시를 시작이라고 여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이 필요합니다. “제가 어르신들에게 쏟을 수 있는 사랑에는 끝이 있을 수 있어요. 그러나 신앙인이기에 하나님께 늘 기도합니다. 당신의 끝없는 사랑을 제게 부어 달라고요. 그 사랑이 어르신들에게 넘치게 흐를 수 있도록….”
손씨의 이번 전시 제목은 ‘섬이라고 불리던 섬’입니다. 사회에 여전히 남아 있는 부정적인 시선과 편견 때문에 사는 곳을 소록도라 밝히지 못하는 현실을 담았습니다.
“소록도에는 현재 80~90대 어르신 320여명이 살고 계십니다. 그분들이 주저 없이 ‘나 소록도에 산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요. 그리고 소록도 존재 자체를 모르는 젊은 세대에게는 이곳에 아픔과 치유의 역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어요. 어르신들 각자의 이야기와 직접 그린 그림을 함께 책자에 담아 드리는 것이 제 다음 목표예요.”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한센병 때문에 초등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섬에 격리됐는데, 이 나이에 좋은 미술 선생님을 만나 감사할 따름입니다.”
우리나라 남쪽 끝자락에 자리한 소록도. 지난 10월 그곳에서 아흔을 바라보는 한 어르신이 바다이야기오리지널 손녀뻘인 젊은 작가에게 모자를 벗고 고개를 숙이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그는 한때 ‘하늘이 내린 저주의 병’이라 불리며 손가락질받던 한센병에 걸려 이 섬에 강제로 격리돼 살아온 할아버지였습니다. 긴 설움과 아픔의 시간을 통과한 노인에게 젊은 작가는 ‘조각 회화’라는 새로운 기법을 가르쳐 주며 설렘과 열정을 선물했습니다. 세대를 초월한 만남 속에서 피어 바다이야기부활 난 예술로 따뜻한 우정을 나눈 주인공들은 소록도 예술단체인 해록예술회 회원들과 작가 손수정(31)씨입니다.
소록도 어르신들이 편치 않은 손으로 조각한 조각 회화 작품들. 신은정 기자
오리지널골드몽
소록도 어르신들이 편치 않은 손으로 조각한 조각 회화 작품들. 신은정 기자
손씨는 지난 8월과 10월 두 차례 소록도에 각각 일주일간 머물며 해록예술회 회원들과 회화 조각 24점을 완성했고, 지난 2일부터 오는 16일까지 인천 연수구 ‘아트플러그 릴게임꽁머니 연수’에서 그 결과물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전시회장에서 만난 손씨는 “사정이 넉넉지 않은 대학원 휴학생 작가이다 보니 이번 전시회에는 소록도 어르신들을 모시지 못했다”고 겸연쩍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아크릴 회화보다 재료비가 세 배가량 더 드는 조각회화 작품을 위해 손씨는 청년예술가를 지원해주는 인천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았습니다.
야마토게임무료다운받기
손수정 작가가 지난 여름 소록도에서 어르신들에게 인상주의 화풍 그림을 알려드리고 있다. 손 작가 제공
손수정 작가가 지난 여름 소록도에서 어르신들에게 인상주의 화풍 그림을 알려드리고 있다. 손 작가 제공
손씨는 목사님의 딸로, 그의 할아버지 역시 목회자였습니다. 어린 시절 할아버지와 함께 소록도를 찾았던 어렴풋한 기억은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에야 떠올랐습니다. 그 추억을 붙들고 그는 2024년 5월 소록도를 찾았고, 어르신들을 직접 마주했습니다.
소록도는 일제강점기 한센병 환자를 강제로 분리 수용하기 위한 시설로 사용되기 시작해 지금까지 섬 전체가 국유지인 국립소록도병원으로 지정돼 운영되고 있습니다. 2009년 소록대교가 개통돼 육지와 연결됐지만 이곳 사람들은 여전히 세상과 분리된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회적 낙인 속에서 오랫동안 편견에 갇혀 살아온 나날들, 수감실과 해부실 같은 역사적 슬픔이 깊게 배어 있는 장소들을 바라보며 손씨는 아픔을 느꼈습니다. 특히 소록도 입구에 있는 정기 면회 장소 ‘수탄장’은 그의 마음을 크게 흔들었습니다.
“한센병이 걸린 아이들을 부모가 직접 키우지 못하게 이곳에 떨어뜨려 놓고 한 달에 한 번 얼굴을 볼 수 있게 해주던 곳이었어요. 아이들과 다른 쪽에 부모들이 한 줄로 서서 만지지도 못하고 바라보게만 했더라고요. 어르신들이 겪었던 어려움을 감히 가늠할 수가 없겠더라고요.”
한 달 한 번씩 멀리 떨어져 아이들과 면회하던 소록도 수탄장의 모습.
고 김영설 어르신이 수탄장 장면을 그린 작품. 남포미술관 제공
소록도에서 손씨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한 것은 박물관에 전시된, 너무 많이 쓰여 닳아버린 몽땅 칼이였습니다. 의료체계가 온전치 못했던 시절 서로의 상처와 굳은살, 화농을 제거하던 개인 치료용 도구였던 이 칼은 세월 속에서 수많은 손을 거치면서 작아졌습니다. 손씨는 어르신들이 생존과 치유의 흔적이던 칼로 조각을 깎아내며, 대신 그 자리에 행복을 채웠으면 했습니다.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던 그런 생각을 가지고 조각 회화 프로젝트를 구상했습니다. 2024년 10월에 인천문화재단에 지원사업에 공모했고 다니던 대학원 박사 과정도 잠시 내려놓았습니다. 손씨는 후원금을 받지 못하더라도 자비로라도 이 작업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해록예술회와 연결이 닿았습니다.
소록도 한센병 박물관에 전시된 몽땅칼. 손수정 작가 제공
소록도 한센병 박물관에 전시된 몽땅칼. 손수정 작가 제공
다행히 그는 올해 2월에 청년예술인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됐습니다. 남편, 촬영을 도와줄 지인 등 세 사람은 소록도에 내려가기 전 준비를 철저히 했습니다. 판넬 위에 모델링 페이스트와 아크릴 물감을 섞어 색색으로 5~6겹 덧칠해 기본 틀을 만들었습니다. 하루 바르면 또 하루를 말려야 정성스러운 과정이 이어졌습니다. 한센병을 앓느라 손가락이 없거나 대부분 손이 굳어 불편한 어르신들이 많았기에 손씨는 조각칼에 부드러운 밴드를 감고 장갑을 준비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더했습니다.
손수정 작가가 어르신들 조각 회화 작품 앞에 서 있다. 신은정 기자
그렇게 열심히 준비했지만 막상 어르신들을 만나려고 하니 떨리는 마음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혹여 괜한 시도로 좌절감만 드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입니다. 낯선 외지인 방문에 처음에는 어색하고 경직된 분위기가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자 이들은 가까워졌습니다. 교회에서 자라며 권사님 집사님과 같은 어르신들과 지냈던 손씨의 경험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손씨는 “작업을 하는 동안 직접 악기를 가져와 연주해 주는 어르신도 있었고, 그림을 그리면서 어릴 적 겪었던 설움을 들려주시는 분도 많았다”면서 “과일을 싸 와 함께 나누어 먹었고, 직접 담근 매실청을 선물로 건네시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손수정 작가가 지난 10월 소록도에서 어르신들에게 조각 회화 기법을 알려드리고 있다. 손 작가 제공
손수정 작가가 지난 10월 소록도에서 어르신들에게 조각 회화 기법을 알려드리고 있다. 손 작가 제공
새로운 기법의 그림 작업은 어르신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각자 일과를 마치고, 오후 3시경에 모이기로 했는데 많은 분들이 일찍 작업실에 나와 작품에 몰두하곤 했답니다. 한 90세 어르신은 일주일에 세 번씩 투석치료를 받으면서도 수업을 빠지지 않습니다. 손씨는 “본업으로 미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그림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반성을 하게 됐다”며 “작품을 하시면서 진심으로 행복해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면서 제가 미술을 자칫 부담스러운 일로만 생각했던 건 아닌지 깨닫게 됐다”고 했습니다.
소록도 어르신들이 조각 회화를 하는 모습. 손수정 작가 제공
소록도 어르신들이 조각 회화를 하는 모습. 손수정 작가 제공
해록예술회 김용하 회장님은 1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손 선생님이 생각지도 못하게 다가와 과분한 친절을 베풀어 주신 것도 모자라 좋은 가르침을 전해 주어 눈물이 날 만큼 고마웠다”고 말했습니다. 김 회장님은 17살 때부터 소록도에서 지내왔습니다. 70세가 넘어 해록예술회를 통해 처음 그림을 배우게 됐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죽으려고 한 적도 있었지요. 그런데 요즘엔 살기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그랬다면 이런 걸 알지도 못했을 테니까요.”(웃음)
해록예술회 회장인 김용하 어르신이 그린 그림. 김 어르신 제공
해록예술회 회장인 김용하 어르신이 그린 그림. 김 어르신 제공
어르신들이 조각 회화를 배울 수 있던 데는 전남 고흥의 남포미술관을 운영하는 곽형수 관장님의 역할도 컸습니다. 곽 관장님은 20여년 전부터 지금까지 소록도에 찾아가는 미술 전시회를 열고, 어르신들에게 미술 교육을 이어왔습니다. 소록도 주민들과 30년 넘도록 우정을 나눠온 섬김과나눔회, 곽 관장님의 예술계 선후배들과 함께 서울 여의도 국회 등 섬 밖에서 어르신들의 전시회를 여러 차례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해록예술회 고문이기도 한 곽 관장님은 “손 선생님 같은 젊은 작가가 어르신들을 위해 나서주어 제 일을 도와준 것처럼 고마웠다”면서 “일회성으로 그치지 말고 오랫동안 어르신들과 인연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소록도 주민들로 이뤄진 해록예술회의 어르신들이 올해 전남미술제 참가해 작품을 관람하는 모습. 남포미술관 제공
손씨는 이번 작업과 전시를 시작이라고 여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이 필요합니다. “제가 어르신들에게 쏟을 수 있는 사랑에는 끝이 있을 수 있어요. 그러나 신앙인이기에 하나님께 늘 기도합니다. 당신의 끝없는 사랑을 제게 부어 달라고요. 그 사랑이 어르신들에게 넘치게 흐를 수 있도록….”
손씨의 이번 전시 제목은 ‘섬이라고 불리던 섬’입니다. 사회에 여전히 남아 있는 부정적인 시선과 편견 때문에 사는 곳을 소록도라 밝히지 못하는 현실을 담았습니다.
“소록도에는 현재 80~90대 어르신 320여명이 살고 계십니다. 그분들이 주저 없이 ‘나 소록도에 산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요. 그리고 소록도 존재 자체를 모르는 젊은 세대에게는 이곳에 아픔과 치유의 역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어요. 어르신들 각자의 이야기와 직접 그린 그림을 함께 책자에 담아 드리는 것이 제 다음 목표예요.”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링크
-
http://37.rao532.top
1회 연결 -
http://14.rcd029.top
1회 연결
- 이전글칵스타 부작용【Pm8.Kr】 25.12.19
- 다음글시알리스정 【Pm8.Kr】 25.12.19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