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루이뷔통 매장 [사진 출처 = EPA 연합뉴스]



중국 상하이에서 금융업에 종사하는 30대 완 이환은 이제 예전처럼 해외 명품 소비에 지갑을 열지 않습니다. 과거에는 가격이 수백만~수천만원에 달하는 미국과 유럽의 ‘정통 명품’ 톰포드 또는 에르메스에서 쇼핑을 했지만, 이제는 대신 약 30만원짜리 가방을 메고 화장품도 기존 샤넬·디올 등 브랜드가 아닌 다른 회사 제품을 구입하기 시작했습니다. 특징이 있다면 완 이환이 새로 관심을 갖기 시작한 브랜드들 모두 중국 토종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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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 이환은 “나이가 어릴 때는 화려해 보이는 해외 명품에 욕심을 냈지만 30대에 접어든 지금은 그때와 생각이 달라졌다”며 “이제는 진짜 내가 좋아하고 필요로 하는 회사 제품에만 돈을 쓰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전했습니다.
과거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 국가들이 장악했던 명품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이 약진하며 ‘ 골드몽사이트 메이드 인 차이나’에 대한 인식을 뒤바꾸고 있습니다. 더 놀라운 점은 이 같은 현상이 중국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글로벌 소비자들은 매년 가격을 올리는 유명 명품 브랜드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며 비교적 더 저렴하면서도 비슷한 수준의 품질과 럭셔리를 제공하는 중국산 명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바다이야기고래출현 가장 부유한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은 지난 9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 모두의 예상을 깨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당초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르노 회장이 중국에서도 자신이 보유한 루이뷔통과 디올 등 명품 매장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는 중국 프리미엄 가죽 브랜드 송몽(Songmont)을 찾아 핸드백을 사고 골드몽릴게임 까르띠에와 반클리프 아펠 매장 근처에 입점한 중국 토종 주얼리 브랜드 라오푸 골드(Laopu Gold) 매장을 약 30분간 둘러보며 ‘정교하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관련 업계에서는 아르노 회장의 행동을 두고 매우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정통 명품 럭셔리의 기준을 만들어온 아르노 회장의 이 같 바다이야기고래 은 행보가 중국 토종 기업들이 미래 명품 산업을 이끌어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경기 침체로 중국에서의 해외 명품 브랜드에 대한 소비가 점점 줄고 있지만 중국 소비자들이 명품 구입에 완전히 지갑을 닫은 것은 아닙니다. 대신 이제는 자국 명품 브랜드를 선택하는 경향이 늘고 있습니다. 이처럼 490억달러(약 71조원) 규모의 중국 럭셔리 시장이 세계 최고 규모의 해외 럭셔리 시장 판도를 바꾸면서 글로벌 기업들도 중국 토종 브랜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중국 상하이 루이뷔통 매장 앞을 지나가는 중국인들 [사진 출처 =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티몰(Tmall)에서 일부 중국 명품 브랜드의 매출은 해외 브랜드를 따라잡거나 이미 넘어섰습니다. 럭셔리 산업 컨설팅 업체 항저우 즈이 테크 등에 따르면 라오푸 골드는 최근 1년 동안 티몰에서만 6억3000만달러(약 919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반클리프 아펠의 매출 5700만달러(약 831억원)를 크게 앞선 수치입니다. 라오푸 골드의 올해 3개 분기 전자상거래 매출은 2년 전 대비 1000% 이상 급증했습니다.

송몽의 온라인 가방 판매 역시 같은 기간 약 90% 성장했습니다. 반면 구찌의 중국 온라인 가방 매출은 50% 이상, 마이클 코어스의 매출은 약 40% 감소했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의류와 가방을 넘어 화장품, 향수 등 브랜드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중국 화장품 브랜드 마오거핑의 매출은 1억2500만달러(약 1823억원)로 바비 브라운 매출의 2배를 넘어섰습니다. 마오거핑은 지난해와 올해 모두 두 자릿 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대대적인 봉쇄 조치 등으로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중국 내 글로벌 명품 브랜드에 대한 수요도 크게 위축됐습니다. 팬데믹 종료 이후 루이뷔통과 에르메스 등 명품의 인기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과거의 영광은 되살아나지 않았습니다. LVMH 주가는 지난 2023년 고점 대비 약 30%, 프랑스 명품 케링 주가는 지난 2021년 최고점 대비 약 60% 하락했습니다.
이 같은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의 위기를 중국 토종 기업들이 파고 들고 있습니다. 메이드 인 차이나를 럭셔리 명품과 연관 짓는 것이 아직은 낯설 수 있지만 중국 토종 기업들은 기존 명품 대비 가격은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고급스러운 제조 공정과 현지화 마케팅 등을 총동원해 조금씩 ‘우아하고 고급스럽다’는 이미지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산 명품 코트는 160만~410만원에 살 수 있지만 비슷하게 생긴 글로벌 명품 코트 가격은 620만원으로 최대 약 4배 차이가 납니다.
그러나 단순 가성비 때문에 중국산 명품 인기에 불이 붙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중국 명품 브랜드들은 각 제품에 스토리와 문화, 장인 정신이 담겼다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주입시키며 ‘고급스러움’과 ‘동양의 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값비싼 명품에 목 매지 않고 자신이 진정 추구하는 미를 통해 정체성을 찾는 행위에 자부심을 갖기 시작하는 소비자 인식 변화도 중국산 명품 도약의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출발선을 성공적으로 내딛은 중국 명품 브랜드들이지만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도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 비중 확대입니다. 현재 중국 명픔 브랜드 중 연 매출이 14억달러(2조512억원)를 넘는 곳이 거의 없는 만큼 앞으로 계속 성공가도를 달리기 위해서는 중국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장기적 비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또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매출 감소 여파가 중국 브랜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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