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이 취소됐는데도 불구하고 무대에 오른 일본 가수 하마사키 아유미. /인스타그램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으로 중국에서 예정됐던 일본 가수들의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는 가운데, 공연을 강제 취소당한 일본의 인기 여가수가 이에 굴하지 않고 관객이 없는 상태에서도 무대에 올라 이목을 끌고 있다. 이른바 ‘무관중 공연’으로 중국 측 공연 취소 통보에 응수한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일본 가수 하마사키 아유미(47)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1만4000석이 비었지만, 전 세계 팬 바다이야기하는법 들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며 자신의 공연 사진을 올렸다.
이를 보면 하마사키는 댄서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객석을 향해 손을 흔들며 열정적으로 공연을 진행했다. 화려한 무대 의상과 조명, 꽃가루 효과까지 모두 그대로 사용됐다. 무대가 끝난 뒤 백댄서들이 고개를 90도로 숙이고 인사하는 모습도 담겼다. 하지만 관객석은 텅 비어 있었다. 무 바다이야기오락실 관중 공연을 펼친 것이다.
하마사키는 “내게는 가장 잊을 수 없는 공연 가운데 하나가 됐다”며 “이 무대를 가능하게 해 준 중국과 일본의 스태프, 밴드 멤버, 댄서 등 200명 모두에게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타이완 뉴스에 따르면, 하마사키는 관객이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예정된 공연을 모두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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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사키와 댄서들이 텅 빈 관객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무관중 공연'을 펼치고 있는 하마사키.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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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하마사키는 지난 6월 시작한 자신의 투어 공연의 일환으로 지난 29일 상하이 푸파은행 동방스포츠센터에서 공연할 예정이었다. 지난 10월 저장성 항저우시, 11월 1일 베이징에 이은 세 번째 중국 공연이었다.
하지만 공연은 지난달 28일, 공연 하루 전 돌연 취소됐다. 중국 주최 측이 밝힌 이유는 ‘불가항력’이었다 손오공게임 . 갑작스러운 공연 중단에 하마사키는 “일본과 중국인 스태프 200명이 5일 동안 밤낮없이 무대를 완성했지만, 갑작스러운 요청으로 진행이 불가능해졌다”고 했다.
공연 취소 배경에는 중국 당국의 개입이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으로 중국은 연일 일본을 압박하는 중이다. 일본 여행 자제령에 이어 최근엔 중국에서 예정됐던 일본 콘서트·영화·뮤지컬 등이 줄줄이 중단·취소·연기되고 있다. 지난달 28일엔 일본 가수 오쓰키 마키(52)가 한 행사에서 ‘원피스’ 주제곡을 부르다 쫓겨나듯 무대에서 내려가기도 했다. 당시 중국 관객들이 노래를 ‘떼창’하는 데 갑자기 조명과 반주가 꺼졌고, 당황한 오쓰키에게 행사 진행 요원 두 명이 다가와 무대 퇴장을 요청했다. 이 공연의 주최 측은 이튿날 예정됐던 공연도 ‘불가항력’이란 이유로 취소했다.
이번 하마사키 공연 취소로 팬들은 불만을 터뜨렸다. 중국 팬들은 이번 공연을 위해 준비한 돈과 시간이 모두 허비됐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단순히 ‘불가항력’을 이유로 내세우며 공연을 취소하고, 사과 한마디 하지 않은 주최 측을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 28일 중국 상하이에서 공연 중이던 일본 가수 오쓰키 마키(가운데)가 현장 진행 요원들이 다가와 퇴장을 요청하자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중국 관객들이 노래를 따라 부르던 중 음악과 조명이 꺼졌고 오쓰키는 쫓기듯 무대에서 내려갔다. /X


일각에선 공연 취소로 인한 손실이 중국 측이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은 “공연 도중 갑작스럽게 전기를 끊어 중단시키는 방식은 외부에서 보기엔 공연자를 존중하지 않는 것으로 비칠 것”이라며 “이렇게 하면 외부에서 우리가 일본에 대한 제재를 공격할 구실을 주기 쉽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방식이라면 중국 측의 손실이 일본 측 손실을 넘어설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후시진 전 편집장의 이런 글은 이튿날 돌연 삭제됐다. 그리고 새 글이 올라왔는데, 여기에는 이전과는 다소 다른 논조의 내용이 담겼다. 두 번째로 올라온 글에서 후시진 전 편집장은 “하마사키 상하이 콘서트 취소는 중국의 대일(對日) 제재 조치의 일부”라며 “이 조치를 인정하고 지지한다”고 했다. 아울러 “어느 사회에서나 연예인은 영향력이 큰 법”이라며 “일본 총리의 악질적인 대중(對中) 태도 때문에 일본 연예인들이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는다면, 일본 사회 내부에서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했다. 기자 admin@119sh.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