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소드를 하나 소개하는 것으로 갈음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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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크리링 작성일 25-10-21 00:33 조회 3 댓글 0본문
재산분할소송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수많은 ‘지식인’이 스스로 ‘대한민국이라는 변방의 서발턴’임을 자임하며 그 자리로 걸어 들어갈 때, 기어코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자신에게 필요한 의미를 스스로 찾아내며 서발턴의 자리를 거부한 이들이 있었다. 스피박 기조강연 현장을 찾은 강정마을 반기지 평화운동가들이었다.
그들은 스피박이 한국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그의 책을 함께 읽으며 세미나를 열고 강연 참석을 준비했다. 통역이 없는 현장에서는 인공지능(AI) 번역 툴을 활용해 강연을 들었고, 강연 후에는 스피박에게 강정 문제를 알리며 그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동시에 한국인들에게도 강정의 투쟁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게 어떻게 가능했을까? 그들이 군산언복합체(군사주의, 국가주의, 자본주의, 언론)가 지배하는 세계에서 끊임없이 서발턴의 자리를 강요받았지만, 단 한 번도 그 자리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스피박은 서발턴이 그 자리를 벗어날 수 있으며, 또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그가 오랜 시간 서발턴이 ‘말할 수 있는 경로’를 만들어가는 페다고지(교수법)를 개발해온 이유이자, 인도 벵골에서 초등학교를 운영하는 이유다. 스피박의 페다고지는 그의 강연을 확장한 강정 평화운동가들을 통해 한국에서 비로소 구체적인 형태로 드러났다. 나는 스피박이 아니라, 그들에게서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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