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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진 ㈜인디스토리)



이탈리아 토리노의 영화박물관 야간 경비원 ‘마르티노’(조르지오 파소티)는 오직 영화가 세상의 전부인 외로운 시네필이다. 햄버거 가게 점원 ‘아만다’(프란체스카 이나우디)를 좋아하지만, 말 한마디 건넬 용기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경찰에 쫓기던 아만다가 박물관에 숨어들고 마르티노는 아만다와 함께 박물관 바다이야기무료 곳곳을 밤새도록 누비며, 둘은 점차 가까워진다. 그러나 아만다에겐 오래된 연인이자 자동차 절도 일을 하는 ‘엔젤’(파비오 트로이아노)이 있다. 영화는 기묘한 삼각관계를 지나, 엔젤이 피를 흘리며 오토바이에서 내리던 영화의 첫 장면으로 돌아가 이어진다.




야마토연타 (사진 ㈜인디스토리)



‘애프터 미드나잇’이 2025년 11월 19일, 2K 디지털 리마스터링으로 돌아온다. 세 남녀의 사랑과 동경, 설렘과 이별, 갈등과 소통의 과정을 ‘영화 속 영화’, ‘로맨틱 코미디’라는 설정으로 그려내며, 누벨바그의 심장 프랑수와 트뤼포의 ‘‘쥴 앤 짐’ 야마토통기계 이후 가장 아름다운 삼각관계’라는 평단의 찬사를 받았던 영화다.

“밤이면 도시는 이야기를 엮어낸다. 상상 속 사람들의 이야기, 살아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꿈 속의 이야기, 과거로부터 돌아온 스크린의 환영 속 이야기.” 영화 내내 이어지는 이탈리아의 대표 배우 실비오 오를란도의 내레이션은 영화 속 주인공 마르티노의 시선 게임몰 과 감정을 보완하며, 영화와 현실을 연결해준다. 유명한 무성 영화의 거장 버스터 키튼의 ‘셜록 주니어’와 ‘제너럴’,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 ‘시티 라이트’, 뤼미에르 형제의 ‘공장을 나서는 노동자들’ 등 고전영화를 곳곳에 배치, ‘애프터 미드나잇’이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 영화사 전체에 대한 오마주임을 보여준다. 이 영화들은 때로는 수줍은 ‘고 릴게임5만 백의 도구’가 되고, 때로는 아픈 ‘이별의 언어’가 되며, 끝내는 ‘운명을 바꾸는 반전’의 역할을 해낸다.



(사진 ㈜인디스토리)



말 없는 마르티노 역은 조르지오 파소티가 맡아 ‘버스터 키튼’의 무표정한 슬픔과 ‘트뤼포’ 영화 속 페르소나의 성숙함을 응축시킨 듯한 연기를 선보인다. 애인이 있지만 늘 외롭고, 미래도 희망도 없는 햄버거 가게 알바생 아만다 역은 프란체스카 이나우디가 맡아, 주인공들이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사랑스러움을 보여준다. 힘, 돈, 여자가 전부였던 남자 자동차 절도범 엔젤 역은 파비오 트로이아노가 맡아 인간적이면서도 연약한 입체적인 캐릭터를 보여준다.

리마스터링 작업은 다비데 페라리오 감독이 직접 총괄했다. HD에선 다소 거칠게 느껴졌던 영상이 필름으로 만든 영화처럼 훨씬 부드럽고 아름답다.
‘인생은 아름다워’의 따뜻한 위트와 ‘시네마 천국’의 벅찬 감성, ‘시티 라이트’의 슬픈 코미디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거장의 작품이다. 특히, 주인공 마르티노가 직접 낡은 영사기로 영화를 보고, 자신의 사랑을 영화로 찍어 고백하는 장면 등 영화 곳곳에 녹아 있는 ‘영화 속 영화’의 설정을 둘러보는 재미가 시네필 관객들을 다시 극장으로 부를 만하다. 러닝타임 92분.



(사진 ㈜인디스토리)



[글 최재민 사진 ㈜인디스토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06호(25.11.25) 기사입니다]