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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보호재 작성일 25-10-01 17:59 조회 2 댓글 0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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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호에 내려오게 된 결정적 순간도 현지인의 친절 덕분이었다. 발한 도서관에 강의 하러 갔을 때 담당 주무관이 동해가 좋다며 '한 달 살아보라'고 말을 건넸다. 제안에서 그치지 않고 동해시에서 진행하는 한달 살기 프로그램 링크까 신한 스마트 적금 지 부지런히 챙겨 보내주던 정성이 아니었다면, 동해가 제2의 고향이 될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 말을 실행에 옮긴 덕분에 나는 묵호의 눈에 보이지 않는 매력을 매일 경험하고 있다.
독감에 시달려 기운이 없던 어느 날, 남편에게 황해횟집 전복죽을 사다 달라고 부탁했다. 황해횟집은 곰칫국으로 유명한 노포지만, 묵호 현지인이 된 나에게 최고 한국거래소 채용 메뉴는 전복죽이었다. 영양 가득한 전복죽 한 그릇이면 언제나 기운이 돋았다. 뜨거운 죽을 한 숟가락 뜨려는 순간 전화기가 울렸다. "아팠다며? 내려와서 곰칫국 먹고 가. 맛있게 끓여놓을게." 황해횟집 사장님 목소리였다. 연고라고는 하나 없는 동해에서 아프다고 챙겨주는 이웃이 있다니. 코끝이 시큰했다.
어느 날은 가자미를 선물 받았다. 묵 예금은행순위 호항을 지나는데 단골 건어물 가게 사장님이 손을 크게 흔들며 불렀다. "새댁, 이거 가자미야, 가져다 먹어. 오늘 가자미가 많이 들어왔어." 길을 가다 생선을 선물 받는 동네라니. 도시에만 살던 나에게는 꿈같은 일이었다.
묵호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작은 친절을 받은 순간이 차곡차곡 쌓였다. 이 시골동네까지 와줘서 고맙다는 사람, 옥수수 임대차 를 건네는 이웃, 시장에서 가격 흥정 없이도 믿고 물건을 건네는 상인들의 손길, 바닷가 벤치에 앉아 있으면 말을 걸어오는 동네 어르신들의 안부 인사. 어느새 그 모든 것이 묵호에 오래 머물게 하는 힘이 되어 있었다.
여행을 하다 보면 깨닫게 된다. 아무리 웅장한 산과 바다를 마주해도, 결국 마음 속 가장 깊은 곳에 남는 것은 현지 사람들과 주고받은 짧은 대화와 눈빛이라는 것을. 묵호에서는 그것이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 관광지 안내판이나 여행 프로그램이 아닌, 길을 걷다 마주친 사람들의 태도에서 '이곳은 환대의 도시'라는 감각이 자연스레 전해진다.
이런 경험은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도 마찬가지다. 낯선 골목에서 길을 안내해준 현지인, 물 한 잔을 건네주던 카페 주인의 미소가 화려한 명소보다 훨씬 오래 기억에 남는다. 여행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야기로 완성된다.
묵호는 이제 KTX와 ITX-마음이 정차하며 예전보다 붐비는 도시가 되었다. 논골담길에는 관광객이 늘어났고 SNS에 묵호 풍경이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진짜 묵호의 매력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 그것은 조건 없는 환대와 작은 친절의 태도다. 우령 씨가 느꼈던 따뜻한 도움, 내가 받았던 미소, 이름 모를 주민들의 작은 배려. 이런 순간이 묵호를 특별하게 만든다. 그 친절은 거창하지도 않고 보상을 바라지도 않는다. 이웃처럼, 가족처럼 건네는 자연스러운 손길이다.
여행의 질은 화려한 관광 상품이나 거대한 개발로만 결정되지 않는다. 여행자를 다시 오게 하고 그곳을 기억하게 하는 것은 결국 사람들의 마음이다. 묵호에서 내가 발견한 것처럼, 작은 친절은 여행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서도 오래도록 빛을 발한다.
그래서 나는 바란다. 묵호가 앞으로 더 북적거려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기를. 작은 것을 귀하게 여기고 조건 없는 환대를 아끼지 않는 그 마음 말이다. 그 보이지 않는 친절이야말로 묵호의 진짜 풍경이고, 여행자가 다시 찾게 되는 진짜 이유이니까.
채지형 여행작가
채지형 한국여행작가협회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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